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도쿄 가마쿠라 여행기 '쓰루가오카하치만궁(鶴岡八幡宮)' 방문기 - 진짜 일본틱한 신사를 느끼러 갈 수 있는 곳 + 작은 교토 같은 상점가
도쿄여행 6일차...이자 가마쿠라 여행 1일차입니다.
도심에 찌든 도쿄를 벗어나 근교의 작은 도시, 가마쿠라에 도착했습니다. 역시 인기가 많은 소도시답게 가마쿠라역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여기도 충분히 사람에 찌든 느낌인데?
쨌든, 오늘 하루 종일 돌아다닐 곳은 바로
가마쿠라(鎌倉)
'가마쿠라'는 가나가와현에 속해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 가나가와현은 못들어봤어도 '요코하마'라는 도시는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바로 그 요코하마가 중심도시로 속해 있는 현이 가나가와현. 치바현, 사이타마현 등과 더불어 우리나라로 치면 경기도 같은 수도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세계사나 동아시아사를 배운 분이라면 이 도시가 귀에 익을 겁니다. 바로 '가마쿠라 막부'. 12세기부터 14세기까지 이어진 일본 최초의 막부의 주요무대로서 사무라이 시대를 연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후 이어진 '무로마치 막부' 이후에는 도시가 쇠퇴해 지금은 이런 소도시로서 맞이하고 있습니다.
앞서 보았듯 동네가 예뻐서 잘 알려진 '슬램덩크'나 예전에 투니버스에서 방영한 '침략! 오징어소녀'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슬램덩크 배경으로 잘 알려진 곳. 성지순례하러 많이들 온다고 합니다.
가마쿠라역에서 나와 시계탑 쪽으로 가면 터널이 나오고 그 터널을 지나면 바로 가마쿠라 시내가 나옵니다. 시계탑이 유명한 명소라고는 하는데 다음에 다녀온 삿포로 시계탑 이상으로 별 거 없었습니다. 진짜로.
2020/01/30 - [일본 홋카이도 여행/삿포로 札幌] - #5. 홋카이도 여행 '삿포로 시계탑(札幌市時計台)' - 일본 3대 실망 명소라 불리는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5. 홋카이도 여행 '삿포로 시계탑(札幌市時計台)' - 일본 3대 실망 명소라 불리는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홋카이도 여행 5일차. 아침에 일찍 홋카이도 신궁을 돌아보고 딱히 갈 곳이 없어 어디갈까 하다가 삿포로 시계탑에 가보기로 합니다. 여기가 삿포로의 원조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도리역에서 내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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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탑을 지나 더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가마쿠라 여행이 시작됩니다. 첫 번째 목적지인 쓰루가오카하치만궁으로 가기 위해 가마쿠라역부터 쭉 이어지는 '고마치도리'라는 골목을 지나갑니다. 도쿄와는 다른 일본의 전통적인 분위기가 많이 나는 상점가입니다.
상점가는 조금 있다가 신사 보고 천천히 둘러보기로 하고 일단 바로 신사로 직행합니다.
오늘 제일 처음 가마쿠라에서 가볼 목적지는
'쓰루가오카하치만궁(鶴岡八幡宮)'
에노덴의 종착역인 가마쿠라역 근처에 있는 쓰루가오카하치만궁은 가마쿠라 여행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으로서 많이들 찾는 곳이에요. 저희는 시작점으로 찾았습니다.
'쓰루가오카하치만궁'은 1063년 창건된 유서 깊은 신사입니다. 당시만 해도 가마쿠라 막부의 영향이 있었던 만큼 위세가 대단했으나 막부 몰락 후 같이 몰락했고 이후 에도 막부 때 다시 부활, 불교식으로 화려하게 꾸며졌으나 메이지 유신을 기점으로 이른바 '폐불훼석'이란 대대적인 문화재 훼손 운동으로 옛 모습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폐불훼석은 신사에서 불교 문화를 추방하고자 한 운동으로 많은 절과 문화재가 파괴되었습니다.)
