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여행. #대구여행. 경산 '임당동 고분군', '조영동 고분군', '부적리 고분군' + 임당토성 - 영남대 옆 고분군. 사람들 많이 없는 여행지 추천
안녕하세요 김나신입니다.
고분 여행기 5탄. 이번에도 대구 지방입니다. 정확히는 대구가 아니라 '경산'. 대구 바로 옆에 있는 중소규모 도시인데 사실상 대구의 위성도시고 대구 도시철도, 대구 지역번호 등등 연관이 깊어서 대구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대학탐방 때문에 경산을 정말 자주 왔다갔다했습니다. 아직까진 잘 다니는 무궁화호를 타면 창원에서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지라... 근데 아마 창원에서 경산 이렇게 자주 가는 사람은 저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긴, 이렇게 정성스럽게 대학탐방하는 사람이 여럿 있는 것도 아니고.ㅋ
이 날은 원래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사립대학인 '영남대학교'를 보러 간 거였는데 다 본 후 바로 옆에 고분군도 있다고 해서 추가로 가봤습니다. 그때 거의 6시간? 동안 걸어서 힘들었는데 그래도 온 김에 가보겠다는 마음에 불 타올라 또 무리를 했습니다.
첫 번째로 가볼 곳은 '임당동 고분군'
'임당동 고분군'은 이름 그대로 영남대 근처에 있는 임당동에 위치한 고분입니다. 바로 옆에 조금만 걸어가면 '조영동 고분군'도 있는데 원래는 둘을 따로따로 사적에 등록했다가 거리가 멀지도 않고 형식도 비슷하기에 둘을 합쳐 사적 제 516호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으로 새로 등록했습니다.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영남대가 근처에 있는 덕분에 버스도 그럭저럭 자주 있는 편. 저번에 갔던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생각하면 천국이나 다름 없는 접근성입니다. 핳
2020/03/04 - [국내여행/유적지 탐방] - #고령여행. 고령 '지산동 고분군' 탐방 - 나를 우러러 볼 것이다. 언덕 위의 하얀(?) 고분 대가야 고분군
#고령여행. 고령 '지산동 고분군' 탐방 - 나를 우러러 볼 것이다. 언덕 위의 하얀(?) 고분 대가야 고분군
무덤...이라기 보단 고분여행 3탄. 이번에는 경상북도 고령입니다. 첫 번째로는 신라시대 조성된 경주의 쪽샘지구를, 두 번째로는 조선왕릉 중 하나인 동구릉을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아예 다른 지역, 아예 다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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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가보니 구릉? 언덕? 이라고 부를 수 있겠는 비교적 높은 지대 위에 고분들이 몇 기 쭉 늘어서 있습니다. 지금까지 본 삼국시대를 전후로 한 고분군 중에서는 비교적 작은 편에 속하는 규모. 근데 아마 집 짓는다고 중간을 다 부셔서 그렇지 원래는 조영동, 부적리까지 쭉 이어지는 나름대로 거대한 고분군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경산도 나름 수도인 경주 옆에 있었으니 신라판 수도권이라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덕분에 고분이 이곳 저곳에 꽤 있는 편입니다. 경주처럼 관광지로 활성화되지 않은 게 문제일 뿐? 그래서인지 그 날도 저밖에 없었습니다. 고분군이 진짜 사진도 잘 나오고 산책하기도 딱인데 생각보다 인기가 없나봅니다...ㅠ
둥글둥글한 언덕과 조화를 이루는 임당동 고분군은 신라가 차지하기 이전, 경산 일대에 있었던 '압독국(또는 압량국)'이란 나라의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산에서 은근히 지역 아이덴티티로 내세우는 중.
다만, 압독국이란 나라가 아예 독립된 나라는 아니고 대략 2세기 경 신라에 완전히 복속된 후 지방세력으로서 오랫동안 자치구? 같은 성격을 띄며 알아서 살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무덤들은 2세기 이후 양식을 많이 보입니다. 물론 신라가 완전히 자리 잡은 6세기 이후에는 지방 자치? 어림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고분은 특이한 점이 있으니 맨 윗 부분 언덕을 '임당토성'이란 작은 토성이 쭉 둘러 방어하고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돌이 아니라 흙으로 쌓은 성입니다. 서울의 '몽촌토성'이나 '풍납토성', 경주 '월성' 등등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지역에서 자주 보이는 형태. 이거는 4~6세기까지 쓰였다고 합니다. 신라에 복속된 이후에도 이 지역에서 자치권을 보장받은 지배세력들이 그냥 썼다고 합니다.
