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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2달이나 여행하기/여행 준비

2달 간의 유럽 여행 일정과 경로 - 러시아부터 헝가리까지. 1만km나 다녔다고??

유우우우우럽 여행 준비하기 2탄.

 

바로 일정짜기입니다.

 

 

장기간 여행을 떠나려면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1. 어차피 시간이 많으니 막 다니기로 한다.

 

2. 빡쎄게 일정을 짜서 빈틈없이 다녀온다.

 

대체로 2번을 택해서 1번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계획을 짜는 게 결코 무의미한 건 아닙니다. 일정과 계획을 철저히 짜야 그나마 무난무난한 1번으로 갈 수 있거든요. 안 그러면 정말 무계획 그 자체일 땐 뭘 해야할지 감도 잘 잡히지 않을 정도.

 

때문에 저는 적어도 여행 가기 전에 숙소도 미리 다 예약을 하고, 숙소가 정해졌으니 나라에서 나라,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할 교통수단도 최대한 미리 예약을 해놓는 성격입니다. 이렇게 할 경우 내 마음대로 계획을 짤 순 있으나 여행 가서의 자유도가 조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그래도 어차피 변화무쌍한 여행에서의 환경은 자유도를 강제로 높여주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그리고 계획을 짜놓으면 어느 장소에서 더 머무르고 싶을 때 무엇을 빼고 무엇을 더할지 생각하기가 훨씬 편해집니다.

 

암튼, 서론은 이렇고 이제 저의 유럽여행 일정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구글맵으로 만든 저의 일정.

 

러시아 모스크바로 in,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out

 

66일 간 총 18개국을 다녀왔으니 3~4일 당 한 나라를 구경한 셈이네요.

 

그치만 어떤 나라는 10일이나 있었고 어떤 나라는 3시간도 채 있지 않았습니다. 3시간도 채 있지 않아도 볼 거 다보는 나라도 있어요. 유럽은 그런 곳입니다.

 

밑에 직선거리만 친절하게 계산해 주었는데 1만km나 다녔다고 하네요. 허허허허헣 실제로 저렇게 직선으로 다니진 않았으니 거의 지구 한 바퀴는 돌만큼 다니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럼 간략하게 나라를 중심으로 일정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0. 중국(레이오버): 8.28 ~ 8.29 (1박2일)

유럽 일정은 아니지만 베이징에서 환승하는 중국국제항공을 이용해서 잠깐 들렀던 중국.

 

중국국제항공은 스탑오버나 레이오버(24시간 이내 환승)를 할 때 공짜로 호텔에 1박 묵을 수 있습니다. 개꿀 항공사

 

대신 정말 짧은 시간만 머물러서 대단한 관광은 못하고 오랜만에 천안문 광장이랑 하이디라오 훠궈만 먹고 왔습니다. 근데 돌아오는 길에 막차 끊기고 택시 사기당하고 마라먹어서 속 뒤집어지는 등 솔직히 66일 여행 중 제일 힘들었던 하루.

 

 

1. 러시아 8.29 ~ 9.07 (9박10일)

18개국 중 가장 길게 머무른 나라인 러시아입니다.

 

개인적으로 연수 때문에 러시아에 한 2주간 머무른 적이 있어서 익숙했던 탓인지 더 오래 머물렀던 것 같아요. 물론 그땐 변방 오지에 있어서 이런 수도권에 온 건 처음이었지만....

 

모스크바에서 6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4일을 머물렀고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갈 땐 침대기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1박의 숙박비를 아끼는 나름의 팁. 고속열차를 타면 3시간이면 가지만 침대기차 타 본 적이 없고 가격도 좀 저렴해서 경험도 해볼 겸 이용했습니다.

 

모스크바에 있는 동안은 반나절 정도 '세르기예프 파사드'라는 근교 도시를 잠깐 다녀왔고 '블라디미르'와 '수즈달'이란 도시에서 1박했습니다. 세 도시는 모스크바에서 시간여유를 많이 뒀다면 꼭 가보길 추천하는 곳.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기대를 많이 했던 만큼 길게길게 머무르면서 정말 볼 수 있는 곳은 최대한 다 보고 왔어요. 살인적인 입장권 물가에 치를 떨며 ㅂㄷㅂㄷ거렸네요.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야간버스를 타고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밤에 넘어갔습니다.

