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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행/세르기예프 파사드 Сергиево-Посад

[모스크바 근교 여행]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도시 '세르기예프 파사드' 가는 법(+ 모스크바 기차역 캐리어 보관소) : 모스크바 황금의 고리 도시 + 아르바트 거리 '빅토르 최' 벽 여행 - DAY.3

새로운 날이 밝았습니다. 모스크바 여행 3일차.

 

모스크바 본 지 사실상 하루만에 오늘은 다른 도시로 가볼 것입니다. 이제 모스크바는 질렸어(?) 새로운 걸 찾을 거야.

괜한 헛소리를 했더니 날씨가 이 모양이네요. 어제까지만 해도 파란 하늘 그 자체였던 날씨가 안개 가득한 사일런트 힐이 돼버렸습니다.

 

새로운 도시로 떠나기 위해 이틀 간 딱히 정은 들지 않은 숙소도 싹 비우고 출발. 가는 길에 아르바트 거리의 명물이라고 하는 빅토르 최벽을 마지막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빅토르 최 벽

Стена Цоя

 

맞게 찾아온 게... 맞나?

 

빅토르 최 벽은 소련 시절 전설적인 가수였던 '빅토르 최'를 기리는 벽이라고 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지만 한국계 출신.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솔직히 더 많이 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서프라이즈해서 빅토르 최에 대해 방송했던 게 묘하게 기억에 남아서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별 건 없고 그냥 빅토르 최를 기리는 사람들의 그래피티 모음집. 빅토르 최에 대해서 그닥 자세하게 아는 게 아니라면 별다른 감흥은 없을 것 같긴 합니다. 저또한 그랬고요.

 

그래도 아르바트 거리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니 그런 곳이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한산한 빅토르 최 벽 인근 아르바트 거리)

암튼, 처음으로 유럽에서 머문 동네라서 마지막 가는 길도 이곳 저곳 다 둘러보고 갔습니다. 저녁만 되면 정말 사람들로 가득 차서 시끄러운 곳인데 아침엔 쥐죽은 듯이 고요한 게 늘 낯설게 느껴집니다.

오늘은 더더욱 평소보다 안개도 자욱해서 좀 더 음산하게 느껴지네요. 러시아가 이런 인상은 아니었는데 왜 이래 갑자기

그러면 지하철역도 음산하게 찍어야지.


오늘 목적지인 세르기예프 파사드 가기 전에 나중에 블라디미르로 갈 때 이용할 기차역에 먼저 짐을 맡겨놓고 가기로 합니다. 26키로나 되는 캐리어랑 5키로나 되는 배낭을 계속 짊어지고 여행했다가는 캐리어도 저도 부서질 것 같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숙소에 맡기고 가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고.

도착한 '쿠르스카야 역'. 방금 말한 블라디미르, 수즈달 등의 도시로 가는 기차역입니다.

 

모스크바는 여기저기 가는 기차 선로가 많아서 서울에 남쪽으로 내려가는 서울역, 강원도로 가는 청량리역, 기타 강남을 위한 수서역, 광명역 등등이 있는 것처럼 기차역이 여러 개입니다. 그러므로 목적지 따라 기차역이 다른 만큼 잘 구분해서 가도록 합시다.

 

쿠르스카야 역 1층? 지하에 가면

좀 구석진 곳에 이렇게 캐리어 등 짐을 맡기는 곳이 있습니다. 분위기가 이상하게 음산하지만 아무런 문제없는 공식 시설. 가격은 개당 250루블인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배낭까지 있어서 두 개 합쳐서 500루블. 맡기고 나면 목욕탕 열쇠같이 생긴 플라스틱 번호표를 주므로 이걸 제시하면 다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짐을 맡겼으니 이제 '세르기예프 파사드'로 가는 기차역으로 출발합니다.

 

쿠르스카야 역에서 딱 한 정거장만 가면 나오는 '콤소몰스카야 역(Комсомольская)'에 내리면 됩니다.

 

달랑 지하철역인데 지도까지 첨부해서 설명하는 이유는 단 하나.

 

 

 

 

 

 

 

 

매우 예쁘기 때문입니다.

