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여행 2일차. 삿포로 징기스칸 맛집 '요조라노'에서 무한으로 즐긴 후 숙소로 돌아가던 중
편의점에서 뭐 좀 사가기로 합니다. 그렇게 먹고도 디저트 들어갈 배는 남아 있는 기묘한 인간의 신체구조. 원래 여행 가면 살쪄서 돌아오는 게 맞습니다. 잘 먹고 잘 놀다 와야하는 거죠.
이번에는 홋카이도 내 편의점에서만 살 수 있는 물건을 따로 다뤄보고자 합니다.
이게 뭔 소린가 싶은데 일본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각 지역 별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일부 정해져 있는, 이른바 '한정판'이라는 게 지역 별 편의점마다 존재합니다. 그 지역 특산물로 만든 술이나 음료수, 디저트 같은 게 꼭 편의점마다 달리 존재합니다.
일본은 진짜 한정판에 미친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 소개할 호로요이만 하더라도 저는 오사카 가니까 한정판 딱지 붙은 종류만 대충 잡아도 4개는 본 것 같습니다. 무슨 한정판을 무더기로 출시해,,, 참고로 가장 유명한 한정판 바리에이션은 겨울마다 나오는 귤맛. 그리고 일본에는 출시 안하고 희한하게 대만에만 출시한 딸기맛 호로요이도 있습니다. 참고로 이거 겁나 맛있습니다.
쨌든,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 봅시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충분히 따라잡아서 이제 부러울 수준은 아니지만 일본은 편의점 먹거리가 진짜 발달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제일 첫 번째로 보이는 건 바로 '호로요이 멜론맛'.
오직 홋카이도에서만 파는 거라고 앞에 광고판까지 떡하니 붙어 있습니다. 저건 정말 다른 오사카나 도쿄 등에서 보지 못한 맛.
뜬금없이 웬 멜론인가 하지만 홋카이도에 '유바리'라는 마을 특산물이 바로 멜론. 한 때 세계에서 제일 비싼 과일로도 통했을 만큼 유명한 멜론입니다. 일반적인 멜론과 다르게 정말 과육이 부드럽고 거의 잼에 가까운 수준을 자랑하는 게 특징.
저도 홋카이도 여행 내내 하면서 거의 한 번? 정도 체험삼아 먹어보긴 했습니다. 뭔가 인공적인 느낌이 오히려 들던데 흠... 근데 맛있긴 진짜 맛있습니다. 입에 닿자마자 녹아내리는 맛.
가장 비싼 과일이란 타이틀은 예전에 이 멜론 2개가 경매에 붙여졌을 때 무려 2통에 3,200만원에 낙찰된 것 때문입니다. 원래도 물론 비싼 과일은 맛지만 무슨 소나타 한 대를 뽑을 가격의 과일이라니ㄷㄷ 역시 한정판에 미친 나라 일본답습니다.
쨌든, 그렇기에 곳곳에서 멜론으로 만든 상품을 자주 볼 수 있고 이 호로요이도 그 중 하나. 맛은 정말... 이것 때문에 다시 삿포로에 가야하나 고민하게 하는 천상의 맛입니다. 꼭 사드세요.
기린맥주도 한정판이 있던데 이건 패스. 기린맥주 별로 안 좋아해서 안 사먹었습니다.
이로하스도 당연히 한정판이 존재하는데 바로 '이로하스 하스카프맛'입니다.
이로하스는 일본에서 많이 팔리는 생수브랜드인데 생수에 과일맛을 더한 게 또 인기. 생긴 건 그냥 생수인데 맛은 복숭아맛, 배맛 이렇게 있습니다.
자타공인 이로하스 찐덕후인 저는 복숭아맛과 청포도맛을 최고, 그 다음으로 딸기맛을 치는데 하스카프??
하스카프에 대해 알아보니 홋카이도에서만 자라는 식물의 열매로 과거 아이누족으로부터 불로장생의 약으로 대접받았다고 합니다. 대충 산삼 같은 건가??
궁금해서 사봤는데 맛은 블루베리? 랑 비슷한 느낌입니다. 약간 밍밍한 블루베리 같기도 하고... 근데 이건 음료 버전이니 솔직히 알 길이 없긴 합니다.
그리고 편의점 한정판의 대망을 장식할 것은...
바로 '삿포로 클래식'
한 때 일본 맥주 1위를 달성했던 삿포로 맥주의 클래식 버전입니다. 오직, 홋카이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맥주.
저는 솔직히 원래 일본맥주를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해서 별 기대는 없었습니다. 근데 와... 이건 뭐지????
진짜 맛있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나는 인생맥주 그 자체. 나중에 그냥 삿포로 맥주도 마셔봤는데 그 맛이 아닙니다. 이거 먹으로 삿포로 간다는 사람이 진짜 농담이 아니구나라는 걸 느꼈습니다. 와 뭐지 이거 대체??
진짜 다른 건 때려치워도 반드시 삿포로 왔다면 삿포로 클래식은 꼭 한 번 사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진짜 20종류 넘는 맥주를 마셔봤는데 이걸 이길 만한 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인생맥주.
이렇게 삿포로와 홋카이도에서만 살 수 있는 편의점 한정판을 쭉 소개해 봤습니다. 이것만 모아서 사가도 선물 걱정은 안 해도 될 듯. 저는 삿포로 클래식과 호로요이 멜론맛을 적극추천하는 바입니다.
이상! 삿포로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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