일본 홋카이도 여행/하코다테 函館

#4. 홋카이도 여행지 추천 '하코다테' 노면전차(트램)과 빙판길 이야기 - 홋카이도에서는 넘어지는 게 일상 + 하코다테 전차 노선도

김나신 2020. 1. 28. 01:33

홋카이도 여행 4일차.

 

삿포로에서 하코다테를 넘어와 계속 여행 중입니다. 하나밖에 아직 보지 않았는데 벌써 오후가 되었습니다. 하긴 4시간이나 오전에 기차를 탔으니 그럴 수밖에 없긴 하겠습니다.

 

고료카쿠도 보고 럭키 피에로에서 점심도 먹고 이제 하코다테의 관광지가 몰려있는 항구 쪽으로 가봅니다. 고료카쿠만 좀 따로 떨어져 있어서 가기 위해서는 버스나 전차를 타야하는 구조.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는 하코다테의 교통수단이자 관광명소인 '노면전차'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하코다테의 대표 교통수단인 노면전차.

 

'트램'이라고도 많이 부르는 노면전차. 그냥 줄여서 전차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운영하는 도시가 단 한 군데도 없어 오직 외국에서만 볼 수 있는 이국적인 풍경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주변 아시아 국가부터 유럽, 미국 등등에서는 꽤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교통수단. 우리나라도 물론 있긴 있었습니다. 무려 120년 전인 개항기 서울에서 운행을 시작했을 정도. 그러나 1960년대가 지나면서 서울이나 부산에 있었던 노면전차가 모두 없어지고 현재는 지하철이 그 역할을 대체한 상태입니다.

 

일본에서는 여기 하코다테 말고도 지금 숙소를 두고 있는 삿포로나 관광도시 교토, 나가사키 등등 여러 도시에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지하철을 놓기에는 좀 규모가 작은 도시거나 지하철 노선이 작아서 도시 구석구석을 커버하기 힘든 경우에 많이 쓰이는 편.

하코다테의 트램.

뭐 이런 저런 장점이 있지만 다른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예쁩니다.

 

존재 자체가 관광명소. 지하철역을 엄청 아름답게 꾸미는 러시아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 지하철은 그냥 편리한 교통수단이지 그걸 관광상품으로 쓰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반해

 

트램은 그냥 보기만 해도 귀엽고 예쁘고 뭔가 존재감을 뿜뿜 드러냅니다. 괜히 올드하면서도 고전적인 도시 풍경을 만들어주고 안에 타 있으면 시커먼 풍경밖에 없는 지하철과 다르게 도시 풍경을 느릿하게 보여주는 관광셔틀 역할도 해줍니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노면전차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대전에서 2호선을 아예 트램으로 추진한다고 하는데 잘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트램을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트램 내부

요즘은 이제 거의 지하철급으로 길이도 길어지고 새로 지은 시설도 늘어난 것과 다르게 하코다테는 아직도 옛날 감성을 유지하는 한 개 짜리 노면전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진짜 옛날 한양에 다니던 노면전차 분위기 그대로.

 

여러모로 나가사키랑 참 비슷한 도시입니다. 나가사키도 하코다테처럼 과거 개항을 해서 만들어진 분위기와 그 도심을 달리는 노면전차가 참 잘 어울리는데 여기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렇게 노면전차를 타고 카네모리 아카렌가 창고로 향하는데 가다가 잘못 타는 바람에 다른 방향으로 가서 다시 내려 가는 중이었습니다.

 

근데 전차 잘못 탄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드디어 이 험난한 홋카이도 빙판 길에서 처음으로 1미끄러짐을 달성했습니다. 하...

넘어진 순간에 찍은 사진. 이것이 바로 블로거 정신입니다.

다른 삿포로 시민들이 넘어지는 건 몇 번 봤는데 저처럼 진짜 제대로 넘어진 건 결국 제가 해냈습니다. 다행히 주변에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쪽팔림은 면했지만 역시 아픔보다 부끄러움이 먼저 옵니다. 통각은 명예를 이기지 못합니다.

 

슬픈 건 300엔이나 주고 산 편의점 스페셜 푸딩이 박살났다는 거... 내 푸딩!!!!!!

부서진 푸딩은 참고로 이렇게 생겼었습니다.

제가 깔아뭉겠습니다. 진짜 한 입도 먹지 못했는데 이 무슨... 염치 무릎쓰고 트램 안에서 먹을 걸 그랬나 후회가 밀려옵니다.

 

그렇게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채 아카렌가 창고로 향합니다... 하... 하코다테는 왤케 되는 일이 없냐

 

이상, 하코다테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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