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여행 5일차.
사실상 마지막 일정이 되겠습니다. 이제 점심만 먹으면 바로 삿포로역에서 기차 타고 공항으로 출발해야하기 때문이죠. 사실 홋카이도대학이나 홋카이도 구청사, 그 뭐더라? 전망대 같은 곳도 꽤나 가보고 싶었는데 가보질 못한 게 많이 아쉽습니다. 삿포로에 너무 시간을 안 썼나?
어찌됐든 점심을 먹어야 하긴 하는데 지금까지 먹은 음식 차례대로
삿포로 라멘
2020/01/23 - [일본 홋카이도 여행/삿포로 札幌] - #1. 홋카이도 자유여행 삿포로 라멘 맛집 '에비 히데 라멘(海老秀)' - 평범하디 평범한 된장라멘의 세계
#1. 홋카이도 자유여행 삿포로 라멘 맛집 '에비 히데 라멘(海老秀)' - 평범하디 평범한 된장라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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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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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고기 구이 징기스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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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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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스프카레
정도가 되겠습니다. 어우 생각보다 외식을 정말 자주했네,,, 다음에 여행가면 경비도 줄일 겸 해먹는 비중을 좀 더 늘려야 겠습니다.
어찌됐든 제대로된 맛집을 찾았는가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홋카이도 여행가서 먹어야한다고 많은 블로거들이 소개한 것들은 얼추 다 먹은 것 같은데
딱 하나 남은 것이 바로 '카이센동(海鮮丼)'.
이건 사실 그냥 안먹으려고 생각했던 음식 중 하나입니다. 어차피 유명한 곳이 오타루하고 하코다테인데 거기서는 다른 맛집을 찾아가서 기회를 잃었고
그냥 회랑 밥맛밖에 나지 않으며 가이드 분도 삿포로에서는 그닥 맛있는 집이 많지는 않다고 하셔서 별다른 기대조차 하지는 않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돈키호테 쇼핑 후에도 엔화가 꽤 남은 상태였고 이걸 나중에 면세점이 다 넣어버리기엔 좀 그렇기도 하니 어차피 맥도날드나 덮밥 먹을 바에야 뭐라도 특별한 거 하나 맛보겠다는 심정으로 카이센동을 마지막 점심으로 택했습니다.
삿포로에서 그래도 카이센동을 먹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곳은 스스키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니조시장'이란 곳입니다.
이름 그대로 전통시장인데 음... 일단 규모가 상당히 작고 90%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만 찾는, 전형적인 관광객 전용 마켓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로컬들이 찾는 그런 맛집을 원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에게는 기피대상 1순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도 이왕이면 현지인들 맛집을 가고싶긴 하지만 사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우리 같은 관광객 입맛에 그래도 무난무난하게 맞으니 저렇게 많은 게 아닐까? 할 수도 있습니다. 관광객용 식당의 가장 큰 단점 두 가지는 시세에 비해 비싼 동시에 맛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것이긴 하지만. 뭐, 만족하면 된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시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가자마자 줄이 길게 서 있는 식당이 있으니 바로 '돈부리차야(どんぶり茶屋)'
위치는 위와 같습니다.
여긴 진짜 사전정보 없이 간 곳입니다. (하코다테 스프카레집도 그렇긴 했지만)
원래 정말 정보 없을 땐 차라리 사람들 바글바글한데 가서 먹으면 아예 손해는 보지 않습니다. 아무리 관광객용 시장이라곤 하지만 줄 서 있는 곳은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
'돈부리'가 덮밥을 의미하고 '차야'가 찻집이니까 덮밥찻집? 뭔가 독특한 이름입니다. (일본어 실력이 형편없어서 그냥 헛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입구부터 대략 10~20분 정도 기다렸는데 기다리는 사람 대부분이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원래 여행가면 외국인만 가는 맛집을 피하라고는 하지만 뭐... 그런 게 지금 중요하겠습니까. 배가 고픈 게 중요하지.
소소한 장점이라면 한글메뉴판이 있고 메뉴의 모습을 모형으로 앞에 쭉 전시해놓았다는 겁니다. 가기 전에 메뉴 미리 볼 수 있는 건 상당히 꿀이긴 합니다. 약간 푸드코트 느낌이 나긴 하지만.
안에는 뭔가 낡은 분위기인데 사람은 진짜 꽉꽉차서 북적북적거립니다.
아, 그리고 워낙 많아서 합석을 꼭 시키던데 이거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안 가는 게 좋을 듯합니다. 옆에 자리가 비길래 처음에 합석했던 말레이시아 분들이랑 얘기해서 각각 따로 앉을까요? 해서 앉았더니만 직원이 와서 테이블 비었는데도 합석해달라고 얘기해서 머쓱타드해졌습니다. 결국, 합석해서 먹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문제는 성게 같은 해산물을 제가 좀 싫어해서 괜히 비싼데 실패하기는 좀 그런 관계로 메뉴 하나만 일단 시켜서 나눠먹기로 결정. 성게알이 없는 메뉴인 '다이료동(1980엔)' 하나 시켰습니다.
그리고 한 5분? 정도 기다리니 빠르게 카이센동 도착.
예상보다는? 양이 작습니다. 둘이 나눠먹을 크기는 절대 아니에요. 그런데 진짜 메뉴판 사진 그대로 나옵니다. 이렇게 똑같이 나오는 곳은 처음 경험해봅니다.
회가 일단 여러 종류에 날치알, 연어알, 새우와 게 다리가 주 재료. 회는 연어랑 참치, 밀치? 같은 게 있는 듯한데 정확하게는 어떤 종류인지 감이 잘 안 잡힙니다.
맛은 저 비쥬얼에 나온 그대로입니다. 밥 위에 회와 약간의 간장, 와사비 올린 그 맛. 뭔가 여러 종류의 초밥을 한 그릇 안에 담아놓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우리나라 회덮밥이 강렬한 초장과 다양한 채소로 확실히 회 혼자 먹는 거랑 많이 다른 것과는 또 다른 느낌.
근데 맛은 꽤 있습니다. 제가 사실 해산물을 그렇게까지 좋아하진 않아서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회도 맛있고 이게 밥이랑도 잘 어울립니다. 의외로 맛있을 줄 알았던 연어알이 생각보다 비렸습니다. 그거 외에는 대만족.
만약 삿포로만 돌아보고 그렇게까지 맛집에 발품을 팔기 싫으신 분이라면 추천합니다. 니조시장에 오시면 꼭 여기가 아니더라도 이 정도 가격에 꽤 괜찮은 카이센동을 맛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절대적으로는 저 한 그릇에 2만원이 비싼 건 맞는데 하코다테 아침시장을 가지 않는 한 저 가격대 이하로 파는 곳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여기가 퀄리티 대비 좀 비싼 감이 없지 않아 있긴 한데 카이센동을 먹으려면 최소 1,500~2,000엔 정도는 각오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이상! 삿포로 돈부리차야에서 김나신이었습니다.
20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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