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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유적지 탐방

밤빛으로 물든 구중궁궐, 2020 하반기 창덕궁 달빛기행 거닐기

여행을 가면 시간이 없어 사실 하기 힘들 때가 많지만 꼭 추천하는 것이 있으니 같은 장소를 낮과 밤, 두 번에 걸쳐 가보라는 것. 수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낮, 밤 두 번을 즐겼지만 그 어떤 곳도 두 시간대에 같은 분위기와 느낌을 받았다고 생각한 곳이 없었습니다. 그만큼 공간 이상으로 빛과 시간은 기억에 강렬한 인상을 미친다는 거죠.

... 낭만적이고 오글거리게 썼는데 슬프게도 궁궐은 세계 어디를 가든 밤에 여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저녁 6시 넘어서까지 직원 분들을 혹사시켜가며(?) 여행객을 반겨줄 곳이 많지 않죠. 저도 다른 나라 궁궐 야경을 본 건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벨베데레 궁전'이 전부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덕수궁, 창경궁 야경을 그럭저럭 자유롭게 공개하고 있고 경복궁이랑 창덕궁은 이벤트처럼이라도 야간개장을 하고 있으니 나름대로 축복 받은 곳이긴 합니다. 게다가 접근성도 이렇게 뛰어날 수가 없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모두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곳에 궁궐들이 하나씩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죠.

그런 점에서 오늘은 1년에 단 두 번 여는 귀하디 귀한 창덕궁 야경을 볼 수 있는 투어 '창덕궁 달빛기행'을 가봤습니다.

 

 

올해로 11번째라고 합니다. 가격은 사진에 나와있듯이 무려 '3만원'. 아마 우리나라 각종 유적지 중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관람료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이 비싼 가격에도 치열한 예매 경쟁률을 뚫고 겨우겨우 창덕궁 달빛기행 첫 날 첫 시간대를 잡아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상 예전보다 규모가 매우 작아진 편이라 3년 전인 2017년보다 더 티켓 잡는 게 빡쎘습니다.

창덕궁의 정문 돈화문.

그래도 뚫었으니 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좀 이른 7시30분 시간대로 예매를 해서 아직 야경이라 하기에는 조금 애매모호한 풍경.

 

최근 코로나가 다시 수도권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그보다는 약간 전 날이긴 했지만, 그래도 코로나 시국인 만큼 코로나 방역 검진표도 작성하고 온도도 체크하는 등 꽤나 철저하게 관리하고 계셨습니다. 인원이 어림 잡아 40명이 채 안 되고 야외이긴 해도 집단감염의 위험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으니까요.

날씨가 어두우니 괜히 '킹덤' 같은 분위기. 킹덤 보니까 우리나라 궁궐이란 궁궐은 다 섞어놨던데 정전은 창덕궁 인정전을 썼으니 킹덤 최후의 장면을 찍은 곳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고싶게 생긴 마스크.

잠깐 코로나 초기에 인터넷에서 유명해졌던 궁궐 버전 코로나 마스크.

뭐야 멋있어....


근데 이게 처음 등장했을 때와 다르게 이제 30도를 능가하는 여름이라 많이 더워보입니다. 극한직업 수문장 존경합니다.

구경하다가 마지막으로 이어폰 점검을 끝내고 드디어 안으로 입성. 해설사 분께서 말씀해주시길 오늘은 궁궐에 초대받은 사신 컨셉이라고 합니다. 조선에 온 머나먼 대한민국 출신 사절단들.

문 열어라는 고동소리와 함께 드디어 입궐 시작.

(창덕궁 달빛기행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진선문'과 '금천교'.)

입궐하기 전에 창덕궁에 대해 아주 간략하게만 얘기를 하면

창덕궁은 1405년, 태종 때 조선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진 궁궐입니다. 멀쩡한 경복궁 놔두고 창덕궁을 추가로 지은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부분 국가들이 정궁 외에 별장처럼 지낼 수 있는 궁궐을 추가로 가지고 있었다는 점, '왕자의 난'이 벌어져 자기 손으로 동생들을 제거했던 경복궁이란 곳을 태종이 썩 좋아하지 않았다는 점 정도가 있겠습니다.

현재는 조선 5대 궁궐 중 옛 모습을 그나마 잘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궁궐 전체가 헐려나간 '경희궁', 창경원이란 유원지라 전락했던 '창경궁', 절반 이상이 날아간 '덕수궁', 조선총독부 및 청와대, 국립민속박물관 건립 등으로 원형이 크게 훼손된 '경복궁'에 비하면 매우 나은 편. 덕분에 조선 5대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3개의 세계유산 중 하나.