그래서 옛 건물은 거의 없고 19세기에 재건된 본당만이 살아남았습니다. 그 마저도 신사 역사에 비하면 아주 오래된 건 아니라 조금 안타깝습니다.
설명은 이 정도로 하고 이제 진짜 안으로 들어가 봅시다. 붉은 도리이를 지나면 작은 아치다리가 나오고 그 뒤로 본격적으로 하치만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제가 갔을 땐 새해 액운을 막는 제사가 있었는지 사람이 진짜 바글바글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조금 여행하기 힘든 건 아쉬운 부분일지 모르나 평소에 잘 보기 힘든 신사의 제사를 볼 수 있어서 저는 무척 좋았습니다. 근데 측면은 괜찮아도 정면 사진은 계속 찍지 말라고 경찰이 제제를 가하더라고요? 이유를 진짜 모르겠습니다.
사실 의외로 신사 자체는 볼 게 별로 없긴 합니다. 계단을 열심히 올라가면 내부가 꽤 좁아서 막 멋있거나 그렇진 않아요. 본당 안까지 들어갈 수 있는 듯한데 저는 패스. 사실 사람이 많아서 그냥 어어 하다가 밀려난 기분입니다.
루가오카하치만궁 본당까지 올라온 후 왼쪽으로 가면 붉은 도리이가 연속으로 이어져 있는 '마루야마 이나리 신사(丸山稲荷社)'가 나옵니다.
저는 여기가 더 인상 깊었던 것 같습니다. 교토의 '후시미 이나리 신사'처럼 겹겹히 도리이가 쭉 이어진 게 아담하지만 멋있습니다.
약간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작은 신사가 나옵니다. 전에 '홋카이도 신궁' 편에서도 얘기했지만 일본은 신사 안에 작은 신사가 있기도 하고 절 안에 또 신사가 있기도 합니다.
의외로 이 신사는 쓰루가오카하치만궁보다 오래된 건물로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그렇게 보니 분위기가 묘하게 달라보이는 것 같기도?! (착각인가)
그리고 여기는 독특하게 소원을 적는 나무팻말이 붉은 도리이 모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특색 참 귀엽습니다.
다시 돌아 나오는 길에도 계속 제사가 이어지고 있었는데 일본 전통 북 같은 것도 보입니다. 진짜 의도하지 않았는데 이런 행사하는 날에 정말 절묘하게 맞춰서 왔습니다.
다시 돌아가다 보면 정면 기준 오른쪽에 연못이 나오는데 이 연못 가운데에 '하타아게 벤텐도 신사(旗上弁財天社)'라는 신사가 또 있습니다. 여기도 변재천이란 불교 신을 모시는 것 같은데 호수 중간이란 구조까지, 도쿄 우에노 공원에 있는 변재천 신사와 똑같습니다? 원래 변재천 모시는 신사는 다 그런가?
이 신사는 다른 건 잘 모르겠는데 특이하게도 주변에 비둘기하고 '갈매기'가 정말 많습니다. 갈매기가 무슨 오리마냥 물에 둥둥 떠 있는데 아마 바로 근처에 바다가 있어서 그런 듯.
그리고 이상할 정도로 새하얀 비둘기가 많습니다. 하얀 비둘기는 원래 다른 비둘기랑 짝짓기를 하면 회색 비둘기를 낳아서 야생에서는 보기 매우 드문데 여긴 진짜 새하얀 비둘기가 곳곳에 있습니다. 신기하면서도 귀여워요.ㅎ
(서울역, 회기역 비둘기랑은 차원이 다르다)
이렇게 쓰루가오카하치만궁 여행도 끝. 그렇게 넓지는 않은데 생각보다 둘러보는데 오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뭔가 신사보다는 비둘기랑 갈매기가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지만 도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교토 같은 분위기가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스루가오카하치만궁 앞에 펼쳐진 '고미치도리' 거리와 맛집에 대해 좀 더 적어보겠습니다.
이상! 가마쿠라 쓰루가오카하치만궁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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