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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 여행/하코다테 函館

#4. 홋카이도 여행 하코다테 당일치기 '고료카쿠' 야경, 고료카쿠 타워 - 1일 2고료카쿠

홋카이도 여행 4일차.

 

길었던 하코다테에서의 하루도 이제 끝이 다가옵니다. 날도 완전히 어두워진 상태. 7시 반쯤 예약되어 있는 삿포로 향하는 막차를 타기 전 마지막으로 야경을 보기 위해 다시 '고료카쿠'로 향합니다.

 

당연히 원래라면 갈 생각을 전혀 하고 있지 않던 곳이었지만 하코다테 야경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하코다테 전망대가 기상악화로 문을 닫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한 선택. ㅂㄷㅂㄷ 같은 전망대에 하루 동안 두 번이나 가는 건 저도 여행 평생 처음 해보는 짓입니다.

(이후 유럽 가서 더 많이 합니다.)

 

고료카쿠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얘기는 전에 한 고료카쿠 관련 포스팅을 참고하는 게 좋습니다. 같은 얘기 또 하면 뭔가 더 비참해질 것 같아...

돌아온 고료카쿠 타워.

그래도 새로 온 마음가짐(?)을 하기 위해서 아침에는 제대로 보지 않았던 고료카쿠 타워 1층도 가볍게 둘러봅니다. 밤이라서 그런지 뭔가 더 알록달록해져서 볼거리가 풍부해진 기분. 그리고 위에도 있었던 히지카타 토시조의 동상이 1층에도 있었습니다. 어째 더 멋있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이려나.

히지카타 토시조 동상.
화려해진 1층.

혹시 아침에 왔으면 표 할인이나 공짜 입장 같은 특별한 혜택이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당연하게도 그런 건 없습니다. 이번에도 동일하게 900엔의 입장료. 하루에 입장권을 두 번이나 사는 저희들을 보면서 직원은 뿌듯했을까, 호구로 봤을까.

(난 둘 다)

 

쨌든, 그렇게 표를 들고 오늘 아침처럼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 위로 올라갑니다. 아 너무 익숙해,,,

 

그렇게 전망대 다시 도착. 고료카쿠의 야경이 펼쳐집니다.

주변만 빛나는 고료카쿠.

음? 매점에서 파는 엽서에서는 안에도 막 빛나서 진짜 예뻤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실물로 보니 안에는 별 다른 빛이 없어서 주변만 밝게 빛나는 검은색 별 그 자체입니다. 에이 실망...

 

진짜 제대로된 야경이면! 안에도! 막 반짝반짝! 그런 거 있잖어!! 전기를 낭비해서라도 관광객을 위해 눈요깃거리를 제공해야할 거 아녀?? 여기까지 야경보러 또 올라온 내는 뭐가 되노!!

 

...라고 속으로만 외쳐봅니다. 슬픔.

 

그나마 독특한 게 있다면 고료카쿠에 레이저로 환영인사를 만들어내는데 중간에 우리나라 말도 나와서 반갑다는 점 정도? 그래도 한 번 더 왔다고 서비스 차원에서 한국어 인사라도 건네는가 봅니다. 허허헣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하루에 두 번 오는 호구를 반겨주는 고료카쿠.

위에 있어봤자 더는 볼 게 없어서 그냥 주변만 더 대충대충 둘러봅니다. 생각해보니까 아침에는 고료카쿠만 열심히 보고 정작 주변은 거의 둘러보지 않았는데 밤이 돼서 둘러보니 뭐... 별 건 없습니다. 애초에 하코다테 자체가 대단히 큰 도시가 아니라서 야경이라고 할 게 크게 없긴 합니다.

 

다만, 멀리 하코다테 전망대가 밝게 빛납니다. 운영도 안 할 거면서 불은 켜놓은 야속한 놈...

하코다테의 야경.

전망대 다 본 다음에는 밑으로 내려와서 고료카쿠 주변도 한 번 걸어봅니다. 안까지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안은 또 문을 닫았습니다. 뭐 연 게 없냐

 

주변에는 해자를 따라서 아까 어둠의 별을 만들어내던 조명들이 가까이 빛을 냅니다. 얼음이 두꺼워서 뭔가 올라가도 깨지지 않을 것 같은 비쥬얼을 내는 해자는 덤. 어쩐지 이 어두운 밤거리에 저희들밖에 없으니 포근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쓸쓸하다는 기분도 약간 느껴집니다.

 

여기에 이 시간에 이 날씨에 온 관광객은 우리 뿐이구나...

가까이서 본 고료카쿠의 야경.
눈이 무거워져 스스로 눈사람을 만들며 굴러 떨어집니다.

그렇게 어딘가 씁쓸한 고료카쿠 야경까지 마치며 하코다테 여행을 끝냅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하코다테역으로 복귀. 밤이 되니까 낮에는 별 볼일 없었던 하코다테역도 아름답게 빛이 나기 시작합니다.

하코다테역의 밤.

기차시간이 남아서 플랫폼에서 잠깐 기다린 후 삿포로 향하는 막차를 타고 다시 4시간을 달리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진짜 칠흙같이 어두운 밤을 달리는 기차라 풍경 볼 생각도 없이 그대로 푹 잤습니다. 오늘 하루 진짜 5일 중 가장 많이 걸어서 고생한 날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행의 마무리 아이템 아이스크림.
사람도 별로 없는 삿포로행 막차.

그렇게 밤 11시를 훌쩍 넘겨 삿포로에 도착, 숙소까지 가니까 아예 다음 날인 12시를 넘겼습니다. 아침처럼 눈보라가 쏟아지는 날씨는 덤. 좀 잠이 오긴 하지만 홋카이도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인 만큼 편의점에서 적당한 간식거리를 사들고 호텔로 돌아갑니다.

홋카이도에서의 마지막 밤.

어딘가 참 아쉬울 것들만 많이 남긴 하코다테 당일치기. 빠듯하다고 느꼈던 일정이었는데 정작 많은 것들이 계획과 달리 틀어지면서 후반에는 여유 그 자체였던 일정이 돼버렸습니다.

 

날씨가 정말... 하코다테에서 남은 4일의 날씨가 좋은 대시 혼자 날씨 불운을 몰아 가져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덕분에 다른 4일이 편했다면 뭐 그걸로 된 것이려나요?

 

삿포로는 몰라도 하코다테만큼은 반드시 날 좋은 여름 등 잘 골라서 꼭 한 번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그때는 정말 뭐든 계획대로 잘 돌아봤으면 합니다.

 

이상! 하코다테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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