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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행/모스크바 Москва

[모스크바 여행] 모스크바 게스트하우스 '랜드마크 시티 호스텔' 후기 : 1박에 8,000원도 안 하는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 DAY.1

모스크바 여행 1일차.

 

숙소에 도착하니 바빴던 유럽 여행 첫 날도 끝이 나네요. 오늘 하루 동안

11995보 정도 걸었습니다. 사실 비행기에서 내리고 바로 기차 타고 숙소로 가느라 여행 전체에서는 그렇게 많이 안 걸은 편입니다. 근데도 지치네요. 어후

 


유럽여행의 첫 숙소. 아주 중요하죠.

 

돈없는 여행자에겐 숙박에 대한 선택지가 사실 별로 없습니다. 솔직히 아고다 사이트 켜고 그냥 제일 싼데 잡는 것 같아요. 빈대 없는 후기 있는 곳으로. 첫 숙박지인 러시아 모스크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중시한 조건은 저렴하고 빈대가 나오지 않을 것. 솔직히 두 가지만 충족하면 됩니다. 그러면서 되도록이면 시내 중간, 교통의 요충지에 있어 교통비가 많이 나오지 않을 것.

 

이런 조건에 부합한 모스크바의 게스트하우스, '랜드마크 시티 호스텔'입니다.

 

랜드마크 시티 호스텔

Landmark City

 

아르바트 거리 한복판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입니다.

 

러시아는 물가가 저렴한 만큼 유럽 국가 중에서는 그래도 숙박비라든지, 식비라든지 좀 저렴한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아껴놓아서 비싼 서유럽의 물가에 미리미리 대비하는 게 좋아요.

 

그런 의미에서 잡은 곳. 첫 숙소가 나쁘면 여행 전체의 기분이 안 좋을까봐 좀 조심스러웠는데 그래도 아고다 평점 7점대면 나쁘진 않고 위치도 괜찮아서 선택.

 

지하철역인 '스몰렌스카야역'에서 대략 500m 정도 떨어져 있어 다른데 가기 편리하고 모스크바 전체에서도 꽤 유명한 관광지인 아르바트 거리 한복판, 그리고 크렘린궁 등과도 거리가 가까운 편입니다. 접근성 하나만큼은 여길 이길만한 곳이 많지 않을 듯.

 

대신 찾기가 좀 힘든데... 지도에 나와있는 곳을 따라 가다보면

암만 봐도 닫혀서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이 생긴 철문이 보입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밀어서 들어가면 됩니다.

유럽은 대체 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밖으로는 도저히 게스트하우스가 있을 것 같이 생기지 않은 곳들이 많아서 헤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아늑한 공간이 나오고

왼쪽을 보면 이렇게 랜드마크시티 호스텔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옵니다. 아니 무슨 밀매하는 곳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입구가 조심스러워?

 

하여튼 접근성은 좋은데 정작 들어가는 게 쉽지 않은 기이한 구조.


내부로 들어가면 작은 로비가 있습니다. 다행히 직원 분은 영어를 할 줄 아셔서 그럭저럭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총 2층 구조. 제 방은 2층.

1층에는 방보다는 공용공간이 많은데 이렇게

세탁기와

샤워실이 있습니다.

 

근데 문제가 있으니 세탁기가 전체에 1대 뿐인 건 그렇다치겠으나

 

샤워시설이 1, 2층을 통틀어서 딱 1개밖에 없는 말도 안되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아니 네?????? 화장실도 물론 달랑 2개밖에 없습니다. 여기 지내는 사람이 방 다 합치면 적어도 10명은 넘어가는 것 같은데 샤워부스가 하나라뇨... 이게 어떻게 된 겨 대체

 

암튼, 첫 인상이 충격적인데 일단 방으로 안내 받았습니다.

 

근데 방은 음...

왜 1인실???

 

저는 게스트하우스로 예약을 했고 예약 당시에도 분명 다인실로 달라고 한 것 같은데 뜬금없이 1인실로 업그레이드 되어 왔습니다. 뭐지 이건 또?

대신 침대 하나 겨우 들어가는 고시원 크기의 1인실입니다. 강제로 옛날 고시원에서 살았던 추억을 되살려 주네요. 생각하고싶지 않은 기억인데.

