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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 여행/오타루 小樽

#3. 홋카이도 여행코스 '오타루 운하' - 사진빨 하나는 잘 받는 오타루 야경명소 추천

홋카이도 여행 3일차. 오타루입니다.

 

저번 편에서 가볍게 설명하긴 했지만 오타루는 과거에는 나름 인구도 많고 홋카이도에서 삿포로 다음으로 잘나가는 큰 도시였지만 지금은 인구도 많이 줄고 제2의 도시라는 타이틀도 옛말. 그저 운치 있는 소도시입니다. 그래도 일본까지 왔는데 바다를 보고싶다!라는 선택지에서 삿포로를 기점으로 할 때 보통 가게되는 코스. 물론 더 멀리 가고싶다면 '하코다테'라는 선택지가 있지만서도.

오타루에서 특히 유명한 건 바로

운하

바다가 나오기 전 항구의 운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뚫은 작은 운하가 아주 멋있는 곳입니다. 그 외에도 오르골당, 카이센동 같은 음식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슬프게도 운하 빼고는 다 경험해보지 못했네요.

 

오타루역에서 구 테미야선 기찻길을 거쳐 대략 10분 정도 걸어가니 운하가 나옵니다. 운하 쪽에 가니 아까까진 거의 한산해서 관광객이 있나 싶을 정도의 분위기였는데 제법 시끌벅적해집니다.

 

오타루 운하.

일직선으로 쭉 뻗은 운하인데 기대를 많이 안 하고 가서인지 생각보다 꽤 운치가 있었습니다. 운하 한쪽에 파란 불을 켜놨는데 소소하게 예쁩니다.

쭉 뻗은 운하.

운하 밑에 난 길을 따라 쭉 걸어봅니다. 가는 길에 버스킹을 하는 사람도 있어서 제법 밤거리를 걷는 것 같은 운치가 정말 괜찮습니다. 그렇지만 음... 생각보다 좀 짧다는 느낌도 들고 나쁘게 말하면 허접한? 느낌. 상트페테르부르크나 암스테르담 급은 아니더라도 운하 근처로 잘 꾸며져 있어서 낮이나 밤이나 볼거리가 풍부한 송도나 포항과 다르게 좀 빈약하다는 인상이 강하게 받습니다. 옛날에 다녀온 가오슝이 한 편으로는 생각나기도 합니다.

거대한 고드름과 함께 이어지는 운하.
과거에는 번성했던 오타루 항구.

어찌보면 초창기에는 하코다테에 이어 홋카이도에서 2번째로 큰 대도시였지만 지금은 작은 지방 소도시로 몰락한 오타루의 현실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는 생각도 한 편으로는 듭니다.

 

근데 의외로 둘러볼 당시에는 참 별 거 없네라는 기분이 강했는데 막상 다 보고 사진을 확인해보니 진짜 예쁘게 나옵니다. 저번에 어디지? 비에이에 있던 여러 관광지처럼 특이하게 실물보다 사진빨이 더 예쁜 관광지. 블로그에 올리기 좋은 거라고 받아들여야 하나?

사진빨은 매우 좋음.

그렇게 쭉 둘러보고 있다가 그래도 오타루까지 왔으니 바다는 보고 가자라는 심정으로 내친김에 운하 뒤에 있는 항구까지 걸어가봅니다. 여기는 관광지가 아닌 진짜 항구라 그런지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아까 운하는 뭔가 낭만적이고 부드러운 분위기였다면 여긴 무슨 '신세계'나 '황해' 같은데 나올 법한 느와르 분위기,,,,

무슨 밀항할 것 같은 분위기의 항구.

 

진짜 느와르 물 같아. 여기 뭐야 무서워.

바다는 진짜 하늘 만큼이나 캄캄하고 그 위에 배 두 대만 마치 밀항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 마냥 정박해 있습니다. 사진으로 찍으니까 분위기가 꽤 사는데 흑백으로 찍으면 더 멋질 것 같다는 뭐, 그런 생각도 드는 곳이었습니다.

 

암튼, 사람도 너무 없고 항구 근처는 원래 치안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니 다시 운하 쪽으로 돌아갑니다.

 

다시 운하로 돌아가는데 가는 길에도 소소한 볼거리는 있더군요.

눈밭에 누가 하트를 그려놨습니다. 그것도 엄청 크게, 하트에 화살도 하나 박아놓고.

처음에는 뭐지 싶다가 멀리서 보니까 알겠더군요. 누군가가 눈밭에서 프로포즈라도 했나봅니다. 하트 중간에 뜬금없는 선이 그어져 있는 걸로 봐서는 실패했는 듯합니다. 저런...

(저거 눈 올 때까진 안 녹을테니까 수치플일듯)

누군가의 프러포즈

그리고 다시 운하로 돌아오니 진짜 기가 막히게 잘 만든 올라프 눈사람이 있습니다. 갔을 땐 겨울왕국 유행이 좀 식었을 때인데 올릴 땐 다시 불타오르는 시점이 돼버렸습니다. 오우 선견지명...

뭐야 잘 만들었어...

이렇게 오타루 운하 관광은 끝. 사실상 오타루에서의 관광이 끝났다고 봐야할 듯. 생각보다 참 볼 거 없는 동네였습니다. 역시 효토축제를 갔어야 했는데...

 

이렇게 여행을 마무리하고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삿포로 이외의 지역에서 저녁 먹는 건 생각해보니 처음입니다.

 

이상! 오타루 운하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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