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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여행/가마쿠라 鎌倉

#6. 도쿄 가마쿠라 당일치기 '고덕원(高徳院, 고토쿠인)' 여행 - 청동으로 된 대불. 가마쿠라의 랜드마크 + 경복궁 건물이 일본 절에 있다?

도쿄 여행 6일차이자 가마쿠라 여행 1일차입니다.

 

당일치기, 사실상 반나절만에 가마쿠라를 다 돌아야하는데 2시 쯤 돼서야 이제 1개를 겨우 봤습니다. 아무래도 마지막으로 가려고 했던 에노시마를 가는 것 포기해야할 듯.

 

가마쿠라의 제일 끝에 있는 쓰루가오카하치만궁을 보고 다시 기차를 탄 후 두 번째 목적지인 고토쿠인을 가기 위해 '하세역'에 내립니다. 아까 가마쿠라역이랑은 비교가 안 되게 작은 역입니다. 여기가 진짜 시골 기차역 분위기.

하세역.

하세역은 가마쿠라, 에노시마 일대 여행을 하는 분이라면 한 번은 들를 역입니다. 여기에 유명한 절이 두 개나 있어서 꼭 가볼만한 곳이죠. 바로 '고토쿠인'과 '하세데라'. 두 절 외에도 작은 잘들이 동네 곳곳에 있는 아기자기한 곳입니다.

하세마을.

그렇게 천천히 골목길을 걷다보면 드디어 '고토쿠인' 정문에 도착합니다! 오늘의 두 번째 목적지

 

'고덕원(高徳院, 고토쿠인)'

 

 

고토쿠인 정문.

고토쿠인은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에 위치한 일본 사찰로 단연 가마쿠라를 대표하는 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절 규모는 조금 작지만 절에 자리 잡은 거대한 '가마쿠라 대불(다이부츠, 오시라기)' 때문입니다. 다만, 유명세와 다르게 정확히 언제 왜 창건되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대략 가마쿠라 막부 때가 아닐까? 추측하고 있을 뿐.

암튼, 정문 나서서 왼쪽으로 가면 매표소가 나옵니다. 성인 기준 200엔. 다른 절에 비하면 조금 저렴한 편입니다. 이유는 진짜 대불 말고는 볼 게 없어서 그렇죠...

고토쿠인 입장권.

그리고 매표소를 나오면 드디어 보이는 가마쿠라 대불! 근데 직접 봤을 때는 어마어마하게 거대하다는 느낌은 아닙니다. 그래도 이렇게 오래되면서 동시에 거대한 불상은 한, 중, 일 어디를 가든 볼 수 있는 게 아니긴 합니다.

모습을 드러내는 고토쿠인 대불.

대불 앞에서 정체모를 뭔가 의식 같은 걸 하고 있던데 선글라스 끼신 강렬한 인상의 스님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여기 절에 있는 스님은 딱봐도 아니고 중국에서 온 것 같아 보이는 인상착의던데 대체 뭘 하러 오신 걸까?

뭔가 알 수 없는 의식을 하는 중.
뭐야 분위기.

쨌든, '가마쿠라 대불(鎌倉 大佛)'은 언제 만들었는지는 불확실하나 원래는 나무로 만들었다가 15세기 경 쯤 현재와 같은 청동불상으로 바꿨다고만 전해집니다. 그래서 적어도 600년 가까이 오래된 건 알 수 있습니다. 전에 '도쿄국립박물관'에서도 자주 본 가마쿠라 양식의 불상입니다.

가마쿠라 대불.

가마쿠라 대불에는 특별한 점이 하나 있으니 바로 안에 들어가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긴 입장료를 따로 받는데 단돈 10엔(100원)이니 그냥 부담없이 들어가볼 수 있습니다. 가마쿠라 대불 오른쪽으로 돌아가보면 입구가 보입니다.

대불 들어가는 입구.
부처님 몸 안이라니

안으로 들어가면 완전히 텅 빈 거대한 공간과 함께 부처님 머리까지 쫙 다 보입니다. 진짜 수많은 절을 평생 다녀왔지만 부처님 안까지 들어가본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ㅋㅋㅋㅋ 뭔가 막 목소리도 울리고 신기합니다.

 

참고로 부처님 배 부분이 위치한 안쪽을 자세히 보면 영어도 보이던데 이건 후대에 보수를 한 흔적이려나요? 설마 낙서는 아닐테고.

불상 내부.
웬 영어?

사실 고토쿠인은 이거 보면 정말 끝이긴 합니다. 이게 끝?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진짜 이게 끝. 그래서 가마쿠라의 마스코트 같은 장소 치고는 약간 허무한 감이 없지 않아 있어요.

그래서 숨겨진 장소를 하나 더 가보고자 합니다. 여기는 사람들이 거의 안 가는 곳인데 고토쿠인 대불 뒤에 난 문으로 들어가면 작은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대불 뒤 정원의 작은 건물.
뭔가 낯이 익은 모습 아닌가요?

그냥 평범한 건물 같지만 자세히 보면 일본 건물하고 뭔가 디자인이 다르고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지도?

이 건물의 이름은 '관월당'으로 현재는 관음보살을 모시고 있는 건물인데 사실 우리나라 경복궁에 있던 건물입니다. 1920년 구 대한제국 황실에서 금융담보로 이 건물이 잡혀 동양척식은행으로 넘어갔고 다시 이게 야마이치 증권의 '스기노 키세이' 집으로, 마지막에 이걸 고토쿠인에 기증하면서 현재 이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목적의 건물이었는지가 불확실해서 아쉽다고 합니다.

 

현재는 한국 불교계와 일본 불교계가 연합해 반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기사가 나오고 8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여기 있는 걸 보면 쉽진 않아 보입니다.

동국대학교의 '정각원'도 그렇고 궁궐 건물이 절 건물로 이용되고 있는 걸 생각하면 일제강점기 얼마나 조선 왕실이 몰락했는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유교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왕실 건물이 절 건물이라니... 하루 빨리 우리나라로 돌아오기를 바라겠습니다.

다시 안으로.

지막으로 부처님 뒷태(?)를 한 번 보고 나갑니다. 그러고보니 불상의 뒷 부분까지 볼 수 있는 경우 또한 흔치 않습니다. 뒤에 창문이 나 있는 덕분에 보통 불상에 함께 있는 '광배'가 없습니다.

뒤에 창문이 있는 독특한 구조.

참고로 절 안에 작은 상점이 있는데 대불 모양 전병도 팝니다. 디자인 너무 묘하다...

울트라맨?
부처님모양 전병. 흠...

다음 목적지인 하세데라 가기 전에 길 가다가 있는 고로케하고 말차 아이스크림 먹고 돌아갑니다. 전에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여기 와서 말차 아이스크림 먹고 갔다고 합니다. (같은 가게는 아마 아니겠지만.)

바삭바삭 고로케와
말차 아이스크림.

사실 고토쿠인은 생각보다 실망스러울지도 모르는 곳입니다. 진짜 대불 빼고는 아무 것도 없어서... 그래도 200엔 정도밖에 안 하는 입장료이고 나름 가마쿠라의 랜드마크인 만큼 인증샷 남기는 목적이라도? 한 번 쯤 가볼만할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뒤에 있는 우리의 문화재 관월당도 함께 보면 더 좋은 여행이 될 듯.

이상! 가마쿠라 고토쿠인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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