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여행/도쿄 東京

#2. 도쿄 여행코스 추천 - 긴자 '가부키자(歌舞伎座)'에서 보는 짧은 가부키 공연. 삽시간에 자버릴지도 모르니 주의합시다

김나신 2020. 2. 3. 02:27

도쿄 여행 2일차. 아침부터 도쿄대학이랑 츠키지혼간지를 보고

 

이번에는 도쿄의 명동이라고 할 수 있는 긴자로 이동했습니다. 츠키지혼간지에서 걸어서 대략 10분? 정도면 갈 수 있어서 교통비를 덕분에 아꼈습니다. 하... 살인적인 도쿄 교통물가

긴자 일대.

고층 빌딩들이 정말 계속 솟아 있는 게 우리나라 명동이나 여의도가 생각나는 그런 곳입니다. 명동 성당 근처의 좀 시끌벅적한 야외시장보다는 우체국 본사나 신세계 백화점 일대 같은 현대적인 도시의 모습? 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도 뭔가 적당히 많습니다. 아마 평일에 이렇게 돌아다니는 사람 대부분은 저 같은 관광객이 대부분일 듯.

 

긴자는 원래 계획했던 여행지는 아닌데 친구 분의 어머니 추천으로 가보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처음으로 가볼 곳은 바로 

 

가부키자(歌舞伎座)입니다.

 

가부키자는 도쿄 긴자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가부키 공연장입니다. 지도에서 보이듯이 히가시긴자역 바로 옆에 붙어있고 히가시긴자역 출구 중 하나는 가부키자 지하상가랑 바로 이어집니다. 교통만큼은 지하철 많이 뚫려있는 도쿄 내에서도 매우 좋은 편에 속합니다.

 

일단 여기서 공연하는 '가부키'가 무엇인가?

가부키는 간단하게 말하면 일본의 전통 연극이라 보시면 됩니다. 17세기 이후 에도시대부터 일본 전체의 경제력이 상승함에 따라 귀족층이 아닌 서민들도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조금씩 생겼습니다. (물론 도시 상인들 중심으로)

 

때문에 공연 같은 문화생활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고 그에 따라 에도 내에 여러 가부키 공연장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경우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판소리'와 비슷한 위치의 공연이라 보시면 될 듯. 판소리도 생각해보면 조선 후기 경제력이 발달함에 따라 만들어진 여가문화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맥락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암튼, 판소리가 비교적 대중적으로 마이너한 우리나라와 다르게 여긴 아예 팬층이 두터운 가부키 전문 배우가 있을 정도로 나름대로 인지도와 위치를 가지고 일본에서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이 공연문화 수요 자체가 워낙 높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당장 가부키자에 도착하면 이 건물이 가부키 공연을 위한 거라고? 하는 소리가 바로 나옵니다. 일본 스타일의 건물 뒤로 정말... 웬만한 기업 본사 수준의 빌딩이 같이 붙어 있습니다.

입구는 전통스타일 건물.
공연장은 웬만한 기업 본사급 빌딩.

앞서 말했듯이 지하철역이랑 붙어 있어서 지하로 내려가면 각종 기념품이나 먹을 거리를 파는 지하상가가 있습니다. 공연 시작 전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 대충 기념품점을 돌아보면서 시간을 좀 때웠습니다.

고양이 엽서?
지하도 뭔가 전통 느낌.

그렇게 간식도 대충 먹고 다시 돌아가서 표를 사서 들어갑니다.

표는 공연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저희는 그냥 앉아서 1시간 동안 하는 걸 봤는데 금액은 1,000엔(약 1만원). 근데 다른 블로그들 후기 보니까 뒤에서 서서 10~30분 정도 참관하는 건 이것보다 훨씬 싼 것 같습니다. 가부키 자체는 원래 몇 시간동안 하는 꽤 긴 공연이지만 그걸 버텨낼 사람이 많지는 않기에 이렇게 짧은 단만극들도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표를 산 후 안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순서대로 입장합니다. 표값에 따라 좌석도 달라지는 것 같은데 저희는 3층 제일 구석진 자리..... 이것이 자본주의식 서러움입니까. 확실히 3층에 있으면 소리는 잘 들려도 배우들이 그렇게 잘 보이진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3층 내에서는 자유석인 것 같습니다. 일찍 오면 올수록 유리합니다.)

내부 공연장.

총 1시간동안 공연이 이뤄졌고 당연히 공연하는 도중 휴대폰이나 카메라로 촬영하는 건 안돼서 그냥 봤습니다.

솔직한 후기는....

 

일단 제가 일본어가 그렇게 잘 되는 건 아니긴 해서 좀 많이 졸았습니다. 허헣... 1000엔짜리 꿀잠.

공연 초반에는 처음 보는 광경이라 신기한데 나중에 가면 갈수록 내용을 거의 이해 못하니 확실히 잠이 옵니다... 같이 간 친구 중 한 명 빼고는 다 졸았습니다. 공연을 제대로 즐긴 한 친구를 빼면 대략 3,000엔 정도를 가부키 공연 발전을 위해 헌납한 셈이군요.

(근데 일본인 친구도 졸은 건 함정)

일본인 친구 말로도 젊은 사람들한텐 조금 안 맞는 내용이기도 하답니다. 판소리처럼 공연하는 방식도 현대적인 어투가 아니라 옛날 말투?라서 은근히 알아듣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즉, 취향을 상당히 많이 타는 공연.

 

일본 전통 공연을 보는 의의는 좋지만 처음 가시는 분이라면 전 오히려 10~30분 짜리 단막극을 참관하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러고 마음에 든다면 장편 상영을 노려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아, 여담이지만 그 날 출연한 배우가 정말 유명한 분이었는지 친구 분 어머니가 사진 보시더니 바로 알아보셨습니다. 어차피 멀어서 얼굴은 잘 안 보이긴 했지만 쨌든 일본의 유명한 가부키 배우를 실물로 봤다는 진기명기한 경험 하나는 쌓았습니다.

공연 끝.

건물 1층으로 다시 내려오면 정문 오른쪽에 정말 작은 '가부키이나리 신사(歌舞伎稲荷 神社)'가 있습니다. 일본에는 이렇게 동네나 건물에도 신사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가부키이나리 신사.

이 신사는 이름답게 가부키의 흥행과 안전 등을 기원하는 신사라고 하네요. 근데 가부키 끝나고 왔어...

아무튼, 그렇게 신사까지 보고 긴자 시내를 본격적으로 둘러보고자 합니다. 첫 시작이 유료꿀잠이라 체력 하나는 제대로 회복한 것 같습니다.

 

이상! 가부키자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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