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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행/모스크바 Москва

[모스크바 여행] 모스크바 붉은광장, 굼 백화점, 카잔 성당, 볼쇼이 극장 여행 : 모스카바 강을 따라 만나는 구 시가지. 군악대 퍼레이드로 러시아에서 북한군 만난 이야기 - DAY.2

모스크바 여행 2일차.

 

하루의 절반을 크렘린에 투자하고 나니 벌써 오후가 됐습니다. 볼 게 많긴 했지만 어쩐지 하나 보고 나니 시간을 다 쓴 듯해 약간 아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 보고 밖에서 바라본 크렘린 성벽. 언제 봐도 저 붉은 성벽은 참 러시아스럽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아니면 저 이미지가 러시아스러움의 상징이 돼버린 건가?

밖으로 나오면 '블라미디르 1세 대공'의 거대 동상이 있습니다. 대략 우리나라로 치면 고려 초인 10세기 말에 '키예프 공국'을 이끌었던 왕 같은 존재. 러시아 초기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편이고 특히, 키예프 공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왕이라 존경받는 듯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음.... 비유할만한 왕이 딱히 없는데 그나마 고대에 영토를 크게 확장한 광개토대왕 정도?

옆에는 러시아 주립 도서관인 '파슈코프 돔(Дом Пашкова)'이 있습니다. 이건 뭔가 러시아보다는 유럽스러운 이미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으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이 생겼습니다.

 

모아서 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역시 여행은 지나가다가 만나는 이런 것들이 의외로 또 기억에 남습니다. 늘 계획대로 짜도 계획에 없는 게 꼭 튀어나오는 게 자유여행의 묘미죠.

 

이제 붉은 광장으로 가야하는데 버스를 타기에는... 좀 돈이 아까워서 그냥 모스크바 강 따라서 걷기로 합니다. 어차피 10분이면 붉은 광장까지 갈 수 있습니다. 크렘린이 넓어봤자 얼마나 넓다고.

가는 길에 밖에서 이렇게 뚱이가 박힌 크렘린 탑도 봐주고

한가로운 모스크바 강도 봅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급은 아니지만 모스크바도 곳곳에 강이 흐르고 있어 물과 친하다는 생각이 드는 도시입니다. 유람선도 다니고 있는데 굳이 타 볼 필요는 없을 듯.

도로 옆으로 있는 크렘린.

반대편에도 정교회들이 보입니다. 좀 있다가 저기도 한 번 가봐야겠네요.

유람선 너머로 보이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역시 모스크바 강이랑 같이 있을 때 특히 잘 어울립니다. 황금황금 돔도 예쁘고.

아까 봤던 이반대제 종탑도 보이고~

 

이렇게 걷다보면 모스크바의 상징 '붉은 광장'에 도착합니다.

 

붉은 광장

Красная Площадь

 

드디어 나타난 붉은 광장 일대.

 

러시아에 대해서 1도 몰라도 이 붉은 광장 이미지는 아마 다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랜드마크. 크렘린과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습니다.

 

러시아의 광화문광장 같은 존재로 아까 본 러시아판 청와대인 크렘린부터 '성 바실리 대성당', '굼 백화점', '카잔 성당', '국립 역사 박물관', '레닌 묘' 등등 관광지랑 관광지는 다 몰려있는 곳. 아마 노보데비치 수도원 정도를 빼면 모스크바에서 유명하다고 알려진 곳들은 여기 다 몰려있다고 봐도 됩니다.

맞은 편에는 이렇게 모스크바 강이 흐르고 있고

광장 안은 러시아의 상징 성 바실리 대성당과 크렘린의 거대한 성벽이 있습니다.

 

넓은 붉은 광장을 제대로 보고 싶었는데 제가 갔던 날은 계속 무슨 세계 군악대 퍼레이드가 있어서 안에 들어갈 수조차 없더군요. 아니 이런 걸 어떻게 미리 파악하는 거라는 겨... 크렘린에서 타워크레인이 왤케 많나 싶었는데 이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세계 각국의 군악대들이 모였나본데 무려 북한도 있습니다. 아니 우리나라에서도 본 적 없는 북한사람을 러시아에서 만날 수 있다고??

경비가 삼엄해서 이 사진 한 장 겨우 허락 맡고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어수선한 붉은 광장이라니... 내 상상 속의 붉은 광장을 돌려줘

 

그렇게 실망하고 가려던 찰나 바로 제 앞으로 아까 볼 수 있나? 라고 생각만 했던 북한군이 우르르 몰려서 지나갑니다.

엥??????