 

1인실 주는 것 자체는 그렇게 나쁘지 않아서 딱히 항의는 하지 않았으나

 

에어컨은 당연히 없고 라디에이터마저 켜지지 않습니다.

 

음?????? 에어컨 없는 거야 유럽 숙소 특징이니 그럭저럭 넘어가는데 추운 밤을 보낼 라디에이터가 없는 건 좀 심각한 사안.

 

그래서 직원 분께

 

"라디에이터 고장났는데 어떡하죠?"

 

직원: "음... 어쩔 수 없네요. 대신 담요 한 장 더 드릴게요."

 

(잠시후)

 

직원: "엄.... 죄송해요. 남은 담요도 없네요."

 

저: "그럼 어쩌죠"

 

직원: "죄송해요. 해드릴 게 없네요.ㅠ"

 

.....

 

결국, 스위스 갈 때 입으려고 챙긴 경량패딩을 이중담요 삼아서 덮고 잤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날씨가 엄청 춥진 않아 감기는 걸리지 않았지만 좀만 더 늦게 왔어도 무슨 소공녀마냥 다락방에서 떠는 신세가 될 뻔 했네요.

방 자체가 무지막지하게 좁은 건 덤. 안에서 뭐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이거 진짜 숙박용으로 만든 방 맞아?

그 와중에 쓸데없이 금고는 있습니다. 아니 방문은 그냥 열쇠로 걸어잠구는 허술한 거면서 이런 거 있어서 뭐한다고...

 

전반적으로 당혹감 그 자체였던 게스트하우스. 1인실을 준 것 까진 좋았는데 러시아에도 고시원이 있다는 걸 알려준 것도 모자라 뭐 되는 게 없어서 날씨가 조금이라도 추웠으면 덜덜 떨면서 잤어야 했을 겁니다. 이게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그 와중에 방 바로 옆에는 공용 탁자가 있어서 수시로 누가 음악 듣거나 필기하느라 방 바로 앞에 앉아있어서 신경 쓰인 건 덤. 이럴 거면 차라리 다인실이 낫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1인실 준 건 좋은 거니 감지덕지 썼습니다.

 

싼 게하가 싼 게하했다는 게 결론.


그래도 접근성 하나는 좋은 게 일단 아르바트 거리가 바로 앞에 있습니다.

'무무'라고 불리는 모스크바의 김밥천국 같은 식당도 있고 쉑쉑버거나 맥도날드 등도 가까이에 있어서 끼니 때우기도 좋은 곳.

밤 10시 넘게 운영하는 작은 슈퍼마켓도 있습니다. 과일부터 라면, 음료수, 빵 등등 대충 먹을만한 건 다 갖추고 있어서 나쁘진 않았어요.

기타 시설로는 부엌이 있습니다.

이렇게 생겼는데 나름대로 요리해먹기는 괜찮진... 않고 간단한 라면 물 데우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정수기도 한 대 있었습니다. 저 자랑스러운 태극기 마크를 믿고 열심히 마셨습니다. 팔도 도시락 라면과 한국 정수기 물로 버티는 모스크바 여행.

 


이쯤되면 가격이 궁금하실 것 같은데 제가 갔을 땐 2박 기준 15,810원, 1박에 대략 7,900원 정도입니다.

 

그렇습니다. 가격과 위치가 전부 다 한 곳. 아무리 러시아 물가가 싸다곤 하지만 1박에 1만원 이하의 게스트하우스가 이렇게 시내에 있기라고는 좀 드문 경우이긴 합니다. 지나고 나니 20개 가까이 지냈던 숙박 중 1박 가격은 제일 저렴했던 곳. 그냥 제일 싸서 문제가 여러모로 있었다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넘어갈만한 것 같기도 합니다.

 

충격적인 시설이 있긴 했어도 지나고 나니 이보다 더 심각하면서 가격은 비싼 게스트하우스도 많이 만났기에 다시 보니 선녀같다? 같은 존재.

 

결론을 내리면 저같이 숙박 시설 그런 거 안 따지고 그냥 싸면서 접근성이 좋은 곳을 찾는 분들에게 추천. 빈대도 나오지 않은 걸로 보아 위생도 그럭저럭 나쁘진 않습니다. 진짜 돈없는 1인여행객에게만 조심스럽게 추천 가능.

 

이상, 모스크바 랜드마크 시티 호스텔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