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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행/수즈달 Суздал & 블라디미르 Владимир

[모스크바 근교 여행] 순백색 수도원, 수즈달 '포크롭스키 수도원(Покровский монастырь)' : 수즈달 수도원에서 블라디미르 돌아가는 법 - DAY.4

하루가 참 길게 느껴졌던 수즈달 당일치기 여행. 드디어 마지막입니다.

 

카멘카 강을 건너서 시간 없으면 안 보려고 했던 포크롭스키 수도원으로 향합니다. 아까 리조폴로젠스키 수도원에서 내려다 볼때부터 가고싶었던 곳이었어... 꼭 가보고 말테야. 블라디미르 구경할 시간이 좀 없긴 할 것 같지만 블라디미르는 수즈달에 비하면 금방 둘러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열심히 걸어가봅니다.

(강 건너 보이는 성 예브피미예프 수도원)

순백색 담장 너머로 보이는 것이 오늘 수즈달에서 마지막으로 볼 '포크롭스키 수도원'입니다.

 

포크롭스키 수도원

Покровский монастырь

 

카멘카 강을 사이에 두고 수즈달 최대 수도원인 성 예브피미예프 수도원과 마주보고 있는 이곳은 블라디미르-수즈달 공국 시절인 1364년 세워졌다고 합니다. 700년 가까이 되는 오래된 수도원. (수즈달에 있는 수도원들이 다 그렇긴 하지만)

 

특징으로는 안에 건물부터 바깥 담장까지 모조리 다 순백색으로 칠한 점. 해 뜨면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희게 빛납니다. 덕분에 다른 곳 대비 멀리서 봐도 특히나 눈에 더 띄는 곳.

(고양이)

 

담장을 따라 쭉 가면 은빛으로 만든 돔까지 얹어 더 빛나는 성탑과 함께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입니다.

아니 흰색 좋아하는 건 또 어떻게 알고 이렇게 예쁜 성을 준비한 겁니까. 수즈달 너란 존재는...

 

그 와중에 하루 종일 흐리다가 딱 마지막 순백색 포크롭스키 수도원에서 맑게 개는 날씨가 참 눈치가 좋네요. 더 좋았으면 그냥 오늘 하루 종일 쨍쨍 맑게 해주지

입구

맞은 편에는 페트라와 파블라 성당이 있습니다. 여긴 문을 안 열어서 패스.

여기는 리조폴로젠스키 수도원과 더불어 입장료가 공짜인 수도원. 수즈달에서는 수즈달 크렘린, 목조건축 박물관, 예브피미예프 수도원 이 세 곳만 각각 400루블 씩 입장료를 받고 있습니다. 다른 곳은 공짜라 너무 좋은데?

근데 공짜인 곳 치고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 정도면 입장료를 징수해도 꼭 찾아올 것 같아요.

따사로운 햇빛 아래 빛나는 수도원과 꽃들.

와 진짜... 예쁘다

모든 건물이 순백색입니다. 이렇게 순수해보이는 교회는 처음이네요.

비석 조각들.

 

성당 내부로 들어가기에 앞서 지하로도 문이 있어서 가봤습니다.

수도원 지하는 이렇게 관들이 쭉 놓여있습니다. 유럽은 성당 안이나 지하에다가 무덤을 만드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 볼 때 좀 음? 하지 여행 다니다보면 익숙해지는 풍경입니다.

지하 외벽과 관마저 흰색으로 맞춘 극한의 노력.

싹 다 흰색이어서 그런가? 관들이 주르륵 있음에도 그렇게 무섭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제 수도원 성당 안으로.

내부 역시 그간 화려하게 느껴졌던 수즈달 크렘린의 성당이나 성 예브피미예프 수도원과 다르게 중간의 이콘을 빼고는 모두 흰색으로 칠했습니다.

이것이 여백의 미

수도원 바깥에는 물? 차? 나오는 곳도 있습니다. 저번 세르기예프 파사드 갔을 땐 분수처럼 성수가 뿜어져 나오던데 여긴 소박합니다.

유독 러시아가 꽃밭을 진짜 화려하게 가꾸는 듯.

멀리 보이는 또다른 수도원인 '알렉산드롭스키 무제스코이 수도원'. 수즈달에 있는 큰 수도원 중에서는 저기만 못 가봤네요. 여기처럼 전체적으로 흰색 빛에 가까워 보입니다.

요렇게 구경하면 포크롭스키 수도원 여행도 끝. 마지막 마무리하기 딱 좋은 수도원이었습니다.

성벽까지 하얗게 빛납니다.

돌아가는 길에 날씨가 완전히 개인 수즈달.

(진작 여행 한창 할 때 이렇게 날씨 좋지...)

일광욕 중인 오리들.

수즈달을 대표하는 이미지. 도심 속 모스크바 크렘린도 한 때는 이런 모습이었겠죠?

버스 타러 가기 전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포크롭스키 수도원.

잘가라 수즈달~~

 


 

이렇게 보면 수즈달 구경 끝. 다시 짐 맡겨둔 블라디미르로 가야하니 버스 정류장으로 가봅시다.

성 예브피미예프 수도원 맞은 편의 '스몰렌스카야 성당'으로 가봅시다. 뭔가 미묘하게 기울어진 종탑이 보이면 잘 찾은 겁니다.

그리고 도로 맞은 편에 있는 듯 없는 듯 서있는 버스 정류장 표지판을 찾으면 성공. 수즈달 시내에서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여길 지나니까 꼭! 여기서 타야합니다.

마지막으로 감상해주는 수즈달의 교회들.

한 20분 기다리니까 저번과 같은 버스 도착.

 

블라디미르에서 수즈달 올 때와 다르게 수즈달에서 돌아갈 때는 한 방에 가진 않고 이 버스를 탄 후 수즈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블라다미르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야 합니다.

블라다미르 가는 버스 시간표. 맨 위에 있는 게 블라다미르 가는 버스 시간표입니다. 대략 30분마다 한 대 씩 있으니 놓칠 일을 없을 듯.

오늘 아침 타고온 버스와 똑같은 버스를 타고

다시 블라다미르로 돌아왔습니다.

 

하루 정도 걸린 짧고도 긴 수즈달 여행도 이렇게 끝. 시간이 좀 더 있었더라면 밤까지 보고 오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도시였습니다. 모스크바도 좋았지만 저는 수즈달이랑 세르기예프 파사드 같은 러시아의 시골이 더 기억에 웬지 남는 것 같아요.

 

도시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사람들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서 막상 갔을 땐 구경하면서 좀 힘들다란 생각도 들지만 이런 시골은 정말 여유롭게 나 혼자 여길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더더욱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 같기도 합니다. 모스크바 여행 올 일 있으면 하루 정도는 시간을 빼서 수즈달 한 번 와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듯.

 

이상, 수즈달 포크롭스키 수도원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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