 

진짜 북한군이라니 세상에... 러시아에서 우리나라 사람 보기는 흔했지만 북한군 본 사람은 아마 드물디 드물 듯. 차마 정면 사진은 잡혀갈 것 같아서 못찍고 지나가는 길에 그냥 대충 찍었습니다. 국내 최초 붉은 광장 북한군 리뷰 블로거(?)

그나저나 북한군도 단체 버스는 현대버스입니다.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남쪽 자본주의 대기업의 맛을 봐라

 

신기하고 반가운 마음에 인사도 했더니 좀 퉁명스럽게 받아주긴 하더군요. "안녕하세요."라고 하니까 "어엑"이라고 대답하고 버스에 탔습니다. 음? 뭐지...

 

붉은 광장 문 닫은 대신 북한군을 만난 게 포인트. 어차피 붉은 광장이야 10년이든 20년이든 코로나 끝나고 가면 언제든 그 자리에 있을테니 이게 더 개이득이겠죠? (여행 썰 하나 획득)

주변에 한국인 관광객들도 있어서 북한군 볼 수 있다고 오지랖을 떨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기로 합니다. (아니 북한군은 구경거리가 아니야....)

군악대 페스티벌이 열렸던 실제 공연장. 티켓이 있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어서 저는 펜스 너머로 대충 구경만 했습니다.

북한군이 있길래 우린 없나? 했는데 한국 대표도 왔었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 신기합니다. 근데 북한은 군복 입고왔던데 우리는 전통 그 자체.

덕분에 외국에서 태극기랑 인공기가 같이 휘날리는 희귀한 광경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러시아가 지금은 소련이 무너지면서 자본주의 국가가 됐지만 아직도 중국과 함께 옛 공산권을 대표하는 나라로 남아 있어서 그런지 북한하고도 제법 친한 편이죠. 그래서 가끔 가다가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던 중 북한 사람을 만났다는 썰을 들어보긴 했는데 북한 사람도 아니고 북한군을 모스크바 한 복판에 만날 줄이야... 군복입은 내 동기도 아직 본 적이 없는데 북한군을 먼저 봤네요. 개쩐다.

 


 

 

북한군을 두 눈으로 목격한 충격을 씻고자 붉은 광장의 명소 중 하나인 '굼 백화점'으로 갑니다.

 

ГУМ

 

여기가 바로 '굼'.

 

러시아 전체를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우리 말로 바꾸면 그냥 '종합 백화점'입니다. 성을 뜻하는 크렘린처럼 러시아의 큰 도시에는 이런 이름이 붙은 백화점이 여럿 있습니다. 대략 150년 전인 러시아 제국 시절부터 있던 백화점으로 소련 시절에는 국영 백화점으로 운영됐습니다.

 

돈없던 소련 시절에도 여기만큼은 수많은 물건이 차고 넘치도록 관리해서 소련이 건재하다! 를 과시하는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지금 봐도 무슨 궁궐 마냥 겉으로도 정말 화려하고

내부는 더 화려합니다. 디즈니랜드라도 온 것 같이 쭉 뻗은 길을 따라 수많은 상점들이 몰려 있습니다. 이미 자본주의화할대로 한 러시아에는 수많은 외국 명품브랜드들이 자리를 꽉 채우고 있죠.

진짜 장관. 우리나라에도 거대한 백화점이야 많지만 이렇게 가슴이 웅장해지는 디자인의 백화점은 여기를 따라올 곳이 없습니다. 거대한 상점가를 하나 통째로 건물 속에 집어넣은 것 같은 비쥬얼이라 특히 더 마음에 들어요. 진짜 풍요로움이 뭔지를 이미지화한 것 같은 공간.

근데 저 중간의 수박화채 분수는 진짜로 꺼내서 만들어 먹는 건가?

 

굼을 돌아다니다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하루에 생활비 2만원도 아까워하는 가난한 여행객이 명품샵 구경해서 뭐해? 어차피 살 수도 없는 걸

(눈물)

 

그렇습니다. 여기서 딱히 살 건 없습니다. 밥값도 백화점이라서 러시아의 물가로는 감히 상상하기 힘든 가격이라 밥도 여기서 먹기 힘듭니다.ㅠㅠ 그렇지만 가난한 여행객들을 위해 굼의 자랑이 그래도 안에 있으니

바로 아이스크림.

 

굼의 상징이자 굼에 왔으면 꼭 먹어봐야한다고 알려진 유명맛집입니다. 굼 내부를 돌아다니다보면 정문 기준 1층 왼쪽 끝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습니다. 언제 가도 사람들이 줄로 꽉 서 있기 때문에 저같은 사람이 아니면 찾는데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가격은 100루블(약 1,600원). 미니스톱 소프트 아이스크림 가격입니다.

