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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여행/도쿄 東京

#4. 일본 도쿄여행코스 '도쿄국립박물관(東京国立博物館)' 여행기 2 - 헤이세이관(平成館, 평성관). 한반도를 만난 일본의 고대

일본 여행 4일차. 도쿄국립박물관입니다.

 

앞서 도쿄국립박물관에 대한 대략적인 이야기랑 메인 건물이라 할 수 있는 본관을 중심으로 다뤘다면 이번에는

 

본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헤이세이관(平成館, 평성관)'을 쭉 둘러보고자 합니다.

밖에서 본 헤이세이관.

위 사진은 밖에서 본 모습이고 만약 본관에서 넘어간다면 그냥 실내통로로 연결되어 있어 바로 갈 수 있는 곳입니다.

헤이세이관 넘어가는 통로.

여기는 지금은 아버지 아키히토에 이어 천황으로 즉위한 '나루히토'가 황태자 시절 결혼한 걸 기념으로 세운 전시실입니다. 그래서 당시의 일본 연호인 '헤이세이(平成, 평성)'에서 따서 이름을 지었습니다. 2019년 4월에 새

연호인 '레이와(令和, 영화)'가 발표되었으니 이제는 역사 속 이름으로 남게 되었네요. 뭔가 묘합니다. 우리나라도 4월에 잠깐 일본의 연호 교체로 시끌시끌하긴 했습니다.

 

'연호'는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쓰지 않는 개념입니다. 과거 왕조 때 그 왕이 다스린 시점을 숫자가 아닌 OO4년 이렇게 표시한 겁니다. 우리나라도 굳이 지금 비슷한 개념을 찾으면 '단기 4353년'이 있긴 하겠습니다. 일본은 왕조가 있어서 아직 연호를 쓰는 중. '메이지 유신' 할 때의 메이지역시 연호입니다.

도착한 헤이세이관.

이러한 헤이세이관은 다른 전시실과 다르게 일본 고대 유물만 따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주제전시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아까 본관에 고대유물이 있긴 했지만 다른 시대에 비해 수량이 많이 적었는데 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전시실 입구에 들어가면 아까 본관에서도 봤던 '하니와'가 나옵니다. 이번에는 여자 하니와입니다.

6세기 경 여자 하니와. 고분시대입니다.

하니와는 저 특유의 묘한 표정이 늘 끌립니다.

 

일본 고대는 크게 조몬시대, 야요이시대, 고분(고훈)시대로 나뉩니다. 여기에 좀 더 가면 '나라시대'나 '헤이안시대'도 들어가겠죠. 조몬시대는 일본 자체적으로 발생한 석기문화입니다. 어디서 일본으로 왔는지가 불분명한데 대체로 북방에서 왔지 않았을까? 정도로 추측 중입니다.

 

그 다음인야요이 시대는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청동기, 철기시대입니다. 이후 거대 고분을 만드는 고분시대로 넘어갑니다.

조몬시대의 대표적인 유물은 당연히 조몬토기. 한 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토기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중국이나 연해주 등에서 더 오래된 토기가 나와서 타이틀은 깨졌습니다.) 그래도 오히려 늦은 시기의 토기보다 더 화려하고 기하학적인 장식이 두드러지는 독특한 토기.

조몬토기.

조몬토기는 실물로 보면 정말 이게 오히려 고대에 만들어졌다는 게 믿기지 않는 외관입니다. 한반도보다 시대 상으로는 더 앞선 시대에 만들어진 토기 문화라 과연 어디에서 넘어왔는지 궁금합니다.

 

조몬 다음부터는 야요이 시대 유물. 야요이 시대는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이 건설한 문화라 우리나라와의 연관성 때문이라도 우리나라에서도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야요이시대를 대표하는 유물 중 하나인 청동방울. 1~3세기 것입니다.

야요이 토기. 앞서 본 조몬토기와 디자인이 완전히 다릅니다.

당시 일본을 설명한 지도. 동아시아 전체를 표현하다보니 우리나라가 중간에 와 버렸습니다.