2. 에스토니아 & 핀란드 9.08 ~ 9.10 (2박3일)

발트3국 여행의 첫 타자, '에스토니아'와 유일한 북유럽 여행지 '핀란드'입니다.

 

에스토니아에서는 수도인 '탈린'에서 하루동안 돌아다니고 다음 날 배를 타고 하루 정도 핀란드 수도 '헬싱키'를 여행했습니다. 이틀만에 나라 2개를 찍는 클라스.

 

두 도시 모두 아름답긴 했지만 이틀 이상 투자할 것까진? 없어 보이는 곳. 아기자기한 유럽 마을의 전형을 탈린이 보여준다면 헬싱키는 좀 더 현대적인 대도시에 가까운 분위기입니다. 참고로 헬싱키 물가는 살인적인 수준이고 유람선 내부 면세점 물가 역시 심각하므로 탈린 내 마트에서 먹을 걸 챙겨서 다람쥐마냥 조금조금씩 꺼내먹는 걸 추천합니다.

 

핀란드는 당일치기 한 후 에스토니아로 돌아와서 다음 날 고속버스를 타고 라트비아 리가로ㄱㄱ

3. 라트비아: 9.10 ~ 9.11 (1박2일)

딱 이틀 머무른 발트3국의 두 번째 국가 '라트비아'입니다.

 

수도인 '리가'에서 하루, 근교 도시인 '시굴다'에서 하루를 각각 보냈습니다. 짧지만 두 도시만 둘러볼 생각이라면 이틀해도 충분히 여유롭습니다.

 

시굴다는 교통이 편리한 건 아닌데 숲 속에 숨겨진 '투라이다 성'을 찾는다는 재미가 있었던 곳. 화려한 여행지는 아니지만 러시아에서 느꼈던 탐험 분위기가 났던 곳입니다. 저처럼 고생하는 여행 좋아하는 분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추천할만한 곳이죠.

 

시굴다까지 본 후 짐 챙겨서 이번에도 버스를 타고 리투아니아 빌뉴스로 향했습니다.

4. 리투아니아: 9.11 ~ 9.13 (2박3일)

발트3국의 마지막 여행지인 '리투아니아'.

 

따지고 보니 발트3국 중 제일 길게 머물렀습니다. 수도인 '빌뉴스'에서 대략 이틀 정도 머무른 것 같고 역시 근교 도시인 '트라카이'에 반나절 정도 있었습니다. 수도 + 근교도시 여행이 저의 국룰. 이왕 그 나라에 갔는데 도시 하나만 보고 오기에는 너무 아깝잖아요?

 

빌뉴스는 제 개인적으로는 발트3국의 도시 중 제일 아름다웠던 곳이라 생각합니다. 물가도 저렴하고 도시 내에도 볼거리가 많아서 행복했어요. 헿 나중에 리투아니아 여행기 때 얘기하겠지만 우리나라 영화 촬영장면도 보고... 재밌었던 곳.

 

트라카이는 '트라카이 성'이란 호수 한 가운데 섬에 지은 아름다운 성(왼쪽 아래 사진)이 유명한 곳입니다. 30분이면 버스 타고 가는 곳이라 빌뉴스만 보고 가기 좀 아까운 분들에게 꼭꼭 추천.

 

빌뉴스 다 본 후에는 러시아에서 에스토니아 갈 때처럼 야간버스를 타고 폴란드 바르샤바로 넘어갔습니다.

5. 폴란드: 9.14 ~ 9.17 (3박4일)

여섯 번째 나라인 '폴란드'.

 

땅덩이가 넓은 나라답게 하루이틀 머물러서 될 곳이 아닌지라 4일이나 있었습니다. 수도인 '바르샤바'에서 하루, 제2의 도시로 꼽히는 '크라쿠프'에서 3일이나 있었습니다.