비쥬얼은 고깃집 아이스크림이 생각나는 모습. 특이하게 한 스쿱씩 떠주는 일반적인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저렇게 생긴 동글동글한 아이스크림이 이미 여러 개 있고 그걸 하나씩 얹어주는 방식입니다.

 

맛은 솔직히 그냥 아이스크림입니다. 바닐라 맛이 좀 더 부드럽게 강조된... 아니 진짜 그냥 아이스크림입니다. 유명해진 건 진짜 여기서 사먹을 게 이것 뿐이라서 그럴 거야. 애초에 2000원도 안 하는 아이스크림에 특별함을 너무 기대하진 맙시다.


맛알못의 굼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나시 이제 다시 붉은 광장으로.

붉은 광장 북쪽 러시아 역사 박물관 근처는 군악대 퍼레이드 행사 한다고 시끄럽습니다. 여기는 그래도 일반인이 들어가도 괜찮은지 저같은 관광객도 어수선한 분위기를 열심히 즐기는 중. 그래도 주변 풍경이 예쁘니 여기가 맨날 여행책자에서만 봤던 붉은 광장이 맞긴 하구나란 생각을 합니다.

붉은 광장 안에 있는 작은 성당인 '카잔 성당(Казанский собор)'도 보이고

붉은 광장의 정문 같은 존재인 '부활의 문(Воскресенские ворота)'도 보입니다. 부활의 문은 예상보다는 좀 작다는 생각이 드네요.

역사 박물관 앞에는 여러 가지 부스들이 있어서 행사 중입니다. 일본 차 브랜드에서도 왔던데 저 복장, 아마도 2020년 도쿄 올림픽 홍보용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2020년 지금은...엄...

다른 군악대에서 퍼레이드도 하는 중.

스코틀랜드...인가?

거대한 국립 역사 박물관과 함께 즐기는 중. 여기도 진짜 멋있는 곳인데 오늘은 축제라 많이 어수선해서인지 제대로 바라보기가 영 어렵습니다.

 

붉은 광장 여행은 여기까지. 근데 이후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몇 번 더 옵니다. 모스크바에 오래 머무르면 머무를수록 무슨 1일 1붉은광장 하는 것도 아니고 자꾸 오게 됩니다. 아마 여행 온 분들도 최소 야경 때문이라도 한 번은 더 올 것 같은 공간.

 

레닌 묘도 궁금했는데 군악대 퍼레이드한다고 막혀서 어떻게 생겼는지도 안 보입니다. 아쉽. 어차피 저번 중국 베이징 때도 그랬지만 옛날 지도자 박제한 거 보는 걸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서 딱히 ㅠㅠㅠㅠ못봤어...라는 감정이 들지는 않습니다.


다 봤으면 다른데 가기 전 근처의 볼쇼이 극장으로 가봅니다. 가는 길이 예쁘네요. 밤에 오면 더 예쁠 듯.

유원지에서 흔히 보이는 회전목마.

왜 없나 했던 칼 마르크스 석상. 소련이 무너졌다고 해서 소련을 싫어하는 건 아니라서 러시아 곳곳에는 요즘도 레닌이나 마르크스 동상을 자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애초에 지하철 역만 가더라도 공산당스러운 벽화들이 촘촘히 박혀있는데 뭐... 다만, 스탈린은 예외라서 스탈린 흔적 찾기는 어렵습니다.

(그러게 적당히 독재했어야지)

그리고 마르크스 석상 앞으로 보이는 '볼쇼이 극장(Большой театр)'

 

발레단으로 유명한 그 극장입니다. 오른쪽에는 명품백화점으로 유명한 '줌'도 보이네요.

 

솔직히 안에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공연 안 보고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공연은 인기가 많아서 예약 없이 보기는 거의 불가능. 저번에 일본 여행 가서 가부키 공연 보다가 졸았던 슬픈 기억이 있어서 굳이 또 외국 가서 품격 있는 공연을 보고 싶은 생각은 없긴 하지만.

내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겉으로만 봐도 아름답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붉은 광장 일대 여행도 끝.

지하철 타고 이제 다음 목적지인 구세주 그리스도 성당으로ㄱㄱ

 

붉은 광장은 군악대 행사로 어수선했던 게 많이 아쉽긴 하지만 그 이상의 수확도 적지 않았던 곳. 여행 와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곳이 돼버렸습니다. 아마 크렘린이 박물관처럼 잘 보존된 러시아의 옛 모습을 간직한 곳이라면 붉은 광장 일대는 지금도 활발히 돌아가고 있는 러시아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곳이라 봅니다. 괜히 러시아의 상징 같은 공간이 아니에요.

 

이상,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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