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여행/삿포로 札幌

#5. 홋카이도 여행 '삿포로 시계탑(札幌市時計台)' - 일본 3대 실망 명소라 불리는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김나신 2020. 1. 30. 02:33

홋카이도 여행 5일차.

아침에 일찍 홋카이도 신궁을 돌아보고 딱히 갈 곳이 없어 어디갈까 하다가 삿포로 시계탑에 가보기로 합니다. 여기가 삿포로의 원조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도리역에서 내리면 가깝습니다. 가는 중에 삿포로TV타워와 삿포로 시청이 보입니다. 맑은 하늘에 보니 반갑습니다.

파란 하늘 아래 삿포로TV타워.

근처에 삿포로 시청도 있는데 정말 평범함의 극을 달리는 디자인입니다. 도쿄는 시청도 무슨 63빌딩 급으로 짓던데 모든 지자체가 그런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삿포로에서 두 번째로 가볼 시계탑은 이 삿포로 시청을 기준으로 해서 뒤로 대략 3분정도 걸어가면 보이기 시작합니다. 거리가 무척 가까운 편이고 의외로 눈에 띄긴 하는 편이라 찾는데 어려움은 많지 않습니다.

 

삿포로의 또다른 랜드마크 '삿포로 시계탑(札幌市時計台)'

 

한자로 정확하게 읽으면 '삿포로시 시계대'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본에서는 시계탑이라는 표현 대신 시계대라는 말을 쓰는 모양입니다. 삿포로는 물론 일본 전체에서도 가장 유명한 시계탑 중 하나입니다.

삿포로 시계탑은 1878년에 세워졌는데 원래는 '삿포로 농학교(현 홋카이도 대학)'에서 표본실, 박물관 등 다양한 용도를 가지고 지어졌다고 합니다. 단순히 시계 하나보려고 지은 건물은 아니라는 소리. 실제로 직접 보면 시계탑보다는 그냥 시계가 달린 건물에 가깝기도 합니다. '윌리엄 휠러'라는 인물에 의해 지어졌고 후에 삿포로 농학교가 지금의 홋카이도 대학 자리로 옮기면서 시계탑 기능만 가지고 있게 되었습니다.

 

140년 전에 지은 시계탑이라면 서울에 있었어도 아마 중요한 상징이자 랜드마크가 되고도 남았겠죠? 삿포로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날에는 좀 다른 의미로 유명해졌으니

보이는 삿포로 시계탑.

일본 3대 실망 명소

중 하나랍니다.

(역시 3대 OO덕후의 나라 일본)

삿포로에 가면 꼭 봐야한다는 굉장한 유명세에 비해 직접 보면 딱히 막 거대하거나 화려한 느낌의 랜드마크가 아니라 별 게 아니라서 그런 별칭이 붙었는 듯합니다.

 

참고로 3대 실망명소 중 나머지 두 개는 '시코쿠'란 섬에 있는 고치시의 '히라미야바시(작은 다리입니다.)', 그리고 나가사키의 '오란다자카(네덜란드 건물이 많은 언덕입니다.)' or 오키나와의 '슈레이 문(류큐왕국 궁궐 문)'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 직접 본 건 나가사키 오란다자카인데 확실히 오란다(네덜란드)라는 이름이 붙은 것 치고는 그렇게 서양틱한 매력을 뿜어내진 못합니다. 그냥 일본 동네 언덕 느낌. 그래도 위로 가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지정된 성당이나 구라바엔 같은 근대 유적지들과 언덕이라 야경과 경치가 환상적이라 위 두 개의 관광지랑 묶이는 건 좀 실례지 않나.. 싶은 개인적인 생각.

가까이서 본 모습.

막상 실물로 보니 기대치를 정말 낮추고 가서 그런지 나름대로 괜찮은데? 라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3대 실망명소까지 가야하나?

직접 보면 옛날 학교나 교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지금이야 삿포로 TV타워도 그렇고 워낙 높은 건물들이 많이 세워져서 그렇지 옛날에 봤으면 정말 삿포로 시내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을 것 같습니다.

(약간 우리나라 첨성대 같은 포지션인가?)

그래도 확실한 건 굳이 시간을 막 내가면서 볼 필요까진 없을 것 같긴 합니다. 어차피 오도리공원에서 가까워서 그냥 잠깐 걸어갔다오기는 좋기는 합니다.

그래도 유명 명소라고 한글까지 달아주는 센스. 그러나 들어가진 않을 겁니다. 200엔 아까워...

참고로 안에 들어갈 수 있는데 입장료 200엔(약 2,000원)을 내야합니다. 볼 거 없다고 하니 과감하게 패스.

(저 작은 건물 들어가는데 200엔이라니)

이렇게 삿포로에 위치한 일본 3대 실망명소를 가보았습니다. 사실 여기는 너무 기대를 안 해서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기대치만 낮춘다면 그냥저냥 도심에 있는 근대건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사실 맛집도 그렇고 관광지도 그렇고 기대치가 높아서 좋을 건 없습니다. 우리 모두 초탈한 마음으로 여행해 보도록 합시다.

 

이상! 삿포로 시계탑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2.01

 

Outspread New

NAS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