그래서인지 저도 궁궐 중에서는 덕수궁과 함께 창덕궁을 제일 좋아합니다. 걷기 좋고 다른 궁궐에는 없는 '후원(비원, 금원)'이 있는 게 제일 큰 이유. 창덕궁 와서 후원 안 보고 가면 후회합니다. 추가요금이 있더라도 꼭 가야하죠.

요 정도로 정리하고 이제 진선문 지나 창덕궁 안으로 들어갑니다.

달빛기행의 상징. 청사초롱.

창덕궁 달빛기행을 하면 일행 당 하나씩 나눠주는 청사초롱. 밤이 되면 꽤 어두워지는 터라 나눠주는 건데 흠... 사진을 자주 찍거나 손에 든 게 많다면 좀 불편하게 느껴지긴 합니다. 약간 거추장스럽긴 해요.

진선문을 지나면

왼쪽에 창덕궁의 정전 '인정전'으로 가는 인정문이 나옵니다.

야경이 아름다운 건 좋은데 첫 날, 첫 시간대라 그런지 기자 같이 보이는 분들이 바쁘게 사진을 찍고 다니느라 조금 정신이 없었습니다. 풍경을 찍는 건지 저희를 찍는 건지 흠...

어찌됐든 도착한 창덕궁 인정전.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에 비하면 살짝 작은 크기지만 아름다움만큼은 비할 데가 없습니다. 밤에 보면 적막한 궁궐 분위기가 더해져서 밝고 화사한 낮과는 다르게 구중궁궐이란 말이 절로 생각나는 비밀스럽고 어두운 궐내 정치를 보여주는 것만 같이 생겼습니다.

인정전 앞으로는 작은 등이 하나씩 빛나고 있는 구품석이 쭉 서 있습니다. 그럴 일은 아마 없었겠지만 밤에 대신들을 불러들였다면 이렇게 옆에 작은 등을 놓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인정전 앞으로 펼쳐진 구품석.

푸른 밤하늘과 함께.

 

화려하게 그지없는 인정전 내부. 저번 2017년 달빛기행 때도 느낀 거지만 인정전 내부는 확실히 낮보다 밤이 훨씬 아름답습니다. 예전에 봤던 영화 '광해'가 밤의 궁궐 내부를 정말 예쁘게 담았었는데 그 풍경에 제일 근접했다는 생각이 드는 곳.

인정문과 인정전.

 

창덕궁이든, 경복궁이든 우리나라 궁궐에는 사진 찍기 딱 좋은 포인트가 있는데

정전이 있는 공간 구석에서 찍으면 정면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분위기로 인정전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이 날은 90분이란 짧은 시간 내에 다 돌아봐야해서 여유롭게 인정전 주변을 돌아볼 시간이 없어 제대로 찍진 못했는데 낮에 오면 꼭 인정전 오른쪽, 왼쪽 구석에서 공간 전체를 담아보는 걸 추천합니다.

 

인정전 다음으로는 '희정당'으로 넘어가야 하지만 저는 설명은 딱히 안 했지만 인상적이었던 '선정전'을 보고 갔습니다.

'선정전'은 원래 왕이 실제 업무를 보던 '편전'이었다가 이후에는 왕실 장례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선정전 복도.

 

낮에 가도 독특하게 아름다운 곳인데 우리나라 궁궐 중 유일하게 청기와를 얹어 푸른색으로 빛나는 지붕을 볼 수 있기 때문. 밤에는 들어가진 않는지 설명없이 해설사 분께서는 지나가셨습니다.

그밖에 현재는 사라진 광해군의 초호화 궁궐 '인경궁'에서 옮겨온 유일한 궁궐이기도 합니다. 여길 보면 인경궁이 얼마나 화려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희정당은 시간이 없다며 직원 분께서 서두르라고 얘기하셔서 바로 후원 가기 전 마지막 목적지인 '낙선재'로 갑니다.

조선, 대한제국이 멸망한 후에도 창덕궁은 황실 후손들이 살았던 공간으로 계속 쓰였는데 그곳이 바로 이 '낙선재'. 조선의 마지막 옹주라 불리는 덕혜옹주가 박정희 정부 시절 한국으로 돌아온 후 돌아가실 때까지 살았던 곳입니다.

때문에 궁궐 안에 있는 곳이지만 '연경당'과 더불어 양반고택처럼 편안한 느낌이 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경복궁의 '건청궁'처럼 창덕궁이 다른 곳과는 아예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곳.

창살.

전체적인 낙선재.

독특한 창살.

 

창덕궁 달빛기행을 하면 늘 평소에는 잠겨있지만 공개하는 곳이 있는데 낙선재 뒷뜰인 '상량정' 일대. 해설사 분께서 항상 "달빛기행 오시는 분들에게만 공개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란 설명을 꼭 덧붙여 주십니다. 평소에는 잠겨있는 곳이라 오직 밤풍경만 볼 수 있는 곳.

