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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냥

영화 '강철비2 : 정상회담' 후기 (스포 X) - 오글거리는 거만 참으면 볼만한 영화 (쿠키영상)

 

 

코로나 시국에 오랜만에 개봉한 여름 대작 영화 중 하나인 '강철비2 : 정상회담'. 올해 개봉하는 영화 중 특히 기대했던 영화라 정말 개봉하자마자 보고왔습니다. 와, 개봉 일자에 보는 건 살면서 처음인 듯.ㅋㅋㅋㅋㅋㅋ

 

저번 1917처럼 앞에는 스포 없는 리뷰, 뒤에는 스포 있는 리뷰로 나눌 겁니다. 스포 싫으신 분은 앞 부분만 봐주시면 됩니다. 영화 보는데 스포 당하는 것만큼 기분 더러운 게 또 없죠 암. 당해봐서 아는 그 기분.

 

그럼 가볍게 예고편부터.

 

전체적으로 잠수함 액션영화인 만큼 '유령'도 생각나고 '한반도'란 영화도 한 편으로는 생각났습니다. 암튼, 스포없는 리뷰부터.

 

1. 액션(잠수함!!!)

 

스포하면 안 되니까 자세히 묘사는 하지 않겠습니다. 요약하면 "꽤 볼만하다."

 

잠수함 액션영화가 1999년 영화 '유령' 이후로 21년만에 거의 나왔습니다. 정우성 배우는 그때도 핵잠수함에 탔었는데 20년이 지나 대통령이 되어 다시 핵잠수함에 탑승했네요. 본인도 이거 알고 계시면 인터뷰 할 때 꼭 언급해주세요.

 

때문에 영화 보기 전에는 '유령'이랑 얼마나 차이가 날까란 생각이 먼저 났습니다. 예전에 TV에서 하는 걸 봤을 땐 20년 전 영화치고는 그럭저럭 재밌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유령보다는 당연히 발전한 기술력을 보여주듯 빵빵 터지는 매끄러운 화력 표현과 잠수함의 기동능력을 제대로 활영한 수중전 장면 등등 기대한만큼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솔직히 초반 분량을 좀 줄이고 잠수함 액션을 더 늘렸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저번 '강철비1'도 액션 수준이 상당했는데 역시 전쟁 액션만은 믿고 보는 양우석 감독님.

 

그외 잠수함 내에서의 소소한(?) 액션도 그럭저럭 볼만했습니다. 대신 단점이라면 잠수함에 타기까지 40분이나 걸리는 만큼 제대로 액션이 팡팡 터지는 건 좀 많이 후반부입니다. 보시려면 열심히 전부를 견디셔야 합니다.

 

 

2. 캐릭터

 

쓰읍... 흠

 

주인공은 우리의 대통령 '한경재'와 북한 정상 '조선사(이름이 왜 이렇지?)', 마지막으로 미국 대통령 '스무트' 이렇게 셋입니다. 인물 자체는 꽤 많이 나오지만 이 세 명 외에는 쿠데타를 일으킨 총국장과 잠수함 부함장 정도만 기억해두면 됩니다. 그 외에는 머리 속에서 지워도 아무 상관 없는 수준의 비중과 역할.

 

저번 강철비1이 엄철우와 곽철우 두 사람 + 현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 당선자로 나뉜 대립 및 협력구도가 인상적있던 것에 반해 이번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딱 한 마디로 정리하면 "너무 평면적이다."

 

잘생긴 북한 스파이 + 아재 남한 대표란 클리셰에선 벗어나 이제 잘생긴 남한 + 잘생긴 북한(???)으로 탈피한 건 나름대로 괜찮은 선택이었으나

 

다음 장면에서 각 캐릭터가 뭐라고 말할지 예측될 정도로 정말 평면적입니다. 이걸 왜 평론가들이 지적을 안 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데 아무리 정치풍자의 의도가 있다곤 하지만 심하게 뻔한 캐릭터들 뿐입니다. 게다가 심각하게 오글거립니다. 아니 저 말을 입 밖으로 정말 내뱉는 거야? 진짜로???