 

크라쿠프에 있을 땐 크라쿠프만 본 건 아니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지정된 소금광산의 도시 '비엘라치카'랑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알려진 '오시엥비침'에서 각각 하루 씩 있었습니다. 폴란드에서 진짜 하루에 하나씩 유네스코 세계유산 투어를 했네요.ㄷㄷ

 

개인적으로 여행 중 제일 마음에 들었던 나라를 꼽으라면 반드시 상위권에 랭크 시킬 곳. 코로나 사태 이전에 동유럽 여행 열풍이 잠깐 불었는데 코스상 비껴나가는 곳이라 폴란드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편이었죠. 그게 정말 아쉬울 정도로 여행 할 곳도 많고 음식도 맛있고 무엇보다 유럽 최강의 저렴한 물가가 장점이었던 곳이었습니다. 여기서 잔뜩 쇼핑한 후 그걸로 거의 아일랜드까지 버틴 듯.

 

유럽유럽한 구도심 분위기부터 독특한 여행지인 비엘라치카, 세계사의 비극인 오시엥비침까지 꽤 균형 맞춰 여러 테마를 즐길 수 있었던 곳.

 

마지막으로 크라쿠프에 돌아온 후 역시 야간 버스를 타고 독일 베를린으로 넘어갔습니다.

6. 독일: 9.18 ~ 9.21 (3박4일)

폴란드처럼 4일을 머무른 '독일'.

 

수도인 베를린과 근교도시인 '포츠담'에서 3일, 마지막으로 벨기에 가는 중에 잠깐 쾰른까지 들렀습니다. 쾰른은 어릴 적부터 꼭 가고싶었던 '쾰른대성당'을 보고 싶어서 정말 잠깐 들렀어요.

 

베를린은 정말 볼 게 많아서 다음에 한 번 더 다시 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던 곳. 수많은 박물관과 근대, 현대 유적지와 미술작품들이 그득그득 들어차 있습니다. 정말 독일스럽다란 생각이 늘 들었던 곳. 그리고 유럽 여행 내내 솔직히 '스위스'와 더불어 유이하게 선진국이란 생각이 들었던 나라입니다.

 

대신 숙소에서 빈대에 물리는 바람에 계획에도 없는 베를린 병원체험도 했습니다. 하.... 덕분에 상수시궁전 너무 짧게 둘러봐서 아쉽. 여유가 너무 없었던 일정이었어요. 쾰른 안 보실거면 포츠담 상수시 궁전 포함해서 4~5일을 할애해도 좋을 곳.

 

기차를 타고 베를린에서 쾰른까지 이동했고 쾰른에서 다시 기차 타고 벨기에 브뤼셀로 들어갔습니다.

(비극의 시작)

7. 벨기에 & 룩셈부르크: 9.21 ~ 9.24 (3박4일)

8번째 나라 '벨기에'와 9번째 나라 '룩셈부르크'입니다.

 

벨기에는 도착하자 10분만에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나 첫 날에 지금까지 당하지 않던 인종차별을 당하지 않나... 참 다이나믹했던 곳. 이곳이 바로 유럽인가.

 

첫 인상이 심하게 좋지 않았던 벨기에는 1일차에 브뤼헤와 헨트를, 2일차는 하루 종일 룩셈부르크에, 마지막 3일차에 계속 머물렀던 브뤼셀에서 여행을 했습니다. 다들 큰 도시는 아니라서 반나절 정도면 가고 싶었던 곳은 웬만해선 다 보게 되더군요. 미니미니

 

그중 당일치기로 미니국가 '룩셈부르크'도 여행했습니다. 첫 인상으로 망쳐버린 벨기에와 다르게 기대를 별로 안 했는데 마음에 들었던 곳. 구 시가지는 진짜 중세 유럽 요새도시로 시간여행 온 것 같았습니다. 왕복 교통비가 좀 비싸지만 꼭 가봤으면 하는 곳.

 

브뤼셀에서 마지막으로 감튀 먹은 후 버스를 타고 네덜란드로ㄱㄱ

8. 네덜란드: 9.24 ~ 9.28 (4박5일)

드디어 10번째 나라 '네덜란드'입니다.

