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2일차이자 모스크바 여행 2일차입니다.
어제는 저녁에 도착해서 아르바트 거리 하나만 딱 봤네요. 이제 진짜 유럽여행 관광 시작입니다. 거지같은 숙소에서 조금이라도 덜 있기 위해 아침 일찍 나섭니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게 해주는 랜드마크 시티 호스텔, 여행자들에게 적극추천.

밤과 다르게 한산한 아르바트 거리. 그냥 번화가인데 왜 가만 봐도 예쁜 걸까?

어제 저녁에 야경으로 만난 교회인 '모래 위의 주님 변모 교회(Храм Преображения Господня на Песках)'
작은 러시아 정교회입니다. 생각해보니 모스크바 여행 와서 처음으로 간 교회가 여기였네요. 별로 안 유명한 곳이긴 한데 의외로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된 교회. 규모가 꽤 컸다고 하는데 사회주의 혁명 후인 1930년대 당연히 폐.쇄. (종교는 인민의 아편!) 그래도 1960년대 다시 원래 모습으로 지금처럼 복원했다고 합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여기가 아니니 스쳐지나가도록 합시다.ㅂㅂ

어제에 이어 저를 모스크바 시내로 인도해줄 스몰렌스카야역.

깊은 동굴 지나~

또 지나~

계속 지하철을 타고 갑니다. 지하철역에서 내리면 눈이 즐겁네요. 역시 모스크바는 땅속 관광이 최고.

생긴 건 교회나 성당에서 볼법한 디자인이지만 벽화를 자세히보면 당장 기립해야할 것 같은 디자인이 한가득.

비교적 평범한 지하철역.

근데 지하철은 옛날 거 아니고 새로 만든 거네요. 저번에 러시아 월드컵 하면서 지하철도 몇 개 새 걸로 교체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납니다. 아니 그러면 소련 시절 지하철을 그동안 계속 쓴 거야....?

우리나라 신식 지하철처럼 스크린에 이렇게 내릴 역도 안내해 줍니다. 모스크바는 지하철에서 데이터도, 와이파이도 안 터져서 어디서 내릴지 알기가 참 힘든데 신식 지하철은 좋네요.
어찌됐든 4호선 '크투조브스카야역'에서 내리면 드디어 오늘 진짜 첫 목적지 '모스크바 시티'가 보입니다.
모스크바 시티
Москва Сити
엥? 여기가 모스크바 아녀? 근데 모스크바 시티로 간다는 말이 왜 나오는 거??
'모스크바 시티'는 모스크바 자체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모스크바에서 120억달러를 부어서 만들고 있는 국제비즈니스지구를 얘기합니다. 일종의 신도시라고 할 수 있죠. 일명 유럽의 두바이라 불릴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풍경이 변하고 있는 곳입니다. 러시아에서 대체 무슨 자본을 끌어들여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사진으로 봤을 때 심시티를 현실에 구현한 모습 그 자체로 꼭 보고 싶어서 모스크바 여행지 1번으로 여기를 잡았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나오면

이렇게 멀리 모스크바 시티의 모습이 보입니다. 벌써부터 멋있네요.

모스크바 강가로 가면 '나베례즈니 공원(Парк Набережный)'이 나옵니다. 모스크바 시티로 가는 것보다는 나베례즈니 공원으로 가서 보는 게 훨씬 예쁠 것 같아서 여기를 골랐습니다. 원래 도심 구경은 멀리서 봐야 진리입니다.
그럼 120억달러나 들였다는 신도시를 볼까요?

빰!
아니 사진보다 실물이 나은데????
무슨 영화에나 나올 법한 미래도시를 진짜로 구현해 놓았습니다. 코로나가 터진 2020년이 아니라 과거에 상상했던 2020년은 이랬어야 했는데... 괜히 유럽의 두바이란 소리를 듣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높이도 낮지 않은데 제일 높은 페더레이션타워는 무려 373m, 우리나라에 있었으면 롯데월드타워와 엘시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을 크기입니다. 나머지도 기본 200~300m나 되는 거대 마천루들이 수두룩 모여있습니다.
두바이는 안 가봐서 모르겠고 몇 달 전에 다녀온 상하이 푸동지구 러시아 버전 같습니다. 마침 앞으로 강이 흐르는 것도 비슷비슷. 규모는 물론 푸동지구가 훨씬 크지만.
https://blog.naver.com/kmu2333/221752709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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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모스크바 구 시가지도 조금 보입니다. 저번에 아르바트 거리에서도 만났던 스탈린 세븐시스터즈의 일원도 살짝 보이네요.

다시 봐도 위용 넘치는 풍경. 특히 오른쪽 끝에 있는 '에볼루션 타워'는 이름도 뭔가 어울리게 지어놨습니다. 진짜 상상으로 짓고 싶은 건물을 원없이 지은 것 같아... 제가 건축학도였다면 감동먹었을 겁니다. 흑흑

우리나라에도 한 때 이런 초고층 마천루 집합소를 지으려던 시도가 있었죠. '용산국제업무지구'라는 걸 용산역 근처에 지으려고 했습니다.
모스크바 시티랑은 또 비교할 수 없는 화려한 조감도를 자랑했던 곳. 중간에 저 타워 높이가 무려 620m였습니다.
그러나 너무 거대한 거에 비해 솔직히 수요도 없고 여러 가지 문제가 겹쳐 지금은 추진하던 곳이 부도가 나 주택단지 개발로 방향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만약 지어졌다면 분명 엄청난 랜드마크가 되긴 했겠지만 솔직히 저걸 다 채울만한 수요가 있었을지는 지금 봐도 참 의문이긴 해요.
암튼, 다 구경하고 이제 모스크바 구 시가지로 다시 돌아갑니다. 직접 중간에 가보고 싶긴 했는데 상하이에서도 느낀 거지만 멀리서 보는 것만하진 않아서 시간상 여유가 없을 듯해 패스.

가는 길에 만난 반가운 에쿠스. 러시아에서 에쿠스를 보다니

삼교차로 기념 분수대라고 합니다. 뭐지?

마지막은 새로 지은 지하철 사진으로 마무리.
아무래도 모스크바 관광에서는 좀 의외인 곳입니다. 대체로 생각하는 성 바실리 대성당이나 붉은광장, 볼쇼이극장이 주는 이미지하고는 정반대죠. 러시아에서 이런 미래적인 면모(?)를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가 생각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부디 저기는 우리 용산업무지구와 다르게 안 터지고 잘 순항해서 다음에 왔을 땐 예쁜 야경이라도 구경갈 수 있게 멋지게 더 변해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모스크바 시티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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