 

강철비1과 '변호인'도 물론 주인공이 치는 약간 오글거리는 대사가 있긴 했어도 극과 그럭저럭 어울려서 잘 넘어가는 편이었습니다. 근데 이번에는 특히 한경재 대통령, 명언제조기라도 된 마냥 자꾸 길고 긴 평화, 민족, 전쟁... 일장 연설을 하는데 손발이 사라지는 줄 알았습니다. 이러지 마요 제발ㅠㅠㅠㅠㅠㅠ

 

나머지 캐릭터들도 시종일관 하는 짓과 행동이 똑같습니다. 표정도 한 세 번 정도밖에 안 바뀐 것 같습니다. 이러니 잠수함 액션이 안 나올 때는 개그 대사 칠 때 빼곤 많이 지루하고 오글거립니다. 제발 어뢰라도 한 방 쏴서 이 갑분싸 분위기를 어떻게든 풀어줬으면 하는 바램이 영화 보는 내내 스크린을 향해 내비춰 집니다.

 

'변호인'에서 진짜 유려하면서 간지가 흘러 넘치던 그 대사들은 다 어디로 간 겁니까... 강철비1 때도 살짝 살짝 오글거리는 게 있긴 했는데 그걸 아주 기이이이일게 늘려 놓았습니다. 허헣

 

우리의 명언 제조기 대통령님

 

3. 스토리 - 끝없는 설명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해서 전반부는 상당히 지루합니다.

 

남북미 중일러 국제정세를 다루는 영화인 만큼 어느 정도 상황 설명이 필요한 건 압니다. 근데 영화초반에도 좀 오글거리는 CG애니메이션으로 상황 설명으로 시작하더니 중간중간 캐릭터들이 구구절절 상황설명을 또 추가합니다. (CG애니메이션은 덤)

 

강철비1에서는 군더더기 없이 초반 곽철우의 서울대 강의 장면으로 깔끔하게 정리하면서 인물이 가진 생각과 사상도 나름 명료하게 드러냅니다. 그 이후로는 대통령 당선인(이경영)이 약간 설명 역할을 맡긴 해도 적당한 수준.

 

근데 강철비2는 상황 설명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초반 30분을 거의 상황 설명, 그것도 영화의 세계관도 아니고 남북 대치상황, 분단의 배경, 중국과 일본의 관계 등등... 시사뉴스나 역사강의에 나올 법한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을 아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 아는 걸 저리 구구절절 설명하나... 생각이 들고 정치배경에 1도 관심이 없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 지루한 설명은 대체 언제 끝나나... 생각이 듭니다. 이럴 거면 설민석 강사님이라도 모셔와서 영화 전에 한 10분 정도 강의라도 틀어주고 시작해주세요. 이게 뭡니까

 

그래도 후반부 잠수함 액션 덕분에 전반부 지루했던 기억은 홀홀 날아가긴 해도 만약 다시 보라고 한다면... 한 30분은 스킵하고 볼 것 같네요.

 

 

4. 아, 국뽕 있나요? 신파 있나요?

 

영화 상영 전부터 정치적인 내용을 다룬 만큼 현정부에 편파적인 영화다, 북한 미화다, 반일국뽕이다.. 등등 여러 말이 많이 오갔습니다. 영화 상영 전부터 외적인 부분에서 불필요할 정도로 논란이 많았던 편.

 

일단 영화가 다 끝난 후 비슷한 영화로는 오래 전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작품 '한반도'입니다.

그렇습니다. 국뽕이 있긴 합니다. 근데 저는 뭐, 우리나라 영환데 우리나라 뽕 좀 빠는 게 그렇게 싫은가? 미국이랑 중국 영화는 국뽕 맨날 넣는뎁. 라고 생각해서 그걸 감안하면 영화관을 뛰쳐나가고 싶을 정도의 수준은 아닙니다.

 

북한 미화다, 반일영화다... 라는 부분은 솔직히 영화에 너무 심한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는 게 아닌가 싶긴 해요. 다만, 영화 내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이 현실의 남북미중일러 관계하고는 괴리감이 좀 있습니다.

 

즉, 영화는 현실적으로 동아시아 정세를 그려내기보다는 좀 과장하더라도 풍자라는 측면으로 녹여내려 했다고 봅니다. 극 중 등장하는 모든 나라가 "엥? 저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빈번히 드는 건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복잡한 동아시아 관계를 잠수함 액션에 접목시켜야 하는 부분에서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인 것 같긴 합니다.

 

국뽕이 있으나 거북한 수준까지는... 안 간다! 정도가 결론. 대충 '국제시장'보다는 국뽕이 좀 더 있고 '인천상륙작전'이나 '자전차왕 엄복동'보다는 확실히 덜한 편.