요즘이야 '지배'라고 생각하면 완전 우리땅? 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2,000년 전 고대에는 지배를 하더라도 수도 주변을 빼고는 막 완전 내 땅이야~ 할 정도로 강력한 지배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때문에 그냥 그 지방세력이 알아서 통치하고 일부 세금을 걷듯이 관리하는? 수준 정도만 유지했습니다. 이 임당토성도 그런 성격의 유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날 날씨가 조금 아쉬워서 그렇지 경치는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대구 불로동 고분군 마냥 언덕에 또 외롭게 서 있는 나무도 보입니다. 이거 컨셉인가? 그리고 아무리 봐도 후대에 만들어진 작은 무덤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옛날 지배층이 썼던 묏자리이니 나름 명당이라면 명당이라 생각해서 만들었으려나?
다음에 이어서 갈 다른 곳보다도 유독 높은 지대라 경치도 좋고 해서 확실하진 않지만 여기 일대가 압독국의 왕족? 고분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일 높은 자리에 왕족을 묻어버리고 그 다음에 이제 귀족? 같은 다음 지배층이 묻히는 순으로 갔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임당동 고분군을 다 본 후 바로 근처에 있는 '조영동 고분군'으로 향합니다.
여기 도착하니까 날씨가 살짝 더 좋아진 듯? 그리고 고분군 규모도 아까 임당동보다 약간 더 넓어진 기분입니다.
서로 구분되어 있긴 하지만 임당동 고분군이랑 성격은 아예 같은 곳입니다. 그냥 서로 같은 고분군인데 중간에 고분이 몇 개 사라지고 사람들이 들어와서 그렇게 된 것일 뿐. 아니면 그냥 동네 구릉마다 이렇게 대형 고분을 만든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유명하진 않은데도 나름 경산시에서 신경을 좀 써서 산책로도 좋게 잘 깔려있습니다. 덕분에 산책하듯이 둘러보기 좋습니다. 여기는 임당동 고분군이 거대한 언덕 같은 기분이라면 비교적 더? 경주 고분군 같은 평지에 위치한 고분군 보는 느낌이 강합니다.
전반적으로 느낌은 비슷합니다. 날씨 때문인지 묘하게 몽환적인 느낌도 듭니다.
마지막으로 가볼 곳은 제일 끝에 있는 '부적리 고분군'입니다.
앞서 본 임당동이랑 조영동 고분군은 꽤 잘 만들어진 고분공원이 있었던 것에 반해 여기는 아직 발굴 중이라 좀 많이 어수선한 곳입니다.
그래도 거리가 멀지 않고 만들어진 시기나 형식도 비슷해서 같이 묶여 현재 사적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땐 안으로 좀 들어가기 그럴 정도로 발굴조사가 한창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지지 않았을까 싶긴 합니다.
이전에는 파괴가 많이 된 편이라 큰 주목은 안 받았는데 발굴하면서 경주의 고분이랑 완전히 동일한 양식인 돌무지덧널무덤이 하나 나와서 이 지역과 신라의 관계를 어느 정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깨진 무덤도 다시보자(??)
이렇게 영남대 근처에 있는 3개의 고분을 모두 둘러봤습니다. 나름 재밌는 여행이었습니다. 완전히 유명한 곳은 아니라서 찾아가는 재미가 확실히 다른 곳에 비해 더 있었습니다.ㅎ 경주도 외곽으로 가면 이런 느낌이 나는데 추억이...
다 보고 버스 타려고 시내 쪽으로 걸어가니까 '마위지'라는 연못이 나옵니다. 신라 시대 김유신 장군이 말 물 먹일 장소로 쓰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저수지라고 합니다.
물론 1,300년 전 모습이랑 지금의 모습이 같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주변에 고분같이 생긴 흙더미(?)도 만들어놔서 제법 이야~ 우리 경산, 역사도시인데? 라는 느낌 들게 만들어놨습니다. 주민들 산책로로 애용될 듯.
다른 고분군에 비해 규모도 크지 않고 유명하지도 않지만 경산이라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에 자리 잡고 있는 케이스란 점에서 나름대로 방문해볼 가치는 있어 보입니다. 영남대생이거나 영남대에 가볼 일이 있다면 시간이 여유로울 때 산책삼아 오기 참 좋을 듯.
이상!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에어 김나신이었습니다.
2016.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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