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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행/모스크바 Москва

[모스크바 여행] 뭔지 모를 일이 벌어지는 '아르바트 거리(Арба́т)' 탐방 : 첫 끼니는 러시아 '도시락'라면 - DAY.1

드디어 시작된 모스크바 여행. 어째 여행보다 오는 길이 더 길고도 험하게 느껴졌던 건 기분 탓...이 아니야.

 

모스크바

Москва

 

 

모르는 사람을 찾기 힘든 러시아의 수도입니다. 러시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의 아마 90%는 여기 모스크바에 몰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편.

 

무려 1269만 명이란 어마어마한 인구가 사는 대도시입니다. 아마 인구 수로 따지면 유럽에서 이스탄불과 더불어 가장 큰 도시라고 봐야할 듯. 모스크바 공국 시절부터 소련, 지금의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러시아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 만큼 관광지도 차고 넘치고 역사유적도 많습니다. 전 세계에서 몇 없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3개나 보유하고 있는 도시. (모스크바의 크렘린 궁전과 붉은 광장 / 콜로멘스코예의 예수 승천 교회 / 노보데비치 수도원) 모스크바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많은 도시는 베이징(7개), 런던(4개), 경주(4개) 정도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하나 있네. 펄-럭)

 

한 때 소련이 있을 땐 자본주의 수도 뉴욕과 함께 공산주의의 수도라 불리며 전 세계의 공산주의자들이 여기서 유학하기를 원했죠. 일제강점기 때 모스크바에서 유학한 후 북한의... 고위 간부가 된 쪽도 적지 않았습니다.

 

암튼, 여러모로 대단한 도시. 교통도 좋아서 유럽 어디든 여기서 출발하기 참 좋습니다.


도시에 대한 설명은 이 정도로 하고 이제 진짜 숙소 있는 곳으로 가봅시다.

 

고생형 여행기라곤 하지만 시작 전부터 너무 고생해서 오늘은 가볍게 숙소 근처만 둘러보기로 합니다. 어차피 늦어서 어디 가기도 좀 뭣하고.

 

아에로익스프레스의 종점인 벨라루스키역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모스크바 지하철 5호선 '벨라루스카야'역으로 갑니다. 러시아는 지하철역이 노선 별로 이름이 다른 경우가 꽤 많으니 주의. 우리나라로 치면 3호선의 종로3가역과 1호선의 종로3가역이 다른 거라 보시면 됩니다.

대문이 진짜 화려하네요. 러시아 지하철역은 사진 보니까 화려한 정도가 장난 아니던데 기대가 됩니다.

 

들어가기 전에 지하철 표부터 삽니다. 편도 55루블(약 900원). 보통 1회권, 2회권, 4회권 이렇게 파는 것 같습니다. 카드로 살 수 있고 구매를 하면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쉬운 지하철 교통카드가 나옵니다. 뭔가 기념품으로 챙기기 딱 좋은 비쥬얼.

모스크바 지하철은 유명한 게 있죠. 첫 번째는

에스컬레이터가 무진장 깊습니다.

 

서울역 공항철도 가는 길도 이렇게 깊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이 들어갑니다. 와...

 

근데 더 놀라운 건 이렇게 깊은데 또 에스컬레이터 속도는 어마무시하게 빨라서 순식간에 내려갑니다. 우리나라도 이거 본받아야할 듯.ㅋㅋㅋㅋㅋ 이렇게 빠른데도 바쁜 사람들은 거의 뛰다시피해서 안으로 들어갑니다.

요것이 5호선 벨라루스카야역.

 

진짜 와.... 모스크바는 지하철 구경만 해도 하루치 관광하는 거 어렵지 않을 듯. 과거 소련 시절부터 정성과 인력을 갈아넣어 정말 아름답게 꾸민 게 러시아 지하철의 특징. 그중에서 특히 모스크바 주요 지하철역은 정말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예쁘다는 소리는 전부터 듣긴 했는데 실물로 보니 미술관 통로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비쥬얼.

중간중간 소련 시절 향내가 풍기는 벽화는 덤. 지하철에서마저도 선전을 멈추지 않는 공산당의 위엄.

지하철역이 예쁘니까 대충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오네요. 우리나라와 다르게 스크린도어는 극히 일부 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습니다.

 

아, 그리고 지하철 타면 안에서는 데이터가 터지지 않습니다. 흠? 게다가 심각하게 시끄러워요. 외관은 이제 완성됐으니 내실도 좀 다지는 게...


근데 처음에 방향 헷갈려서 또 반대방향으로 와버렸습니다. 헿 아니 행선지 아는 게 너무 헷갈려,,,,,

 

우연히 도착한 '노보슬로보츠카야역(Новослободская)'.

 

여기도 예술이네요. 아니 예쁜 것도 예쁜 건데 그 와중에 지하철역 별로 개성마저 뚜렷합니다. 여기는 성당처럼 스테인드글라스를 쭉 늘여놓은 게 특징.

잘못 왔으니 다시 지하철 타고 돌아가기

내부는 새로 만든 것도 있고 옛날 지하철도 있습니다. 근데 러시아는 지하철 창문을 열고 달리네요. 미세먼지 따위 쿨한 러시아인.

 

그렇게 달려 도착한 환승역인 '키예브스카야역(Киевская)'

 

여기도 와.... 첫 날은 지하철 투어네요.ㅋㅋㅋㅋㅋㅋㅋ 모스크바에서 어쩌다보니 주요 지하철역은 다 지나고 있어서 예쁜 지하철역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지하철역인 게 아까운 비쥬얼.

3호선 라인으로 넘어오면 더 예쁩니다. 진짜 작품 그 자체.

당의 의지가 느껴지는 조형물도 그대로.

