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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여행/가마쿠라 鎌倉

#6. 도쿄 근교여행 '가마쿠라' 남은 이야기 - 가마쿠라 오르골당, 유이가하마 해수욕장(由比ガ浜海水浴場), 미타케오오카미 신사(御嶽大神) 등. 밤에는 좀 쓸쓸한 가마쿠라 / 바닷마을 다이어리..

도쿄여행 6일차, 가마쿠라 당일치기입니다.

 

사실 당일치기가 아니라 반나절치기라고 불러야할 만큼 짧게 있었던 곳. 덕분에 세 곳만 둘러봤는데도 해가 거의 지기 직전입니다. 이 상황에서 어디 다른 곳을 더 가기에는 무리인 것 같아서 주변을 그냥 돌아보기로 합니다. 진짜 자유여행의 끝판왕 of 끝판왕인 무계획, 정처없이 떠돌기.

 

제일 처음 가 본 곳은 아까 하세데라 가는 길에 있었던 '가마쿠라 오르골당(鎌倉オルゴール堂)입니다.

 

위치는 하세데라 바로 앞이라 찾기 무척 쉬울 거에요. 작은 건물 앞에 굉장히 특이하게 생긴 시계가 있으면 바로 그 건물. 이 시계도 시간에 따라 오르골이 돌아가 소리가 울리는 거대한 오르골입니다.

가마쿠라 오르골당.
오르골당의 랜드마크(?)인 괘종시계 모양의 오르골.

안으로 들어가면 생각보다 다양한 오르골에 놀라게 됩니다. 저는 나중에 홋카이도 가면 오르골당에 가볼 생각이라 별 기대 없었는데 오히려 만족도는 여기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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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홋카이도 여행 하코다테 '카네모리 아카렌가 창고(金森赤レンガ倉庫)', 오르골당 - 하코다테 기념품이 모여있는 공예품촌. 오타루 안 가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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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골당 내부.
강아지랑 곰돌이
고양이 오르골도 있습니다.

오르골당은 부수지 않는 한... 대부분 만져봐도 되고 직접 음악을 듣는 것도 가능해서 꼭 오르골을 사러 들어가지 않아도 한 번 쯤 가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아기자기한 기념품샵이라 생각하면 될 듯. 직원 분들도 사바사긴 하겠지만 저희를 주시하거나 그렇진 않아서 부담도 덜한 편.

향수병 느낌
피아노 스타일.

진짜 하나하나 안 예쁜 게 없고 소리도 다 좋은데 딱 하나 단점이 있으니 바로 가격. 정말 싼 걸 찾으려 해도 최소 1000~2000엔부터 시작하니까 저 같은 가난한 여행객은 쉽게 사기 힘듭니다.ㄷㄷ

그나저나 진짜 종류가 다양한 것 같습니다. 피아노 모양도 있고 러시아 달걀, 책 모양 등등. 돈이 넉넉하다면 선물용으로 이만한 게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돈이 넉넉하다면... 하하. 근데 저도 옛날에 거의 4만원 주고 한 번 오르골을 산 적이 있었는데 노래가 한 곡 뿐이라 좀 아쉬운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계획에 없던 오르골당 구경도 하고 하세역 쪽으로 다시 걸어갑니다. 이제 완전히 해가 지기 시작해서 어두워지는 것 같아요. 겨울에는 여름보단 여행하기 좀 낫긴 한데 해가 빨리 지는 게 늘 아쉬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해가 지는 중인 하세역.

그래도 뭔가 지금 당장 가기는 아쉬워서 근처에 '유이가하마 해수욕장'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가봅니다. 물론 겨울이라 해수욕장에서 수영 같은 건... 당연히 불가능하겠지만.

 

해수욕장 쪽으로 가다가 역시 일정에는 없던 신사를 하나 만났습니다. '미타케오오카미(御嶽大神) 신사'인데 그냥 동네에 있는 흔한 신사 같아 보이네요. 생각해보니 이런 동네 신사를 일본 와서 못 본 것 같긴 합니다.

미타케오오카미 신사.

여기도 작지만 신사 안의 작은 신사가 또 따로 있습니다. '오다치이나리 신사(大太刀稲荷神社)'라는 곳인데 진짜 작은 도리이 두 개와 아주 작은 전각 하나가 전부. 별 거 없긴 한데 밤에 오니까 저번 우에노 공원처럼 살짝 음산한 기운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신사 안.
오다치이나리 신사.
뭔가 좀 음산합니다. 밤이라 더 그런 듯.

굳이 갈 필요는 없고 그냥 해수욕장 바로 근처길래 가본 곳. 바다 근처니까 항해 관련해서 기도하는 신사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신사를 나와 진짜 오늘 가마쿠라 당일치기의 마지막 일정이 되는 '유이가하마 해수욕장(由比ガ浜 海水浴場)'으로 갑니다. 지금은 당연히 겨울이라 물놀이 하는 사람은 없고 쉬고 있는 고깃배와 밤바다 구경하러 온 사람들 몇 명만 간간히 보였습니다.

해수욕장 가는 길.

한적한 분위기의 풍경과 다르게 도쿄랑 가깝기도 해서 나름 인기 있는 해수욕장입니다. 만화 '슬램덩크'에도 나온다고 하고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배경이라고도 하네요. 제가 직접 본 만화 중에서는 예전에 투니버스에서 했던 '침략! 오징어 소녀'라는 만화의 실제 배경이 된 해수욕장이라고 합니다.

침략! 오징어소녀의 한 장면.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한 장면.

침략! 오징어소녀는 어릴 때 TV로 봤던 기억이 나고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아직 보진 못했는데 좋아하는 감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이었습니다. 어찌보니 나름대로 인연이 있는 장소를 방문하긴 했습니다.

 

영화는 모르겠으나 만화는 여름이 배경인데 아쉽게도 지금은 겨울.

한적한 유이가하마 해수욕장.
겨울바다.
그것도 겨울밤바다.

근데 어두워서 그렇지 사람도 적고 해서 저는 좋았던 것 같아요. 강원도의 겨울바다랑은 또 다른 느낌?

검은색 모래가 간간히 섞여 있습니다.
조용한 가마쿠라의 겨울밤바다.

이렇게 다 둘러보고 다시 에노덴을 타러 하세역으로 향합니다. 가마쿠라는 정말 관광지가 아니라 이렇게 다니니 일본의 동네를 돌아다니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떤 면에서는 도쿄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돌아가는 길.
완전히 밤이 된 하세역.

이렇게 해서 가마쿠라 당일치기 여행 드디어 끝. 돌아오는 에노덴을 타고 다시 후지사와역으로 갑니다. 이때 타이밍이 이상해서 사실 사진 찍느라 전철을 놓칠 뻔,,,,

에노덴 들어오는 중.
에노덴 두 대를 한 번에.

도쿄에서 벗어나 하루동안 즐긴 가마쿠라 여행. 조금 멀긴 해도 도쿄여행 중 하루를 비워둘 수 있다면 저는 꼭 가보라고 추천해보고 싶은 곳입니다. 도쿄라는 거대한 도심을 즐기는 것도 물론 좋은 여행이지만 우리나라의 시골이랑은 또 다른 도쿄 근교의 소도시를 하루 정도 즐기는 것도 마치 여행 속의 또 다른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볼 게 많으므로 당일치기 일정이라면 아침 일찍 출발하는 걸 추천. 저도 많이 생략하고 거의 반나절밖에 못봐서 아쉬웠습니다.

이상! 가마쿠라 오르골당, 미타케오카미 신사, 유이가하마 해수욕장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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