 

그 다음은 고분시대. 고분시대의 유물들은 특히 한반도의 유물과 디자인이 닮은 수준을 넘어 아예 똑같은 유물도 꽤 보입니다.

아마 마한과 백제, 가야 등이 일본과 교류를 맺으면서 각종 유물이 넘어간 것 같습니다. 왕족과 귀족의 관장식부터 가야에서 화폐로 쓰인 철정, 기와 장식 등등. 고대에 얼마나 양국이 교류가 활발했는지를 유물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고분시대의 각종 청동거울.

5~6세기 고분시대 은상감 대도. 국보로 지정되었습니다.

고분 위에 세워둔 집 모양 하니와. 우리나라가 보통 고분 안에 토기를 부장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고분 위에 토기를 올려두는 게 특징입니다.

집 모양 하니와.
장군 모양 하니와.

각종 유물 중 특히, 아래 사진의 관모는 마한에서 하사한 것 같습니다. 설명에는 따로 없지만 나중에 볼 동양관의 우리나라 관모와 디자인이 아예 똑같은 수준. 마한의 유력 중심 국가(목지국 같은)에서 주변의 작은 나라에 관모를 하사했던 걸로 보이는데 일본도 교류를 통해 이를 받아간 모양.

아무리 봐도 마한에서 건너온 것 같은 디자인의 관모. 한반도와 꽤 밀접한 교류가 있었던 지역의 유물인 듯. 국보입니다.

이건 반대로 신라 쪽 금관을 너무 닮았습니다. 여긴 신라하고 교류한 건가?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출토되면 아주 귀한 대접을 받는 '환두대도'. 우리나라 고대 검이 다른 나라와 특히 차이점을 보이는 게 검자루 끝부분을 둥글게 처리한 겁니다. 이거는 왕이나 왕이 직접 하사한 장군 일부만 사용할 수 있는 굉장히 귀중한 유물이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이게 발견된다는 거는 백제 등에서 직접 일본에 하사를 했다는 증거로 봐도 될 겁니다.

역시 우리나라 고대유물임을 나타내는 환두대도. 설명도 '반도풍 자루머리'라고 적혀 있습니다.

고구려나 신라 고분에서 자주 출토되는 금동신발. 국보입니다.

 

은장소환두대도. 역시 한반도계 유물. 백제 or 마한과 일본의 정치적 관계를 알 수 있는 유물입니다. 당연히 국보.

고분시대 철검. 국보.

갑옷. 가야의 판갑이 생각나는 디자인. 국보입니다.

암막새와 수막새. 역시 한반도 양식과 유사합니다.

 

그 외에도 나라시대, 에도시대 유물도 있습니다. 제가 아무래도 고대사에 더 관심이 있다보니 본관 이상으로 관심을 두고 둘러본 것 같아습니다. 여러 분도 오면 꼭 생략하지 말고 대충이라도 한 번 둘러보는 걸 추천합니다. 한국과의 연관성을 찾는 것만으로도 꽤 재밌는 관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와 재질로 만든 탑. 불교유물인 만큼 나라시대 것입니다.

건물 지붕의 양끝에 들어가는 치미. 삼국시대나 발해 등에서 유행한 것과 마찬가지로 부엉이 꼬리 모양입니다.

윤보. 불교 유물로 보이는 갑자기 에도시대 유물로 마무리.

 

이렇게 보면 헤이세이관도 다 둘러봤습니다. 드디어 밖으로 다음 전시실로 이동합니다. 가는 길 중간에 야외에 전시된 유물도 몇 개 있습니다. 에도시대 지붕장식 기와인 '토수'와 인슈 이케다의 집의 문인 '쿠로몬(黑門, 흑문)'이 있습니다. 둘 다 에도시대 건축 유물입니다.

에도시대 지붕 양쪽을 장식하던 토수기와.

쿠로몬. 에도시대 저택의 문입니다.

 

이제 다음으로 안쪽에 숨겨져(?) 사람들이 잘 찾지않는 조용한 전시관, 호류지보물관으로 가보겠습니다.

 

이상! 도쿄국립박물관 헤이세이관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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