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여행 2일차. 벌써 이튿 날의 반나절이 흘렀습니다.
반나절은 모두 나무를 보는데 썼습니다. 신개념 나무투어. 와 이런 건 진짜 홋카이도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이긴 하겠다...
모두가 나무만 함께 바라보고 인증샷 찍고 드디어 흩어질 기회를 가집니다. 아까까지 눈밖에 보이지 않은 것과 다르게 읍내라고 할 수 있는 비에이 시내로 들어왔습니다.
'비에이(美瑛)'
생각해보니 비에이 투어하면서 비에이에 대한 얘기는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비에이'는 '정(町)'이라는 마을 단위에 속하는 곳입니다. 우리나라에 비유하면 '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곳. 이름이 생각해보면 참 일본스럽지 않네? 라는 기분이 드는데 실제로 비에이는 일본어가 아니라 홋카이도 및 일본 북부지방에 살았던 선주민 '아이누족'의 말을 그냥 한자로 바꿔놓은 것입니다. 아이누족말로 '삐에'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뜻은 '기름'이라고 합니다. 음?
현재는 인구 9,900명의 작은 마을. 우리나라보다 일찍 인구 고령화와 인구 감소를 겪고있는 만큼 앞으로도 쭉쭉 인구는 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한 때는 무려 2만2,000명이 살았다고 하네요.

지금은 정말 시골 그 자체. 마을도 한산합니다. 솔직히 한국인밖에 없어서 한국이 아닌가 싶은 느낌도 듭니다. 주민 분들은 어디 가신거죠?
여기서 점심을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데 맛집으로 알아둔 곳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대충 구경하다가 아무데나 들어가기로 합니다. 애초에 비에이 내에 맛집으로 알려진 곳은 비에이 자체가 음식점이 없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마을에 맛집이 3군데 = 마을 전체 음식점이 3군데 대충 이런 공식.

마을을 대충 둘러보다가 '다이마루(だいまる)'라고 하는 휴게소 음식점처럼 생긴 곳을 들어갔습니다. 비에이역에서 대략 걸어서 5~10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참고로 '준페이'가 유명하다곤 하는데 가이드 분 말로는 어차피 거기서 거기라고 하네요. 그럴 것 같긴 합니다.

도착하니 벌써 다른 분들이 많이 시켜서 파는 메뉴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작은 마을이니 그러려니 합니다. 남은 메뉴 중 골라서 택하니 돼지고기 스테이크? 같은 게 나옵니다.

돼지 목살로 느껴지는 스테이크와 옥수수 스프, 그리고 오른쪽에 포션처럼 생긴 건 비에이 명물인 '비에이 사이다'입니다. 이때까진 그냥 뽕따 맛 나는 특이한 음료수인 줄 알았습니다.
맛는 평범. 뭐 좋다 나쁘다를 논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그냥 그래요.
이렇게 밥을 먹고 나오니까 바로 맞은 편에 미니 눈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삿포로 눈축제의 강력한 대항마인가요

뭔가 다들 주민 분들이 손수 만든 것 같은 귀여운 눈조각들이 있습니다. 아니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엽잖아요. 별 거 없을 줄 알았던 비에이에서 만나는 소소한 볼거리.


그 중에서 제일 눈에 띄는 것은 당연히 얼음 미끄럼틀.
겉으로 보기엔 애들용인 것 같은데 옆에 무료로 빌려주는 포대자루 깔고 타면 속도가 예상보다 꽤 빠릅니다.
응? 그리고 앞에 눈더미가 있어서 누구든 눈에 한 번 박게 되어 있는 잔인한 시스템은 덤...



포대자루밖에 없는 이 아날로그틱함은 분명히 없는 추억인데 괜히 추억보정을 만들어줍니다. 참고로 진짜 꿀잼입니다. 혹시라도 겨울에 비에이 가시는 분들은 꼭 타보시길 추천. 삿포로에서 만든 돈범벅 눈썰매와 격이 다른 스릴을 보여줍니다.


밥도 대충 맛있게 먹고 상상 이상의 꿀잼 아이스코스터(?)도 타고 비에이를 이렇게 즐겁게 즐길 수 있을 줄이야. 비에이 최고. 나무 보는 것보다 이게 더 재밌는데?


결집시간이 다 되어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버스로 돌아갑니다. 만약 결집 시간 없었으면 백퍼 이것만 사람들 계속 타고 있었을 겁니다. 사람의 로망를 자극하는 얼음 미끄럼틀... 다시 탈 일은 없겠지? 아쉽

기가막힌 점심시간을 보내고 다시 새로운 목적지로 향합니다. 전에 올린 포스팅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아직 갈 곳이 3군데나 남았습니다. 하루에 9군데의 관광지를 도는 익스트림한 일정. 그것이 비에이 투어.
#2. 홋카이도 '비에이(美瑛)' 1일투어 - 눈만 보러 가는 투어. 스나가와 하이웨이 휴게소 슈크림, 크리스마스 트리 나무, 오야코 나무
날이 밝은 홋카이도에서의 2일차입니다. 빡쎈 일정을 잡아놓은 탓에 아침 일찍 일어났네요. 오늘은 삿포로 중부 내륙에 자리 잡은 '비에이'와 '후라노'라는 동네를 하루동안 투어하는 프로그램을 신청, 가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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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쭉 이어서 적겠습니다.
201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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