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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행/수즈달 Суздал & 블라디미르 Владимир

[모스크바 근교 여행] 유네스코의 도시 '수즈달' 여행. 수즈달 크렘린(Суздальский кремль)' : 크렘린은 모스크바에만 있는 게 아니다 - DAY.4

러시아 여행 4일차, 수즈달입니다.

 

내리니까 비부터 쏟아져서 여행의 시작이 뭔가 불안불안합니다. 그래도 3일 맑았으니 하루 정도는 흐려도 나쁘지 않지...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출발.

가는 길에 있는 '로그 예루살렘 교회'와 '금요일 교회'

수많은 수도원과 교회가 있는 도시답게 길 가다가 이런 작은 교회도 널리고 널렸습니다.

 

처음 수즈달을 돌아다니며 든 인상은 진짜 교회 많다... 모스크바도 물론 많긴 했지만 밀도로 따지면 여길 이길 순 없을 듯. 시골이다보니 교회가 가정집보다 많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수즈달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제가 타면 말 쓰러질 듯.

그래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시라 나름 영어로 된 지도도 보입니다.

 

수즈달 크렘린에서 시작해서 도시 맨 끝에 있는 '성 예브피미예프 수도원'까지 보려면 넉넉히 잡으면 대략 3~4시간 정도 걸립니다. 버스는 거의 다니지 않으니 튼튼한 두 다리를 믿도록 합시다. 택시조차 없는 동네..

 

일단 첫 번째 목적지인 수즈달 크렘린으로 가는 중.

가는 길에 작은 언덕이 있어서 올라가 봤습니다.

흔한 수즈달의 경치.

참 시골이란 생각이 드는데 어느 방향을 봐도 교회가 있는 게 포인트.

조금 덜 오래된 것 같은 우스펜스카야 성당.

맞은 편 언덕으로도 올라가 봅니다.

뭐라고 적혀있는데 뭔지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곳인가?

별 거 없는 언덕.

밑으로 내려오면 있는 '레베뎨브 알렉세이 알렉셰비치' 동상. 소련 시절 사람 같은데 누군지는 모르겠습니다.

동네 구경하면서 걷다보면

드디어 보이는 수즈달 크렘린.

 

수즈달 크렘린

Суздальский кремль

 

'크렘린'이란 말은 러시아 말로 그냥 '성', '성채'니까 우리 말로 바꾸면 '수즈달 성'이라고도 읽을 수 있겠습니다. 제일 유명한 모스크바 외에도 오래된 역사도시에는 이렇게 크렘린이 하나씩 있습니다.

 

그런 크렘린 중에서도 여기 수즈달 크렘린이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크렘린이라고 합니다. 대략 천 년 전인 11세기에 지어졌고 크렘린들이 다 그렇듯 궁전과 성당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내부 성당의 경우 단순히 공국 왕족들만 쓰는 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예배를 볼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나름 러시아 최초의 대중교회? 

 

초기 블라디미르-수즈달 공국의 수도 역할을 했던 만큼 우리나라의 반월성 같은 옛 궁궐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제 안으로 가봅시다.

첨탑은 공사 중이라 조금 어수선합니다.

웬 동네 개?

당나귀랑 고양이도 보입니다. 역시 시골

입구. 옆에서 입장권 구매 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입장권은 400루블(약 6,400원). 저번에 갔던 세르기예프 파사드 수도원이랑 비슷비슷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인증마크가 붙은 입장권.

이제 안으로. 일단 박물관이랑 예수 탄생 성당 쪽으로 가봅니다.

바깥에서 보는 것보다 안으로 들어오면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니까 진짜 궁전 같긴 합니다. 대신 완전 흰색이라 어떤 장식도 없는 게 묘한 특징.

수즈달의 벌판.

박물관 안으로 먼저 가봅니다.

오오옹 조용해 보이는 공간.

뭔가 회의 같은 걸 열었을 것 같이 생겼습니다.

세르기예프 파사드에서도 봤던 이콘들.

수즈달의 역사에 대해 쭉 설명해놓은 전시실.

어차피 무슨 말인지 모르니 옛날 수즈달 모습 모형이나 보고 갑니다. 이런 거 있는 건 세계 어느 박물관을 가나 비슷비슷하네요.

쭉 뻗은 복도.

이거 뭐더라...?

가마 같이 생긴 구조물.

옛날에는 학교 역할도 했나 봅니다. 아마 수즈달의 시대가 끝난 후에는 학교 등으로 크렘린을 썼던 것 같습니다.

교장선생님들?

 

이렇게 박물관 다 보고 이제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예수 탄생 성당으로 가봅시다.

성당 입구.

와....

 

진짜 바깥에서 볼 때랑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내부. 합성한 것 같이 새파란 색으로 칠한 벽과 황금으로 장식된 이콘들이 진짜 환상적입니다.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그래도 여러 성당들을 봤는데 여기를 능가할만한 곳은 드문 듯.

샹들리에도 멋있습니다.

 

러시아 정교회는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화려함이 남다릅니다. 내부에 들어갔을 때 분위기가 아닌 화려한 장식으로 압도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이 특히 천주교 성당이나 개신교 교회랑은 차이가 나는 부분.

이제 밖으로. 다행히 비는 좀 그쳤습니다.

한쪽 구석에 있는 성 니콜라스 교회. 러시아에는 이렇게 오래된 목조교회들이 꽤 남아 있습니다.

대략 18세기에 지어진 교회.

요렇게 둘러보면 수즈달 크렘린 다 둘러본 것이니 이제 밖으로.

꽃 구경 좀 하고

밖으로. 처음에는 거의 저밖에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사람들이 꽤 오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수즈달에서 두 번째로 가볼 곳인 목조건축박물관으로 갑니다.

 

모스크바의 크렘린하고는 이름만 같이 아예 다른 분위기입니다. 아담하지만 한편으로는 웅장하고 화려해서 과거에 여기가 정말 강력한 블라디미르-수즈달 공국의 수도가 맞긴 했구나라는 걸 절실히 느끼게 해주네요. 수즈달 여행 첫 목적지로 딱 좋습니다.

 

이상, 수즈달 크렘린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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