 

신파는 음... 짧게나마 존재는 합니다. 신파가 억지스럽긴 해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질질 끌진 않으니 그렇게 나쁘진 않아요.

 

5. 종합

 

모든 평가들이 얘기하지만 대체로 볼만은 합니다.

 

그렇지만 거슬리는 부분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전체적으로 오글거리는 대사와 전작보다 매우 심하게 강화된 설명설명,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약간의 국뽕과 편향된 시각 등등은 우려했던 대로 나왔습니다.

 

그래도 뭐... 다들 '반도'보다는 낫다고 하네요. 그건 안 봐서 모르겠는데 그렇긴 할 것 같아요. 문제가 있다면 킬링타임 용으로 치부하기엔 영화의 내용이 복잡한 편이고  생각하면서 보기에는 스토리나 캐릭터가 너무 평면적이라는 것 정도?

 

암튼, 정우성 배우는 잘 생겼고 곽도원 배우는 연기를 언제나 그렇듯 잘 하시며 잠수함 액션은 빵빵 터졌다...로 결론.

 

"한 6점은 너무 짠데 7점 주기에는 손발이 오글거려서 닿기 힘들다"

 

가 제 한줄평입니다.

 

이상.... 무스포 '강철비2 : 정상회담' 후기였습니다.

 

 

 

아, 

 

많은 블로그들이 그렇듯 쿠키영상 여부는 꼭 뒤에 적어두던데

 

쿠키영상 있습니다.

다만, 기대는 하지 마세요.

 

NA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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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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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길게 적진 않겠습니다. 하핳 그냥 영화 보면서 많이 신경 쓰였던 부분 위주로 좀 더 얘기할게요.

 

1. 정상들 성격이 왜 이래??

 

영화 보신 분들은 공감할 겁니다.

 

남한 대통령 한경재는 좀 과하다싶을 정도로 시종일관 평화평화... 이게 적당히 해야하고 뭔가 능력자나 정치가로서의 면모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거 없이 너무 착합니다. 그렇다보니 뭘 얘기할지, 무슨 행동을 할지 다 눈에 보이니 도무지 매력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앞에서도 말한 명언 제조기 캐릭. 역사와 민족, 평화를 총동원해가며 영화 중간중간 연설을 하시는데 많이 오글거립니다. 저도 그런 얘기 듣는 걸 좋아는 하고 영화 성격상 한 번 정도는 한경재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해 필요는 한데 이게 과해도 너무 과합니다. 잠수함에서까지 이 한경재는 무려 북미 양측 정상에게 명언 제조하는 걸 놓치지 않고 끝내 쿠키영상까지 찾아와서 우리를 괴롭힙니다.

(쿠키영상에 제일 괴로운 영화)

 

그렇지만 더 최악이 있으니 바로 '스무트' 미국 대통령.

 

예고편에서도 보이지만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을 다분히 의식한 캐릭터라 좀 웃기고 좀 과격한 스타일일 거란 건 예상을 했는데....

 

더럽고 몰상식한 건 좀 아니지 않나? 아무리 그래도 평화협정 사인하러 온 미국 대통령인데 대통령다운 모습은 한줌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배고프다면서 문을 뻥뻥 차지를 않나 담배 끄라면서 똥방귀를 뀌지 않나...

 

아니 진짜 똥방귀는 무슨 화장실 개그도 아니고 이런 개그장면을 2020년에 정말 봐야되는 겁니까? 진짜로??? 그렇다고 한 번하고 말면 모르겠는데 한 10분 정도 계속 냄새난다는 드립을 남북미, 잠수함 부함장까지 돌아가면서 칩니다. 어우,,,

 

그나마 나은 건 북한 측 정상인 '조선사'.

 

김정은 미화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뚱뚱보를 데려올 순 없으니 크게 신경쓰이는 건 아니고(묘하게 살 뺀 김정은 닮기도 한 것 같고)

 

초반에는 1편에서 엄철우가 보여준 그 다혈질의 강성철혈! 뭐 그런 식으로 시종일관 연기를 해서 연기를 못하나? 생각도 했지만 후반부 돼서 좀 조용해지니 그럭저럭 볼만은 했습니다. 단점이 있다면 초반의 강렬한 인상과 다르게 뒤로 갈수록 그냥 통역사가 돼버려서 정확히 무슨 역할을 했는지...