상량정까지 오면 갑자기 드라마 브금처럼 대금 소리가 일대에 깔립니다.

오디오로 틀어준 브금이 아니라 진짜 상량정에서 대금을 라이브로 연주하시는 것.

평소에는 관람객들로 시끌시끌한 창덕궁도 달빛기행에서는 대금 소리만이 울리는 조용한 구중궁궐로 변신합니다. 드라마에서도 bgm 선택이 참 중요한데 진짜 달빛기행 최고의 감동포인트 중 하나.
(3만원이나 하는 이유가 있었어)

이렇게 낙선재까지 보고 나면 이제 창덕궁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후원'으로 들어갑니다.

후원으로 들어가면 나무나 전각을 비추는 조명 외에는 정말 아무 것도 없어서 아까 인정전 때랑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집니다.

마스크 쓴 기자 분들... 뭔가 귀신 같아

이때쯤 되면 왜 청사초롱을 나눠줬는지 그래도 이해가 좀 갑니다. 이 날 구름도 좀 껴서 달빛에 의존하기도 어려웠던 날.

청사초롱에 모든 걸 맡기도 어둠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면

후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으로 손꼽히는 부용지 일대가 나옵니다.

정조가 정말 심혈을 기울여 모든 예쁜 건 다 때려박았다는 느낌이 드는 공간. 후원에서 아마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저는 늘 부용지 일대를 꼽습니다.

네모난 연못 중간에 동그란 섬이 떠 있고 앞에는 국립중앙도서관 같은 존재인 '규장각' 주합루가 있고 맞은 편에는 연못에 발만 담그고 있는 부용정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좀 좁아보이긴 해도 뱃놀이도 하고 시를 써서 못 쓴 사람은 섬에 유배를 보내는 신개념 술게임(?)도 벌이는 등 왕실의 휴식처이자 배움의 장과도 같았던 곳.

처음에는 많이 어두웠는데 조명 키니까 낫습니다.

어두울 땐 잘 몰랐는데 연잎이 연못을 완전히 점령했습니다. 물이 안 보여,,,,

부용정 오른쪽에는 '영화당'이란 곳도 있습니다. 오래 전 여기서 특별 과거시험을 치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아, 물론 시험 치는 사람들은 땅바닥에서 치고 왕이 그걸 여기에서 감상하는 형태.

아까 상량정처럼 여기서도 특별 거문고 연주가 시작됩니다.

진짜 단순한 야간개장이 아닌 '달빛기행'이란 말이 어울리는 거문고 연주.

90분이란 좀 타이트한 기행 일정에서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곳이라 꼭 거문고 연주를 듣는 것 외에도 사람들이 주합루 근처에도 가보고 부용지 근처에서 아까 못 찍은 인증샷도 남기는 등 시간을 보냅니다. 낮의 후원 투어 때도 마찬가지인데 화장실도 여기가 마지막이라 항상 여유시간을 많이 주는 편이더라고요.

가까이서 본 주합루.

숙종의 사정기비각

 

주합루는 정말 건물 자체도 시원시원하게 멋있지만 들어가는 입구와 담장까지도 세심하게 신경 써서 만들어 어디 하나 모자란 게 없는 최강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황금장식 같은 걸 써서 겉멋이 잔뜩 든 화려함은 아니지만 검소함을 중시한 조선에서 가장 힘을 줘서 쥐어 짜낸 소박한 화려함이 무엇인지 가장 잘 정의하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주합루는 정말 안쪽으로 꼭 들어가보고 싶은데 그럴 기회가 있을까...?

마지막으로 영화당 한 번 더 보고 다음 장소인 애련정으로 이동.

영화당.

 

애련정 가는 길.

어두운 와중에 유일한 희망인 청사초롱.

 

애련정을 보려면 '불로문'이란 돌문을 지나야 합니다.

창덕궁의 또다른 상징인 불로문.

 

여기야 뭐... 이제는 워낙 유명해진 곳이라 자세한 이야기는 패스.

조용히 불을 밝힌 의두합.

대신 조명조차 조용히 밝힌 '의두합'을 보겠습니다.

효명세자의 공부방으로 쓰였던 곳인데 다른 곳과 다르게 책을 읽을 것 같은 방 안에만 조용히 호롱불이 빛나게 해놓아 정말로 효명세자가 공부를 하고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20명 넘게 우루루 몰려다녔으니 효명세자 공부하는데 방해됐을 듯.)

의두합 맞은 편에는 연경당 가기 전 마지막 달빛기행 목적지인 애련지와 '애련정'이 보입니다.

정자가 많은 후원 내에서도 유독 귀엽다는 생각이 드는 작은 애련정. 귀염뽀짝(?)

여기서도 공연이 있었는데 바로

판소리.

