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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여행/가마쿠라 鎌倉

#6. 도쿄 근교 가마쿠라 여행 - '고마치(小町)도리'와 '나마시라스동(생멸치덮밥)' 맛집 후기. 멸치를 회로 먹는 곳이 있다?

도쿄여행 6일차, 가마쿠라입니다.

 

가마쿠라에 어찌어찌 도착하니 거의 12시를 넘긴 상황이고 쓰루가오카하치만궁까지 보고 나니 1시를 훌쩍 넘겼습니다. 나름 일찍 출발한다고 일찍 출발했는데 역시 히바리가오카역에서 가마쿠라역까지 오는 일정은 상당히 무리였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다음 날은 출국 날인데 이때 갔으면 정말 비행기 못 탈 뻔.

 

쓰루가오카하치만궁에서 시간을 좀 보내고 이제 여유롭게 신사 앞에 펼쳐진 옛 거리인 '고마치도리'를 걸어보기로 합니다.

고마치도리.

일본은 유명한 신사나 절 앞에 각종 기념품, 먹을 거리들을 파는 거리가 꼭 하나씩은 있는 편. 교토에 가면 제일 유명한 곳이 기요미즈데라 앞에 펼쳐진 니넨자카, 산넨자카입니다. 여기 고마치도리역시 비슷한 거라고 보시면 될 듯.

 

대체로 아기자기한 공예품이나 간단한 기념품, 그리고 간식거리를 쭉 파는데 일본의 관광지들이 대체로 그러하듯 가격은 조금 높은 편. 그래도 같은 물건을 도쿄 시내에서 구하는 것보다는 저렴한 건 분명한 사실. 만약 좀 일본틱하면서도 너무 강렬한 일본느낌이 들어가지 않은? 딱 인테리어 소품 분위기 나는 기념품을 찾으신다면 여기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나무도시락 판매점.
젓가락도 팝니다.
젓가락보단 예쁜 젓가락 받침대가 더 눈에 띕니다.

이것 저것 공예품이 참 많은데 저는 진짜 끝까지 살까 말까 고민했던 게 젓가락 받침대. 뭔가 대단한 쓸모는 없지만 집에 가져갈시 제 밥상을 좀 더 윤택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아이템이었습니다. 그냥 갖고싶었습니다. 역시 돈이 많으면 사치를 부릴 수 있는데 흑흑

 

그리고 간식도 하나 사먹었는데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일본하면 꼭 생각나는 '당고'를 샀습니다. 편의점에서도 3개에 보통 100엔? 밖에 하지 않는 저렴한 간식이지만 여기서 만드는 건 뭔가 다를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한 개에 거의 100엔 정도 하는 걸 사봤습니다.

귀요미 당고.

동글동글한 떡 위에 벚꽃? 향이 나는 시럽 같은 걸 끼얹은 모습. 맛은 그럭저럭. 그치만 양이 적은 건 늘 아쉽습니다.

 

그렇게 감질나게 간식을 먹다가 이제 진짜 점심시간이라 밥을 먹으러 갑니다. 여기 가마쿠라가 '멸치'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덕분에 걷다보면 양쪽이 쭉 다 멸치 관련 먹거리 뿐입니다.

 

다른 곳과 다르게 참고로 입구 쪽 가게가 제일 저렴했습니다. 멸치는 음... 잘 모르겠어가지고 그냥 제일 싼 집에 들어갔습니다.

메뉴판.

멸치는 일본 말로 '앤초비'(아니 이건 영어 아닌가?)이긴 한데 여기서는 주로 '시라스(しらす)'라 하여 어린 멸치를 일컫는 듯합니다. 가마쿠라의 특산물이 멸치라 지금 먹으러 온 멸치덮밥 외에도 멸치 토스트, 유부 멸치 또띠아 등등 별 걸 다 팝니다.

(거짓말이 아니고 일본 관광 사이트에서 정식으로 소개하는 현지인 맛집. 진짜입니다. 멸치 토스트라니, 절대로 안 먹을 거야)

멸치볶음을 좋아하긴 하지만 문제는 여기 멸치 비쥬얼은 뭔가... 좀 그래서 안 땡기긴 했지만 현지까지 왔으니 그래도 현지음식을 먹으러 도전.

나마시라스동. 벚꽃새우 버전으로 1,080엔.

이것이 바로... 나마시라스동. 우리 말로 하면 생멸치덮밥. 어린 멸치와 벚꽃새우가 조화를 이룬... 그런 덮밥입니다. 사실 전 회는 좋아해도 비린 맛이 강한 회는 진짜 싫어하는데 비쥬얼부터 비려 보여서 조금 두려웠습니다.

 

저는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것하고 같이 먹으면 좀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연어 생멸치 덮밥(사몬시라스동)'을 시켰습니다.

안전빵으로 택한 연어+나마시라스동.
총 합쳐서 1,280엔.

가격대는 다 1000엔 이상이라 약간 비싸지만 그래도 여기 특산물 + 회덮밥이란 걸 감안하면 그럭저럭 무난한 수준.

맛은 일단 비린 걸 싫어하는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 서술하면 꽤 먹을만합니다. 생멸치는 좀 비리긴 하지만 멸치 특유의 고소한 맛이 잘 살아있고 밥하고 같이 먹으면 짭짤한 게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제 여자친구는 그럭저럭 만족했으나 저는 굳이 두 번은 먹고 싶지 않은 느낌입니다. 참 기묘하고 새로운 도전이었던 멸치덮밥.

 

이렇게 가마쿠라에서의 첫 번째 일정 끝. 인데 하나밖에 안 봤는데 벌써 오후 2시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워낙 도쿄에서 멀어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만약 당일치기 일정이라면 아침 일찍 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뭔가 기묘했지만 어찌되었든 점심도 먹었으니 이제 다음 목적지로.

이상! 가마쿠라 고마치도리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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