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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여행/도쿄 東京

#5. 도쿄 여행코스 '메이지 신궁(明治神宮)' 방문 후기. 도쿄 최대의 신사, 신사보다 숲이 더 인상적인 곳.

도쿄여행 5일차입니다.

 

오늘은 뭔가 일정 자체는 많이 없는데 이동시간이 길어서 유독 오래 걸리는 느낌. 아마 첫 날을 빼면 3개 이내로 포스팅을 끝낼 유일한 날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타카에 있는 지브리 미술관을 본 후 신주쿠에 들러 간단하게 점심을 먹습니다. 딱히 뭘 먹을까 고민이 없어서 그냥 길 가다가 있는 저렴해 보이는 우동집으로 결정. 저번에도 그렇고 어째 일본 아재 체험을 자꾸 나서서 하는 기분입니다.

아재맛 우동

생계란이 들어간 독특한 튀김우동이었는데 맛있었습니다. 일본은 저렴하면서 뭔가 적당한? 국밥스러운 음식이 많아서 여행을 더 즐겁게 해주는 듯.

 

아, 그리고 밥먹고 돌아가는 길에 전광판에 김정은 나오던데 해외에서 굳이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을 맞이합니다. 일본에서도 늘 메인뉴스를 장식해주는 우리의 북괴.

아니 정은이가 왜?

 

이렇게 점심을 간단하게 해결하고 오늘 두 번째로 향한 곳은

 

'메이지 신궁(明治神宮)'

 

메이지신궁의 입구인 거대한 나무 도리이.

메이지신궁은 1920년 일본 '메이지 천황'을 모시기 위해 만들어진 신사입니다.

 

굉장히 크고 일본을 대표하는 신사답지 않게 100년이 안 되었다는 건 좀 특이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메이지 천황은 '메이지 유신'을 통해 일본이 근대국가로 바뀌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즉, 일본에 서구 열강 수준의 제국주의 국가로 발전함에 있어서 기반을 닦은 인물이라 많은 일본인들이 존경하고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메이지 천황을 모시는 신사가 곳곳에 있을 정도.

다만, 우리나라 사람 입장에서는 1910년 일본에 강제병합되는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인물이기도 해서 마냥 좋게 보기만은 힘들긴 합니다. 물론 메이지 천황이 주도했다기 보다는 그 밑의 측근들이 거의 다 하긴 했지만서도.

 

그리고 일본에서 메이지 천황 때 주도적으로 일어난 산업혁명의 유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켰는데 그 중에 1940년대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을 강제노역시킨 '하시마 섬(군함도)' 등이 포함되어 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메이지 시대의 영광은 가져가려 하면서 침략의 역사는 묻어가려는 일본의 태도가 참... 서구열강들이 대체로 그런 분위기이긴 하지만 일본은 바로 옆에 침략의 피해국이 있는데도 뻔뻔하다는 생각이 늘 듭니다.

안으로 들어가는 길.

어쩌다보니 역사적 열변(?)을 글에도 토한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쨌든, 일본에서는 존경을 매우 많이 받는 근대화의 주역인 만큼 이렇게 신사도 매우 거대합니다. 참고로 여기 다음으로 제가 다녀온 삿포로의 '홋카이도 신궁' 역시 메이지 천황을 모시는 신사로 홋카이도에서 가장 크기도 했습니다. 약간 홋카이도 신궁이 메이지 신궁의 분점(?) 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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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홋카이도 여행 삿포로 '홋카이도 신궁(北海道神宮)' 여행 - 일제강점기, 조선신궁의 모델이 된 역사의 한 편 + 삿포로 마루야마 공원 설경

하코다테를 보고 나니 드디어 홋카이도에서의 마지막 날인 5일차가 밝았습니다. 이제 홋카이도의 밤도 끝입니다. 어제 좀 마지막 날이라고 열심히 놀려고 했으나 체력이 망해서 결국 그냥 잤네요. 이 짓은 여행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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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 신궁의 도리이를 지나면 진짜 울창한 숲길이 쭉 이어집니다. 도심 한복판인데 이런 숲이 있나? 하고 놀랄 정도로 커요. 이런 점도 홋카이도 신궁이랑 비슷합니다.

