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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행/모스크바 Москва

[모스크바 여행] 성이 아니라 시장입니다. 러시아의 기상이 느껴지는 벼룩시장 '이즈마일로보 시장(Измайловский базар)' 여행 : 한국어가 통하는 샤슬릭 가게 - DAY.3

러시아 여행 3일차.

 

반나절동안 세르기예프 파사드를 돌아다니고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왔습니다. 다음으로 갈 블라디미르는 어차피 세르기예프 파사드에서 바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이게 최선입니다. 모스크바가 교통이 좋아서 ㄹㅇ 경유지로 최고.

언제나 그렇듯 아름다운 콤소몰스카역. 모스크바 사람들은 어차피 일상이니 쿨하게 지나갑니다. 외국인이 서울역이나 종로3가역 보고 "와우! 뷰티풀! 헌하오!!" 하면서 사진 찍으면 좀 이상하게 보긴 할 듯. 그래도 종로3가역 따위랑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여긴 예쁘단 말이야아

예쁜 장식에 불현듯 찾아온 레닌.

일단 짐을 맡아놓은 쿠르카야역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나무 마룻바닥이 매우 인상적인 러시아의 지하철. 심지어 이거 신식 지하철인데 왜 이 모양이냐

다시 도착한 쿠르스카야역.

 

근데 도착했는데도 예약해둔 기차 시간까지 시간이 너무 널널합니다. 그래서 미리 예약한 기차표를 환불하고 더 일찍 출발하려는 걸로 바꾸려고 하는데 매표소 직원을 몇 번이고 바꾸며 왔다갔다 했지만 안 된다고 합니다.

서울역처럼 몇 번 얘기하면 대충 바꿔줄 줄 알았는데 왜 이런 부분에서 쓸데없이 빡빡한 겁니까... 결국, 출발까지 3시간이나 남아버린 상황.

 

그렇다고 쿠르스카야역에 마냥 있기에는 시간 때울만한 게 별로 없습니다.

물론 이런 뽑기기계도 있긴 하지만

...음? 돈 뽑기기계라니. 세상 신박한 뽑기 기계다. 나름 세계 각국의 지폐를 넣어놔서 상품인 척 하고 있습니다. 달러를 집으면 개이득 아닌가?

 

암튼, 할 게 없으므로 결국, 어제처럼 원래 계획에 없던 걸 추가하기로 생각하고 다시 지하철 탑승.

(역동적인 지하철)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유명한 이즈마일로보 시장이 있다고 해서 바로 가보기로 합니다. 시장 둘러보는데 뭐 끽해야 1시간이면 될테니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 안일한 방식으로 온 동양인 놈을 환영해주는 이즈마일로보)

 

암튼, 어쩌다보니 추가된 모스크바의 새로운 여행지 '이즈마일로보 시장'입니다.

 

이즈마일로보 시장

Измайловский базар

 

 

쉽게 얘기하면 모스크바에서 가장 큰 벼룩시장(을 사칭한 관광객용 시장)입니다.

 

기념품을 사러 많이들 간다고 여행지 조사하면서 듣긴 했던 곳. 저는 기념품에 그닥 관심은 없어서 굳이 안 가도 상관은 없는 편이라 일정에서는 뺐는데 시간이 남아돌아서 결국 오게 되었습니다. 마트료시카야 전에 러시아 갔다왔을 때 샀는데 처음에만 몇 번 꺼내보고 말지 나중에는 결국, 찬장을 장식하는 애물단지 장식품이 될 뿐.

지하철역에서 올라오니 이즈마일로보라고 아주 크게 알려줍니다. 사실 '이즈마일라보'라고 읽어야할 것 같은데 러시아어 강세는 언제 봐도 알기 힘들어서 대충 넘어갑니다.

 

이즈마일로보 시장은 여러 골동품이랑 샤슬릭, 기념품 등등을 파는 걸로 유명하지만 더 유명한 건

바로 겉모습.

 

이게 시장인지 테마파크인지 모를 모습인데 아예 작정하고 시장을 옛날 러시아 크렘린 풍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요렇게.

 

모르는 사람이 지나가다가 보면 "뭐지? 성인가"라고 생각할 것 같은 비쥬얼. 세상 누가 이걸 처음 보고 벼룩시장이라고 생각할까... 그나저나 아까까진 분명 날씨가 흐렸는데 막상 여행하려고 오니까 또 날씨가 맑아졌습니다. 대놓고 싸돌아다니라고 압박을 넣는 날씨의 신.