 

어쩌다보니 좀 길게 머물렀네요. 실질적으로 돌아다닌 날은 3일 정도? 마지막 날은 아침부터 비행기 타러 공항 가느라 관광은 못해서...

 

3일 중 하루는 '로테르담'과 '덴하그'를 보는데 썼고, 그 다음 날은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 무이던슬로트가 있는 '구이스뮈렌'이란 도시와 풍차로 유명한 '잔세스칸스(잔스타트)'를 가봤습니다. 이날 네덜란드 기차 패스권이 있어서 최대한 멀리 보고 와야했어요...

 

마지막 날은 숙소가 있었던 암스테르담 한 바퀴. 안네 프랑크의 집을 비롯해 여기저기 둘러봤습니다.

 

운하의 도시답게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고 홍등가 같은 ㅎㄷㄷ한 관광지도 있습니다. 벨기에랑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많이 다른 분위기. 대신 벨기에보다는 물가가 살짝 비싸긴 했습니다.

 

이렇게 육로로 이동하던 코스 끝내고 비행기를 타고 첫 번째 섬나라 아일랜드로ㄱㄱ

 

 

9. 아일랜드 & 북아일랜드: 9.28 ~ 9.30 (2박3일)

유럽 내에서 단 두 번밖에 타지 않은 비행기를 타고 온 '아일랜드'.

 

영국 옆에 있는 섬나라지만 영국을 보통 유럽 여행의 시작점으로 많이 삼는 편이라 찾는 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곳. 거기에 영국 땅인 '북아일랜드'까지 봤습니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까지는 대략 차 타고 2시간 반 거리.

 

첫 날은 아일랜드 시내 대충 둘러봤습니다. 흠... 딱히 볼 건 없었습니다. 둘 째 날은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원래는 아일랜드 내에 있는 곳을 하루 정도 당일치기 투어를 하려 했는데 역시 저는 자유여행이 좋아서 즉흥으로 벨파스트를 가기로 결정. 시외버스 같은 거 타고 하루 종일 벨파스트 구경하다 왔습니다. 즉흥여행의 끝을 보여줬던 벨파스트...

 

마지막 날은 비행기 타기 전 더블린에서 못 봤던 곳 좀 더 봤습니다. 다 보고 나니 아일랜드의 상징인 아이리쉬 바를 못 가 본 게 조금 아쉽.

 

이제 비행기 타고 영국으로 넘어왔습니다. 여기서부터 10월! 대략 여행의 절반이 흘렀을 시점이네요.

10. 영국: 9.30 ~ 10.08 (8박9일)

영국에서부터는 혼자가 아닌 둘이서 다녔습니다. 한 달은 혼자여행, 한 달은 커플여행.

 

영국은 러시아 다음으로 길게 머물렀는데 런던 말고도 근교 도시인 '옥스퍼드', '케임브리지'를 각각 하루 씩 여행하고

여행사의 힘을 빌려 하루 당일치기 투어로 '바스'랑 스톤헨지가 있는 '솔즈베리'까지 알차게 봤습니다.

그 외 해리포터 스튜디오가 있는 '왓퍼드'까지. 이렇게 해도 런던에서 4일이나 머물렀습니다.

 

파리와 더불어 볼 게 차고 넘치는 관광도시답게 4일이나 여유시간이 있었는데 빡쎄다는 게 몸소 느껴질 정도로 힘들었어요.ㄷㄷㄷ 심지어 비싼 '런던패스'는 하루만에 다 써야돼서 하루동안 런던 주요 관광지를 다 찍는, 무슨 패키지 투어도 못할 코스를 만들어내서 다니느라 정말 오랜만에 고생을 했습니다. 허어....

 

그래도 빡쎄게 다닌 만큼 보람찼던 여행지. 역시 여행 가서 고생하면 즐겁습니다.

 

이제 런던에서 기차를 타고 해저터널을 통과해서 파리로.

11. 프랑스: 10.08 ~ 10.14 (6박7일)

유럽 여행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필수도시 프랑스 '파리'입니다.