 

그밖에 미국 측 부통령 및 각종 장관들은 서프라이즈 급 연기와 대사를 계속 남발해서 나올 때마다 추억이 돋습니다. 옛날에는 참 일요일 11시만 되면 즐겁게 봤는데... 스무트 대통령은 너무 더러워서 연기를 잘했는지 기억에 잘 안 남는데 부통령 및 그 국방장관?은 지금 당장 서프라이즈 화면으로 써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일본은 하...

 

모리 신죠 야마토재단 총수는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음흉하면서도 절도 있는 배후빌런 역할에 딱 맞고 분량도 많지 않아서 나쁘지 않았습니다.

 

대신 매우 짧게 나왔지만 으아아아아아악!!!!!!! 표정과 발성으로 어뢰를 쏴재끼는 자위대 공군이 정말 강력하더군요. 혼자서 일본 드라마를 찍고 있는 걸 보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혹시 북한 출신인가요? 텐션이 혼자 이상해

 

그래도 다행인 건 총국장 역할의 곽도원 배우와 부함장 역할의 신정근 배우의 연기는 훌륭하다는 것. 역할에도 맞고 보는데 불편함도 전혀 없었습니다. 두 배우가 나올 때 없던 미소도 나오는 것 같어. 두 사람 비중이 잠수함 액션과 함께 두 배로 늘어났으면 좋았을텐데...

 

암튼, 전반적으로 기묘했던 캐릭터들. 정치풍자를 염두해서 그런 걸지도?

 

2. 국뽕과 신파

 

스포없는 리뷰에서는 스포될까봐 언급을 못했던 부분들.

 

국뽕은 엄.... 사실 초중반부에는 그렇게 심한 건 아닙니다. 애초에 남한이 활약하는 게 별로 없는데 국뽕이 낄 자리가 있나?

 

다만, 마지막에 대통령과 부함장이 떠오르는 일출과 함께 독도를 바라보는 장면은 좀 오글거리긴 했습니다. 독도 밑에서 계속 전투를 했으니 개연성은 충분했고 거슬리는 것도 아니긴 했는데 약간.. 음... 그래도 이것까지 국뽕이라 하면 정치, 전쟁 영화 만들면 안 되긴 해요. 우리나라 영화에 독도 나오는 게 국뽕인가?

 

그렇지만 덕분에 진짜 원조 국뽕영화 '한반도'를 생각나게 하긴 했습니다. 그것보다는 훨씬 나은 영화이긴 하지만.

 

대신 신파는 좀 그랬어요. 군인들 잠수함 내에서 죽었을 때랑 총국장 동생인 함장이 죽었을 때, 그리고 조선사 북한 정상이 탈출정 탈 때 남한 정상이랑 눈물 그렁거리는 씬 이 세 가지가 신파장면인데,

 

셋 다 별로였습니다. 장점은 질질 끌지 않고 그나마 빨리 끝맺은 것 정도. 특히 남북 정상의 눈물의 이별씬은 대체 언제 그렇게까지 둘이 교감했는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슬퍼지는 모드가 되니 많이 뜬금없었어요.

 

강철비1의 엄철우 & 곽철우 콤비는 서로 우정이라든지, 믿음이라든지 좀 쌓은 장면이 있어서 마지막 이별의 슬픔이 납득이 갔는데 이번 건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습니다.

 

3. 심각하게 멍청한 일본 극우

 

일본 역할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있는데

 

중국과 일본 극우세력이 몰래 손잡고 북한 쿠데타를 일으킨다는 설정은 좀 괴이하긴 해도 신박하고 나름 현실성 있는 설정이다! 라곤 생각했습니다.

 

근데 일본이 중국과의 대리전(일명 카게무샤 작전)을 뛰기 싫어서 대신 한국과 독도에서 전쟁을 하고(?) 거기에 북한이 핵도 남한에 쏴줘서 남한을 장악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했다는 게

 

몇 번을 생각해도 말이 안 됩니다. 동해에서 정말 우리 해군이 자위대에 박살나는 동안 육지에 있는 우리 미사일들은 해공군 전멸할 때까지 대기타는 건가요? 게다가 북한 핵잠이 쏠 수 있는 핵이라고 해봐야 몇 발 안 될텐데 핵 한두 방과 해공군 전멸(이것도 말이 안 되지만)로 우리나라는 게임 끝?

