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날이 밝은 도쿄여행 5일차입니다.
금새 4일이라는 시간이 도쿄에서 흘러갔습니다. 아직 도쿄는 다 보지도 못했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는 게 아쉽습니다.
이번에는 아침에 도쿄가 아닌 도쿄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미타카'라는 도시로 향합니다. 도쿄도 내에 있는 도쿄의 위성도시 중 하나. 가는 길이 도쿄에서는 좀 편한데 제가 머물렀던 친구 집인 니시토쿄에서는 약간 좋지 않아서 가는데 시간을 많이 허비했습니다.
이번 목적지인 '지브리 미술관'으로 가려면 주오선 등이 지나는 '미타카역'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야 합니다. 사실 1.2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걸어서도 못 갈 거리는 아니지만 어제의 피로감이 워낙 크기도 해서... 그리고 버스가 은근히 귀엽습니다.
버스 타고는 진짜 몇 분 안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근데 타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일찍 안 타면 앉아 가기는 힘들 것 같아요. 그렇게 도착한
'미타카 의 숲 지브리 미술관(三鷹の森ジブリ美術館)'
지브리 미술관은 도쿄도에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관광하는 도쿄도 23구가 아닌, 앞서 말했듯이 '미타카시'라는 근교도시에 위치해 있습니다. 때문에 '신주쿠역' 기준으로 지하철 타고 대략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어요. 즉, 왕복 최소 1시간이니까 일정에 여유를 두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면 공원과 함께 지브리 미술관 입구가 보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지만 당연히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에 대한 미술관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중심으로 1980년대부터 2010년대 '추억의 마니'까지 수많은 작품을 만든,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입니다.
우리나라도 아마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대표적으로
"이웃집 토토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모노노케히메"
"천공의 섬 라퓨타"
같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붉은 돼지', '마녀 배달부 키키', '바람이 분다', '벼랑 위의 포뇨' 등등 대충 생각나는 것만 얘기해도 정말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팬이기도 하고 어렸을 때 제일 처음으로 본 영화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라 더더욱 애착이 갑니다. 그래서 진짜 꼭 와보고 싶었던 곳.
참고로 지브리 미술관은 무조건 사전예약을 하는 걸 추천합니다. 그냥 예약 없이 가면 표가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저희도 거의 한 달 전 쯤 넉넉하게 잡고 예매해둔 것 같습니다. 가격은 1,000엔. 사실 막 싼 가격은 아니긴 합니다.
입구로 들어가면 지하로 내려가서 본관으로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가는 길도 진짜 예쁜데 사실... 지브리 미술관에는 가장 큰 단점이 있으니
내부 사진촬영이 안 됩니다.
진짜 곳곳에 직원 분이 계셔서 조금이라도 찍으려는 기미가 보이면 사진은 안 된다고 꼬박꼬박 설명해 주십니다. 내부가 진짜진짜 아기자기하고 예쁜데 사진이 안 된다니. 너무 슬픕니다.
내부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제작되는 과정이나 각 작품의 장면 등이 쭉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실 지브리 작품에 관심이 없더라도 아기자기한 디자인에 눈이 갈 것 같은 분위기. 진짜 지브리 세계를 작게 축소해놓은 느낌? 저는 정말로 좋았습니다.
그나마 건진 사진은 화장실에 있던 창문.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라퓨타에 나오는 모습입니다.
사진 촬영을 엄격히 금지하는 지브리 미술관 내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딱 한 군데 있으니 바로 옥상정원. 3층으로 가서 밖으로 나오면 옥상정원으로 이어지는 나선형 계단이 나옵니다. 아마 저도 마찬가지지만 블로그에 올라오는 지브리 미술관 사진은 다 여기서 찍은 걸 겁니다.
옥상정원으로 가는 계단 타고 올라가면 꽤 큰 옥상정원과 함께 지브리 미술관의 상징! 라퓨타의 거신병이 나옵니다.
지브리 미술관 내에서 사진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 그런지 포토스팟으로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습니다. 근데 이거 생각보다 퀄리티가 좋습니다? 역시 지브리...
거신병 반대편에도 정원이 쭉 이어집니다. 아기자기하고 진짜 숲처럼 꾸며져 있어 둘러보기 좋아요. 저번 도쿄 디즈니랜드 때도 생각했지만 이런 테마파크 같은 곳의 디테일이 정말 일본은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 밑으로 내려와서 좀 더 구경한 후 마지막으로 지브리 미술관에서만 상영하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보러 갑니다.
입장권은 처음에 지브리 미술관 들어갈 때 같이 나눠줍니다. 잊어먹지 말고 꼭 챙겨두기를.
이게 단편영화 볼 수 있는 티켓입니다. 사람마다 디자인이 다른데 저는 '게드전기'입니다. 하필 안 본 거... (근데 게드전기는 지브리 스튜디오 흑역사 아닌가??)
단편영화 제목은 '털벌레 보로'라는 작품인데 오직 지브리 미술관에서만 상영한다고 합니다.
사실 '스튜디오 지브리'는 2015년 이후 제작부분을 해체해서 더 이상 애니메이션을 만들지 않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2012년 '바람이 분다'라는 작품을 마지막으로 은퇴하셨습니다. 그 이후에 약 30년 전 구상해뒀던 시나리오를 가지고 10여 명 정도 소규모 인원을 데리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인데 요즘 새 작품 또 만들고 계신 듯. 진짜 이제 좀 연세가 있으신데 일해도 괜찮으신가...)
단편영화는 20분? 정도 되었던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음... 기괴합니다. 스토리는 별 거 없는 벌레의 일상인데 진짜 기괴해요. 벌레가 움직이는 소리를 전부 성우가 내는데 이게 진짜 이상합니다.
암튼, 보고 나면 기묘한 기분만 남습니다. 진짜 기묘해요. '이웃집 토토로'에 나오는 마쿠로쿠로스케 부분만 모아서 길게 늘려놓으면 느낌이 비슷하지 않을까.. 뭐 암튼 그런 느낌입니다.
아, 단편영화는 좌석이 한정되어 있는 만큼 상영 20분 전에 가야 앉을 수 있습니다. 미리 미리 가서 줄 서 있읍시다.
이렇게 대략 3시간 정도 보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좋아서 좀 더 오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굿즈도 거의 2만원어치나 사고! (내 지갑을 털어가는 지브리)
사실 도쿄 중심부에서 떨어져 있긴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디즈니랜드도 멀리 있는 건 똑같긴 합니다. 지브리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시간을 내서 오더라도 충분히 만족하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상! 지브리 미술관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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