거대한 숲길.

가다보면 술통이 늘어서 있는 구간이 나오는데 일본 각지에서 메이지 신궁에 기부한 술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맞은 편에는 심지어 와인도 있습니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 와인이라고 하는데 메이지 천황을 추모하면서 역시 일본에 보냈다고 합니다. 이렇게 모아놓으니 상당히 장관입니다.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
일본 각 지방의 술통.

참고로 안에는 술은 없다고 친구가 얘기합니다. 다 나눠 마셨나?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좀 더 지나면 두 번째 도리이가 나오고 이어서 메이지신궁 본 건물이 멀리 보입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특별히 어디 딴 데로 새지 않고도 거의 10분이 걸렸습니다. 넓긴 넓습니다.

두 번째 도리이.

언제나 그렇듯 신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손을 씻는 곳인 '조즈야(혹은 데미즈야)'가 있습니다. 조즈야에서 손을 씻는 순서는 홋카이도 신궁 편에서 다뤘지만 한 번 더 얘기하면

바가지로 먼저 왼손을 씻고 그 다음에 오른손을 씻습니다. (그냥 물 퍼서 손에 흘려주시면 됩니다.)

이어 왼손에 물을 받아 입에 머금은 후 입을 헹구고

다시 왼손 씻고 바가지 부분이 위로 향하게 들어 바가지 손잡이 부분까지 씻으면 끝.

참고로 입에 머금기 좀 그렇다 싶으면 그냥 입에 대는 시늉만 하고 흘려보내도 괜찮다고 합니다. 저도 머금기 좀 그래서 신사 가면 대부분 그렇게 했습니다.

본격적인 메이지신궁 본당.
입구에 늘 있는 조즈야.
겨울이지만 도쿄 자체가 서울보다 덜 추워서 손 씻어도 그럭저럭 견딜만했습니다.

조즈야에서 손 씻고 다시 도리이를 지나면 남신문이 나옵니다. 여기가 진짜 본당 들어가기 직전 입구. 일본은 근데 신사의 지붕이 다른 절이나 우리나라 기와집과 달라서 특이한 것 같습니다. 신사는 거의 대부분 이렇게 만들더라고요.

메이지신궁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남신문.

남신문을 지나면 드디어 메이지신궁의 본당이 보입니다.

본당과 거대한 나무.

규모가 꽤 크긴 하지만 지금까지 거쳐온 길을 생각하면 의외로 소박하다? 라는 생각도 듭니다. 뒤로 건물이 더 있는데 여기는 500엔을 추가로 내고 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생략. 사실 좀 이 날 이동거리가 길어서 그런지 좀 지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건물보다 옆에 서 있는 거대한 나무가 더 신기했습니다. 얼마나 키운 겨

가까이서 본 모습. 일본 천황가 문장이 문에 달려 있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동신문을 빠져나오면 오미쿠지를 파는 곳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고 있길래 저도 몇 개 샀습니다. 나름 행운의 부적입니다. 공부, 재물, 연애 등등 각종 분야부터 종합 행운부적까지 있으니 취향 껏 고르면 될 듯. 

(종합부적은 뭔가 종합 비타민 같은 느낌)

오미쿠지 파는 곳.

이렇게 보고 신궁 밖으로 나옵니다. 나오는 길 역시 왔던 길 되돌아가는 것인 만큼 상당히 깁니다.

돌아가는 길.

이렇게 메이지신궁도 다 둘러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2시간 이상 넉넉하게 잡고 둘러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신사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딱히 안 가도 별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도쿄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만큼 저는 가보는 걸 추천. 도심 속 공원 같다는 느낌도 들어서 좋았습니다..

이상! 메이지신궁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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