 

이러다간 지하철만 타고 뱅뱅 돌게 생겼으니 이제 진짜 숙소 근처에 있는 '스몰렌스카야역(Смоленская)'으로 갑니다.

 

아까에 비하면 조금 수수한 스몰렌스카야역.

입구 천장에 있는 낫과 망치는 그래도 소련 시절 만들었다는 걸 알려줍니다. 기립하십시오 동지들

그렇게 도착한 아르바트 거리의 시작점 스몰렌스카야역입니다.


오늘 숙소와 함께 둘러볼 곳은 '아르바트 거리'

 

아르바트 거리

Арба́т

 

모스크바의 홍대라고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숙소부터 각종 맛집 등이 몰려 있는 곳. 저같은 관광객도 바글바글하지만 홍대처럼 일반 러시아 사람들도 많은 거리. 러시아 주요 관광지랑 거리도 그럭저럭 가까운 편이라 돈없는 외국인 여행객들을 자주 마주치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아르바트 거리 입구에 제일 먼저 보이는 러시아 외무부 건물.

 

저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닮은 모양의 건물을 '스탈린 시스터즈'라고 부르는데 스탈린이 자기 취향대로 저런 형태의 마천루를 러시아 및 옛 소련에 속했던 나라 곳곳에 지어주어 그런 별명이 붙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취향인데 흉물 취급하는 사람들도 있나봐요. 흠

스몰렌스카야역에서 내리니 완전 밤 다 됐네요. 공항에서 내릴 때만 해도 해 쨍쨍 낮이었는뎁.

밤이지만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아르바트 거리. 숙소가 이 근처인데 조용하기에는 글렀다는 생각이 일단 제일 먼저 듭니다. 망했군

그래도 야경이 참 아름다운 거리. 고풍스러운 가로등을 따라 수많은 상점들이 늘어서 있는데 일반적인 번화가랑은 또 다른 느낌입니다. 여기 오니까 이제 정말 유럽에 왔다는 생각이 확 들더군요.

유럽스러운 아르바트 거리. 저녁이라 그런지 관광객보다는 러시아 현지인이 압도적인 비율로 많았습니다. 자연스래 쪼그라드는 낯선 동양인.

어디서든 보이는 초상화 그려주는 사람들.

숙소에 가서 대충 짐을 풀고 저녁 거리를 사러 다시 아르바트 거리로 나왔습니다. 와 쉑쉑버거도 있네요. 러시아에서도 비싸겠지?

저녁 11시까지 운영하는 작은 슈퍼마켓. 아르바트 거리가 은근히 간단한 먹을 거리 살만한 편의점이 없는 게 단점. 이건 정확히 말하면 유럽 전체의 문제이긴 하지만.

과일도 이것저것 팝니다. 제 목적은 콜라랑 도시락이므로 이것만 딱 사서 나왔습니다.

밤이 된 아르바트 거리.

아르바트 거리 가운데 있는 작은 성당도 조명으로 밝게 빛납니다. 여긴 내일 다시 한 번 봐야겠네요.

 

길거리에서는 공연도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음악공연이야 자주 봤는데 대체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는 웅변? 개그? 암튼 그런 공연도 있었습니다. 그냥 어떤 사람이 뭐라고 막 말을 하는데 사람들이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한 마디도 못 알아들었지만 눈치 챙겨서 대충 박수 쳐주고 왔습니다.

혹시 러시아어 능력자가 계시다면 무슨 내용인지 부디 댓글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활기찬 아르바트 거리 구경으로 유럽여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네요. 중국과 다르게 러시아는 여행 첫 날이 그래도 안정적이라 다행입니다. 지하철역에서 길을 좀 헤매긴 했어도 뭐 그 정도야.

 

다 보고 나니 한 10시가 넘어서야 겨우 저녁먹을 시간을 만들어냈습니다. 러시아까지 왔으니 제 추억의 음식이자 러시아의 국민음식이라 불리는 걸 처음엔 먹어줘야겠죠? 바로...

다쉬락~~~~

 

팔도 도시락 라면입니다.

 

이게 왜 러시아 대표음식인가 싶겠지만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있고 가장 많이 팔리는 국민라면이 바로 도시락 라면. 심지어 우리나라보다 러시아에서 매출이 더 잘 나온다고 합니다. 저도 전에 러시아 연수 다녀왔을 때 거의 매일 한 개 씩 먹었을 정도로 자주 먹었던 소중한 양식.

 

러시아 마트에 가면 진짜 안 파는데가 없을 정도입니다. 신라면? 그런 거랑 비교가 안 되죠. 이쯤되면 우리나라가 아니라 러시아 대표 음식이라 불려야 할 느낌.

내용물 자체는 비슷한데 대신 포크가 들어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젓가락을 여기저기서 구하기 어려운 편이라 그런 것 같아요. 우리도 넣어줬으면...

맛은 우리나라 도시락이랑 똑같습니다. 러시아에서 음식 맛이 별로 안 맞다면 이걸로 연명해도 괜찮을 듯. 한식당은 많지 않지만 도시락 라면 덕분에 한국 못지 않은 한국의 냄새를 곳곳에서 풍기며 즐길 수 있습니다. 역시 갓러시아

 

첫 날은 정말 가볍게 저녁에 숙소 근처 돌아다닌 게 전부였습니다. 그래도 정말 유럽 온 기분 제대로 처음부터 느낄 수 있게 해줬네요. 밥은 한식인 것 같지만.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모스크바 일대를 둘러볼 겁니다.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넉넉한 건 아니라서 최대한 되는대로 많이 봐놔야 시간에 여유가 생기니 열심히 또 고생형 여행기 해보겠습니다.

 

이상, 모스크바 아르바트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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