 

프랑스는 하루만 투어로 몽생미셸(+ 옹플뢰르) 간 것 말고는 계속 파리에 있었습니다. 프랑스가 어마어마하게 넓은 만큼 다른 도시들도 가보고 싶었지만 그건 다음 기회로. 유럽여행 처음 왔는데 프랑스에 다 투자하긴 아깝자나.

 

혼자 여행했던 벨기에 급으로 소매치기와 인종차별, 더러운 위생과 불안한 치안 등등이 창궐한, 유럽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값진(??) 경험이 가득했던 곳입니다. 소매치기는 당하진 않고 세 번 목격하긴 했습니다.

 

스위스를 위해 시간을 좀 짧게 잡아서 약간 영국 못지않게 바쁘게 여행했던 곳. 다음에 오면 좀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긴 하지만 소매치기 때문에 두 번은 가기 좀 무서운 도시였습니다.

 

거기에 파리 숙소에서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빈대에 물리는 바람에...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라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도 재밌는 일도 동시에 많았던 곳.

 

암튼, 빠르게 기차를 타고 스위스로 탈출.

(선진국 스위스로 ㄱㅈㅇ)

12. 스위스 Schweiz & 리히텐슈타인 Liechtenstein: 10.14 ~ 10.19 (5박6일)

원래는 한 10일 머무를 생각을 했던 '스위스'.

 

근데 물가가 살인적인 수준이라 결국 일정을 좀 줄였습니다. 밥값도 당연히 비싸서 프랑스 마트에서 모든 식료품을 다 산 후 여기서는 딱 2번 외식하고 나머지는 전부 사온 식료품으로 때웠습니다. 무시무시한 곳.

 

그래도 역시 스위스답게 유럽 여행 중에는 만족도가 제일 높았던 곳 중 하나입니다. 그냥 기차를 타고 밖에 보는 것만으로도 관광이 되는 국토 전체가 천국과 같은 곳. 게다가 프랑스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위생과 깨끗한 자연환경, 비교적 안전한 치안까지... ㄹㅇ 프랑스에서 넘어오니 선녀가 따로 없네.

 

추가로 스위스 옆에 작게 붙어있는 나라 '리히텐슈타인'도 갔습니다. 여긴 3시간도 안 돼서 다 보고 왔어요. 작지만 기묘했던 나라.

 

마지막까지 떠나는 게 너무나 아쉬웠던 스위스에서 오랜만에 야간버스를 타고 체코로 이동합니다.

13. 체코: 10.20 ~ 10.25 (5박6일)

흔히 동유럽 여행의 필수코스로 알려진 '체코'입니다.

(중부유럽이겠지)

 

체코는 수도인 '프라하'와 동화마을로 유명한 '체스키크룸로프'에서 각각 3일, 2일씩 머물렀습니다. 체스키크룸로프는 보통 당일치기를 많이 하는데 숙소값이 더 싸길래 걍 2박이나 머물렀어요.

 

알찬 볼거리와 드디어 저렴해진 물가, 걸어다니기 좋은 코스 및 괜찮은 교통 등등 유럽 여행 중에서 헝가리와 더불어 제일 밸런스가 괜찮았다고 생각하는 곳. 치안 문제가 좀 있긴 한데 벨기에와 프랑스에서 강인하게 단련돼서 그런지 별 일 없었습니다.

 

프라하는 명성대로 참 예쁜 도시였고 체스키크룸로프는 오랜만에 정말 시간의 여유를 만끽하며 행복하게 지냈던 곳. 작은 마을이고 동네 마트도 별로 없는 곳이었지만 스위스 급으로 힐링을 선사해준 곳이었습니다. 너무 행복했어 :)

 

더 머무르고 싶었지만 아직 가야될 나라가 3개나 남았으므로 버스를 타고 오스트리아로 넘어갔습니다.

14. 오스트리아: 10.25 ~ 10.27 (2박3일)

유명세에 비해서는 조금 짧게 머무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갈까 말까 하다가 스위스 봤는데 뭐ㅇㅇ 이런 마인드로 수도인 '빈'에서만 2박3일을 지냈습니다.

 

파리와 베를린을 적당히 섞어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 화려함은 파리인데 성격은 독일 같은 곳? 전체적으로는 게르만족 국가답게 독일에 더 가깝운 분위기이긴 했지만.