아까의 대금, 거문고 공연과 다르게 애련지를 사이에 두고 멀찍이서 온 창덕궁에 울려 퍼지는 목소리로 판소리 공연을 열창해 주셨습니다.

다른 공연에 비해 노래를 부르듯 하는 건 여기가 유일해서 그런지 기억에 특히 많이 남았던 곳. 눈으로 보면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어서 오직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듯한 애련정만 쳐다본 채 귀로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어 더더욱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이제 창덕궁 달빛기행을 마무리할 장소인 '연경당'으로 갑니다.

'연경당'은 낙선재와 더불어 사대부 집안의 고택이 생각나는 공간입니다. 왕실의 누가 사대부 생활을 체험하기 위해 세운지는 분명하지 않은데 창덕궁 후원에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효명세자'나 '순조' 둘 중 한 명인 건 확실.

창덕궁이 유독 경복궁에 비해 편안하게 느껴지게 하는 이유 중 하나로 보입니다.

여기서 마지막 공연이 있을 예정이라 시원한 아메리카노랑 대추차를 한 잔 씩 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커피 싫어서 대추차 택했는데 달달합니다. 대추차 최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한 공연장. 방석이 근데 너무 호화스럽다...

연경당은 원래 세울 때도 연회 목적이 들어가 있어서 공연을 해야 그 진가가 되살아나는 곳. 달빛기행에서만 이것도 느낄 수 있는 특권이라 할 수 있겠네요.

3년 전인 2017년에 왔을 때는 효명세자가 정리한 궁중 춤을 공연으로 보여줬었습니다. 이게 기억에 좀 강렬하게 남았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게 나올지 궁금.

화려한 조명이 꺼지고

그림자 놀이

 

창호지에 세자의 어린 성장기를 담은 듯한 그림자 놀이가 펼쳐집니다. 다른 곳에서 본 미디어파사드랑은 완전히 다른,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공연.

그림자극이 끝난 후 바로 이어지는 부채춤.

연경당 부채춤.

 

조금은 익숙한 부채춤이지만 연경당에서 보니 새로운 느낌입니다. 뒤에 창호지에 비치는 부채춤 그림자와 라이브로 이번에도 관혁악단처럼 연주해주시는 전통 현악기들의 조합이 매우 좋았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효명세자에 대한 얘기를 창덕궁 달빛기행에서 자주 얘기하는 만큼 부채춤보다는 효명세자의 궁중무용 공연이 좀 더 인상깊긴 했습니다. 아마 부채춤과 다르게 전에 다른 곳에서 보지못했던 공연이라 더더욱 그랬던 것 같기도 해요.

 

창덕궁 연경당 부채춤.

이렇게 보면 대략 90분 정도 걸렸던 창덕궁 달빛기행 끝.

달빛기행의 상징, 기념품.

달빛기행이 끝나면 꼭 기념품을 나눠주는데 저번 2017년에는 창덕궁 전각의 창살 모양으로 만든 금색 책갈피 세트였으나 이번에는 창덕궁 모양 파우치와 엽서, 그리고 예쁜 비누가 들어있었습니다.

2020 창덕궁 달빛기행 기념품.

비누보다 상자가 더 예쁜 것 같은 건 기분 탓?

 

기념품까지 받고 이제 다시 돈화문으로.

마찬가지로 어두운 돌아가는 길.

밖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현대문물들.

 

돌아가는 길이 아쉬워 마지막으로 규장각, 인정전 야경을 멀리서나마 보고 돌아갑니다.

궐 내 규장각.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인정전.

이제 밖으로

완전히 어두워진 돈화문.

 

창덕궁 달빛기행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두 번이나 왔지만 아쉬움이 늘 큽니다. 좀 더 있었으면, 좀 더 둘러봤으면, 사진 더 많이 찍었으면...

이번에는 90분이란 시간이 좀 촉박해서 그런지 많이 바쁘게 움직였다는 생각도 같이 들었습니다. 조금만 더 여유롭게 둘러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돌아다니는 내내 머리 속을 멤돌더군요. 코로나 상황도 있고 첫 날 처음이라 그런지 좀 타이트하게 운영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거의 설명이 끝나면 정말 빠르게 이동하시고 옆에 계신 직원 분들도 재촉을 해주셔서 공연 때 빼고는 여유를 느끼기 힘들었다는 게 아마 제일 아쉬운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30분만 딱 더 늘려주시지)

그래도 곳곳에서 창덕궁이 밤에 얼마나 더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지 공들인 티가 너무나 많이 났고 무엇보다 창덕궁을 밤에 볼 수 있다는 그 매리트 하나로도 3만원이 아깝지 않은 기행이었다고 생각. 코로나 시국에 장마시즌까지 좀 겹쳐서 솔직히 못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 봤다는 것만으로도 천운이라 생각하고 만족해야겠습니다.ㅎ

이상, 창덕궁 달빛기행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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