 

아마 모스크바의 예쁜 지하철역의 거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곳. 이게 어떻게 지하철역입니까 궁전이지. 지하에 궁전을 정말로 지어놓은 소련 시절 위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다른 곳 대비 정말 제대로 힘줘서 예쁘게 장식한 곳.

언제 어디나 있는 붉은 별.

 

이 지하철역이 유달리 예쁜 이유는

(콤소몰스카야 지하철역 입구)

모스크바의 주요 기차역이 이 근처에 전부 몰려있기 때문.

 

'상트페테르부르크' 여행을 하려면 반드시 가야하는 '레닌그라드스키 역', 저같이 세르기예프 파사드를 가는 사람들을 위한 '야로슬라브스키 역', 타타르 지방으로 향하는 '카잔스키 역' 등 무려 3개의 기차역이 이 근처에 몰려있습니다.

저 노랑노랑한 건물이 레닌그라드스키역.

교회처럼 첨탑이 우뚝 선 저기가 야로슬라브스키역.

전체적으로 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서로 붙어있는 수준으로 가깝지만 노선이 달라서 기차역이 아예 따로따로 만들어진 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조금 특이하게 느껴지긴 합니다. 우리는 서울역에 경부선, 호남선, 중앙선 등등이 다 몰려있는데 러시아같았으면 경부역, 호남역, 중앙역 등으로 나눠서 각각 기차역사를 만든 거나 다름없죠.

 

어찌보면 이게 덜 헷갈리는 방법일 수도?? 적응하기 나름일 듯.

세르기예프 파사드로 가는 기차역은 앞서 얘기했듯이 '야로슬라브스키역'입니다. 제일 특이하게 생긴 역 찾아가면 되니까 헷갈릴 일은 없을 겁니다.

기차역 내부에 있는 매표소.

 

세르기예프 파사드는 기차가 거의 30분에 한 대 꼴로 있어서 이 정도면 그냥 예매 안하고 현장에 가서 사도 될 것 같아서 현장 가서 바로 구매했습니다. 역시나 그렇듯 티켓이 있습니다. 어차피 가는 사람도 뭐 어마어마한 관광지는 아니라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정도가 아니면 굳이 예약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단촐한 기차표. 가격은 184루블(약 3,000원)입니다. 어차피 30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도시라서 기차표도 쌉니다.

(야로슬라브스키역)

 

웬지 풍경은 러시아 처음 도착했을 때 벨라루스키역 보는 느낌.

으에에에엑 비둘기 많아,,,,

 

기차역 그냥 구경 중이었는데 분명 8시40분 출발이라던 기차가 갑자기 8시20분 출발로 바뀌었습니다,,,, 아니 이런 법이 어딨어.

 

기차역 안쪽 구경 안 하고 있었으면 억울하게 기차 놓칠 뻔했네요. 여러 분도 외국 나가서는 꼭 열차 출발 최소 1시간 전에는 도착해서 상황를 파악하도록 합시다. 억울한 상황이라도 기차는 어차피 후진해서 저 태우러 돌아오진 않으니까요.

멀어져 가는 모스크바

2열이 아니라 3열 X 3열인 특이한 기차 내부.

 

한 30분을 달리면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가보는 도시인 '세르기예프 파사드'에 도착합니다.

(도착한 세르기예프 파사드)

 

아니 딱히 멀리 오지도 않았는데 도착하니까 날씨가 어제처럼 다시 파란 하늘을 되찾네요. 이게 바로 운빨인가

파란 하늘 가 자체인 세르기예프 파사드.

지금까진 날씨운 하나는 최고로 좋네요.

모스크바와 다르게 완전 시골 풍경인 역전 앞 풍경.

이제 메인이라 할 수 있는 트리니티 라브라 수도원으로 가봅니다.

 

세르기예프 파사드는 정말 쉽게 갈 수 있는 근교도시라서 꼭 와보고 싶었습니다. 가기 쉬운데 비해서 동화 속 성 같은 곳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날씨 좋은 만큼 예쁜 곳이길 기대.

 

이상, 세르기예프 파사드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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