안으로 들어가봅시다. 뭔가 매표소에서 표라도 사야할 것 같이 생겼는데 시장이니까 당연히 그런 건 없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샤슬릭도 종류별로 팔고 있고

나무로 화려하게 지은 교회도 있고

진짜 성 내부처럼 만들어진 곳도 있고 아무튼 별의 별 게 다 있습니다. 러시아 종합세트인가? 관광객들이 좋아할만한 이유를 알긴 알 것 같네요.

그렇지만 제일 궁금한 건 역시 벼룩시장.

우리나라 벼룩시장에서는 감히 상상하기 힘든 러시아의 기상이 묻어나오는 물건들이 많은데

간단하게 오래된 이콘부터

나름 우리나라에서도 골동품 상 가면 자주 볼 수 있는 오래된 전축

귀족들이 썼을 법하게 생긴 오래된 시계 등 장신구와 촛대

검...도 있습니다. 와 이건 세관에 걸리지만 않으면 진짜 하나 사고 싶다. 혹시 조상님 거 몰래 팔고 계신 건가요?

그리고 러시아 컨셉을 유지하는 것인지 곰가죽도 물론 팔고 있습니다.

 

좀 더 지나면 이제 정말 러시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골동품들이 있으니

바로 소련 골동품들. (근데 저 모자는 골동품 아닌 듯) 러시아뿐만 아니라 옛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 가면 저런 소련 시절 물건들이 기념품으로 잘 팔리고 있습니다. 예전에 러시아 연수 갔을 때 저도 무슨 뱃지 같은 거 하나 샀는데 러시아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무슨 경호원 뱃지라고 하더라고요. 지금도 소중히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마트료시카도 역시 팔고 있네요. 블로그 말 들어보니까 여기 좀 비싸다고 하는데 시장이니까 흥정 스킬이 좀 필요할 듯.

러시아 국뽕이 가득한 손수건도 팔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자연스럽게 들어있는 푸짜르. 역시 살아 있는 차르 그 자체.

더 보면 이제 국정원에서 저를 마크할 것 같이 생긴 것들이 잔뜩 있습니다.

겨울이었으면 100% 충동구매했을 털모자들. 스위스 갈 때 필요한 거라는 명분으로 순간 혹해서 살 뻔 했습니다.

소련소련하다.

여기는 무려 소련 시절 우주나 해양탐사에 쓰인 물건들을 전문적으로 모아놓은 것 같습니다.

세상에.. 러뽕 가득찬 분들이 보면 눈물을 흘릴 유물들이 수두룩합니다.

 

이렇게 대충 보고 있으면 다시 처음 봤던 샤슬릭 골목으로 이어집니다.

 

원래는 여기 샤슬릭이 좀 비싸다는 말을 들어서 솔직히 안 사먹을 생각이었는데 파는 사람이 한국어로 "샤슬릭 맛있어요!"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아니 내가 한국인인 게 그렇게 티나나? (감사합니다.)

 

결국, 비싼 걸 알고도 한 꼬치 샀습니다. 어쩔 수 없는 호갱 한국인

(근데 이렇게 꽂혀 있을 때가 훨씬 맛있게 보입니다.)

 

저는 양고기 좋아해서 양갈비로 달라고 했습니다. 한 꼬치당 가격은 600루블(약 9,700원). 싼 것 같기도 하고 비싼 것 같기도 한 애매모호한 가격.

맛은 그럭저럭. 애초에 양념한 고기구이가 맛이 없으면 그 집은 요리하면 안 되지. 근데 좀 질기긴 했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식당에서 먹고싶네요.

 

암튼, 이렇게 짧은 이즈마일로보 시장 구경도 끝.

별 기대 안 했던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던 곳. 재력이 넉넉했더라면 골동품도 잔뜩 사왔을 것 같지만 가진 돈도, 그렇다고 흥정스킬도 없는 가난한 고생형 여행자였기에... 다 떠나보냈습니다. 언젠가 성공해서 올테다(?)

이제 다시 쿠르스카야역으로. 모스크바도 이제 잠시 안녕이네요. 내일 다시 보자

 

이상,  모스크바 이즈마일로보 시장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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