 

그리고 그렇다는 건 남한을 거의 일본에 북한이 넘긴다는 건데 당장 우리가 북한이 중국에 넘어가는 걸 생각하면 부아가 치미는데 아무리 북한 쿠데타 세력이라지만 한반도 반이 다시 일본한테 넘어가는 걸 조건으로 걸고 중국에 원조를 제공받는다???? 진짜로 그런 판단을 내린다고????????

 

일본을 끼워넣기 위해 설정이 좀 이상해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독도 하나 먹겠다고 벌이는 일 치고는 리스크가 커도 너무 큽니다. 게다가 북한이 핵미사일을 일본에 쏘려 했다는 계획을 듣고서야 그걸 막겠답시고 자위대를 출동시킵니다.

 

이쯤되면 빡대가리 일본 극우를 제대로 고증했나... 싶기도 하고. (핵잠을 가진 쿠데타 세력이 일본을 공격할 것이란 예상은 단 1도 하지 않은 채 5억달러로 무한신뢰를 보내는 일본)

 

즉, 일본 극우 모리 신죠는 독도에서 대충 전쟁을 치르면 한국 해공군을 전멸시킬 수 있고 북한이 핵 몇 방 쏴주면 한국 육군도 손쉽게 삭제해 남한을 장악할 수 있다고 계획을 짰고

 

무려 남한이 일본 손에 떨어지는 상황을 미국, 북한,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가 인정을 해주겠지? 라는 구상을 한 겁니다.

일본 극우가 멍청하다고는 하지만 정치인이라는 게 생각을 안 해도 너무 안 한 망상에 가까운 계획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 침략 후 명나라도 정복하고 인도 정벌에 착수하려 했다는 수준에 가까운 망상입니다. 이러다보니 현실의 국제정세랑 너무 괴리감이 커져 잘 모르는 어려운 말로 '핍진성'이 심하게 떨어집니다.

 

심지어 막판에는 미국도, 한국도 북한 잠수함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잠수함 격침을 위해 대놓고 해자대를 독도 인근에 출동시킵니다. 우리나라가 탄도미사일 날려서 맞았어도 할 말 없는 상황. 영화 끝나고 일본이 어떤 식으로 욕을 먹고 보복을 당할지로 속편을 쓰면 진짜 흥미진진할 것 같아요. 스무트 성격 상 미사일 하나 정도는 일본에 날려주지 않을까?

 

중국은 반대로 일본과 손잡은 배후이면서 하는 짓이 너무 없습니다. 중반에 접경지대에 군대를 보내긴 하는데 왜 보냈는지, 뭐 하려고 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유사시 북한 장악이란 시나리오인 것 같은데 그런 말이 작중에 나오질 않으니 흠...

 

암튼, 예전 영화 '유령'에서도 지적된 부분이지만 잘 고증된 액션에 비해 세계 각국의 정치정세를 그려내는 부분은 허술합니다. 일본을 악당으로 묘사할 거야!를 마음 먹은 '한반도' 같은 태도는 아니지만 일본을 배후로 넣기 위해 만든 정치적 배경이 억지스러운 부분이 강합니다.

 

(암튼, 영화 끝나고 일본은 적어도 끝장날 듯. 어둠의 친한파 아베 신조를 혹시 풍자한 게 아닐까?)

 


이 정도가 좀 크게 신경 쓰였던 부분들. 그냥 쿨하게 잠수함 액션에 집중을 더 했더라면 나았을 것 같아요.

 

그밖에 기도하는 장면에서 성당에 가서 기도하는 대통령 가족이라든가(이 장면, 원작에서도 봤지만 제발 영화에 안 나오기를 빌었는데...)

 

대체 무슨 최첨단 마약인지는 모르겠으나 두 방만 맞으면 진실을 술술 불어넣는 북한 특제 마법 마약이라든가(이거 진짜 돼요?)

 

뺐으면 하는 장면들도 몇몇 있습니다. 아, 똥방귀도 너무 그랬어. 마약 빨아서 그렇다고 하면 인정.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양우석 감독님 작품이고(어쩌다보니 양우석 감독님 작품은 모두 극장에서 보는 중) 잠수함 액션이란 보기 드문 장르를 꽤 잘 소화했다는 점에서 괜찮긴 했어요. 핳

 

이상, '강철비2 : 정상회담' 후기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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