 

시간적 여유를 두고 카페투어도 한 번 해보고 정처없이 이곳 저곳 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묘하게 힘들었다는 생각이 좀 드는 곳이었어요. 여행 막바지에 이르러서 그런가? 좀 지쳐서 그랬던 것 같기도 했고요. (사실 2달 쯤 보니 다 비슷비슷하게 느껴져서 그런 것 같기도)

 

그래도 넣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

 

오스트리아에서 이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만 이동해서 바로 옆에 있는 슬로바키아로 갔습니다.

15. 슬로바키아: 10.27 ~ 10.28(1박2일)

1박2일, 엄밀히 따지면 하루만 보고 온 슬로바키아입니다.

 

수도인 '브라티슬라바'만 보고 왔습니다. 다른 유럽의 도시들에 비해 매력은 많이 떨어지는 도시이긴 합니다. 대신 그만큼 관광객에 치이는 일도 드물도 사람들도 희귀한 관광객에 상당히 친절하고 관심을 가지는 편입니다.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먼저 말을 걸어주는 편. (NPC의 나라)

 

물가도 체코, 폴란드, 헝가리와 더불어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합니다. 기이할 정도로 케밥집이 많은 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 (편의점보다 케밥집이 많은 곳)

 

마지막인 헝가리를 가기 전 휴식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나중에 되면 코시체 같은 다른 도시도 가보고 싶긴 하네요.

 

이제 드디어 대망의 마지막 나라인 헝가리로.

16. 헝가리: 10.28 ~ 11.01(4박5일) 

유럽 여행의 마지막 나라 '헝가리'입니다.

 

역시 수도인 '부다페스트'에서만 계속 있었습니다. 동유럽(중부유럽이라니까)의 파리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야경도 아름답고 볼 것도 참 많았던 곳. 숙소가 심각하게 거지같았던 걸 제외하면 다른 모든 건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관광지들이 어느 정도 몰려 있고 중간에 흐르는 '두나 강(다뉴브 강)'을 따라 질리지 않는 경치를 계속 보여줍니다. 특유의 동유럽 갬성과 저렴한 물가 덕분에 참 즐거웠던 곳. 여기를 마지막 목적지로 정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특히, 음식은 프랑스, 러시아와 더불어 제일 만족스러웠던 곳. '굴라쉬'는 돌아와서도 생각나서 해먹기도 했습니다. 유럽 가면 정말 부다페스트는 꼭 넣으세요. 두 번 넣으세요.

 

이렇게 66일 간의 긴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리하니까 참 길게도 갔다왔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왕 가는 거 길게 간다는 생각으로 가긴 했지만 여행 중에 '시간 참 안 가네'라는 생각이 든 건 이때가 아마 처음이었을 듯.

 

참고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 남유럽은 의도적으로 안 갔습니다. 여긴 정말 볼 게 많은 곳이라 나중에 따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게다가 소매치기는 프랑스와 벨기에만으로도 더 겪고 싶진 않아서...ㅎㅎ

 

'고생형' 여행 블로그 답게 엄청 여유로운 일정은 아닙니다. 특히 프랑스 파리는 하루 정도는 더 추가해야 좀 여유롭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반대로 체코랑 슬로바키아, 헝가리는 여유가 넘쳐 흘렀던 곳. 더 빡쎄게 여행해도 됐지만 여행 막바지라 좀 지쳐서 시간을 더 안배했습니다.

 

장기간 여행을 떠나면 일정 분배가 참 중요한데 아무리 힘들게 다니는 걸 좋아해서 여행 전체를 강강강강으로 설정하면 몸살 납니다 진짜... 강약중간약 조절하면서 다니는 게 중요. 중간중간 하루 정도는 비워두는 것도 방법이에요. 여행이 휴식이고 휴가지만 그 속에 또 작은 휴가를 집어넣는다는 느낌?

 

코로나 시국이 끝난다면 한 번 제대로, 시간 내서 장기간 여행을 떠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코스입니다. 동유럽을 빼고 대신 이탈리아를 넣어도 괜찮을 듯.

 

이상! 김나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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